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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호림 Oct 25. 2023

밴드 '무한궤도'가 쏘아 올린 나비효과

N.EX.T 와 015B 그리고 BTS까지

신해철과 정석원은 음악 대통령이라 불리던 서태지와 더불어 90년대 대한민국의 음악 씬을 변화시킨 대표적인 뮤지션들이다. 신해철은 아트록을 기반으로 한 실험적인 음악을 만들어내며 음악성과 대중성을 모두 갖춘 뮤지션으로 평가받았고, 정석원은 다양한 객원 가수들을 발굴, 컬래버레이션 작업을 진행하며 국내 프로듀서 그룹의 선구자로 인정을 받았다.

무한궤도의 신해철(왼쪽 두번째)과 정석원(오른쪽 두번째)

두 사람은 밴드 '무한궤도'를 통해 상업 음악 시장에 뛰어든다. 1988년 MBC 대학가요제에 신해철이 작사 · 작곡한 〈그대에게〉로 대상을 수상하며 신해철은 데뷔했고 동 시기에 열린 1988년 강변가요제에서 팀 '실험실'의 키보디스트로 참가, 예선탈락한 정석원을 눈여겨본 신해철이 '무한궤도'에 그를 영입하면서 두 사람의 인연은 시작되었다.


무한궤도가 해체되고 솔로 가수로 전향한 신해철은 '88 대학가요제'에 참가 전 '88 강변가요제'에서 밴드 '아기천사'의 객원 보컬로 출전, 예선 탈락했던 곡인 (원경 작곡 • 신해철 작사)의 '기다림은 사랑의 시작이야'라는 곡의 제목을 '슬픈 표정 하지 말아요'로 바꾸고  KBS 가요 톱 10 정상에 오른다. 이때 정석원과의 공동 작업을 통해 솔로 앨범의 완성도를 높인 것은 신해철이 높은 인기를 누리며 활동을 이어갈 수 있었던 이유 중 하나이다. 그는 대중들에게 '재즈카페'로 널리 알려진 신해철 2집 <MySelf>을 마지막으로 솔로 활동을 청산하고 밴드 N.EX.T를 결성한다. 이 시기 신해철은 록 음악에 테크노, 재즈, 국악 등 다양한 장르와 크로스오버를 시도하며 대중과 평단에 좋은 반향을 얻어냈다.


정석원 역시 무한궤도가 해체되자 본인의 친형인 기타리스트 장호일(본명 : 정기원)과 무한궤도의 원년멤버인 베이시스트 조형곤과 함께 프로듀서 팀인 015B를 결성한다. 메인보컬이 없는 연주자 중심의 그룹으로 정식 멤버로 보컬​​​​​이 없이 형태였다. 자신들이 만드는 곡마다 새로운 목소리의 객원 보컬을 영입 발굴함으로써 대중들에게 큰 사랑을 받는다. 당시 015B가 발굴한 대표적인 객원가수가 바로 현재까지 예능과 가요계에서 종횡무진 활동하고 있는 가수 윤종신이다.

각자의 팀에서 활동하던 두 뮤지션이 한 무대에서 다시 만난 건 한국판 'we are the world'라 불리는 환경보전 슈퍼 콘서트 <92 내일은 늦으리> 에어다. 이 콘서트는 '환경보호'를 주제로 1990년대 내로라하는 국내 뮤지션들이 대거 참여해 화제가 되었다.

봄•여름•가을•겨울, 푸른 하늘, 이승환, 윤상, 신승훈, 공일오비, 넥스트 등이 참여한 '내일은 늦으리'는 신해철이 프로듀서로 참가했고 정석원은 키보디스트로 둘은 다시 조우한다. 1992년 처음 열린 '내일은 늦으리'는 1996년까지 국내 유명 뮤지션들이 참여하며 대한민국 대중 음악계에 지대한 영향을 끼쳤다. 특히 92년 앨범의 타이틀 곡인 (신해철 작사• 작곡)의 '내일은 늦으리'는 당시 대한민국이 사랑 노래로 도배가 되던 시기에 '환경'을 주제로 한 노래였음에도 불구하고 대중들에게 큰 호응을 얻는다.


신해철과 정석원은 90년대 대한민국의 상업 음악계에 혁신과 도전을 이끌며 큰 변화를 가져오는데 일조했다. 물론 서태지의 등장으로 한때 대한민국은 댄스음악이 주류가 되기도 하지만 이 두 사람은 자신들의 음악적 색채를 가진 실험적인 음악을 하면서도 언더그라운드가 아닌 오버그라운드에서 맘껏 활동을 할 수 있었던 국내 몇 안 되는 뮤지션이었다.

 

홀로그램 신해철과 빅힛트 레이블 가수

실험적인 음악과 소신 있는 활동을 하면서도 대중성까지 겸비했던 이 두 사람을 보자면 국내시장을 넘어 세계적인 슈퍼스타로 발돋움한 '방탄소년단'이 생각난다. 물론, 음악장르와 시대가 서로 다른 뮤지션들을 비교하는 것 자체가 모순이겠지만 여기서 중요한 것은 시대별로 각자 상업 음반 시장에서 요구했던 흥행공식을 마다하고 도전정신을 바탕으로 대중들에게 어필하며 큰 사랑을 ​​​받았다는 점이라 할 수 있겠다.


특히 BTS는 영어가 아닌 한국어로 노래를 부르며 해외 뮤지션들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빌보드의 정상까지 올랐고 현재 최고 전성기임에도 불구하고 멤버들 하나하나가 군입대를 마다치 않고 음악 활동하는 이어가는 모습을 보며 과거, 시대를 앞선 훌륭한 선배들이 ​​있었기에 더욱더 훌륭한 후배들이 탄생할 수 있었던 게 아닌가?라는 생각을 해본다

https://v.daum.net/v/202310231354014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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