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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호림 Oct 17. 2023

故 신해철 9주기, 마왕이 그리운 사람들

코로나19로 멈춘 추모공연 … 팬들은 아직 목마르다


당신이 만든 음악들을 들으며 유독 힘들었던 사춘기 시절을 이겨 낼 수 있었고 <라디오 DJ>라는 내 어린 시절의 꿈을 이루게 동기부여를 해준 사람이 바로 당신이었는데 그런 당신을 지키지 못한 팬의 한 사람으로서 그에게 너무 미안했다.


단 한 번이라도 나와의 기억 때문에 눈물을 흘린 적 있니?


만일 그렇다면 정말로 그랬었다면 뒤늦은 부탁을 들어주겠니? 날 잊지 말아 줘. 괴로워해 줘. 도저히 못 견딜 만큼. 당장 죽고 싶을 만큼. 지금의 나처럼.


This is my last  love song for you and i hate you forever and ever.


이 노래 가사는 2006년 발매된 가수 신해철이 조직한 록그룹 넥스트의 5.5집에 수록된 'The last love song'이란 노래다.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이 노래의 가사는 팬들에게 점점 잊어져 가는 자신을 기억해 달라며 절규하던 마왕의 목소리는 아니었을까? 그래서일까? 그가 떠난 시월이 되면 내겐 특별히 생각나는 라디오방송이 있다. 신해철 씨 본인이 직접 진행했던 '고스트스테이션'이라는 라디오 프로그램도 생각나지만 필자가 시월이면 생각나는 라디오는 바로 '법무부'에서 직접 운영하는 청취율 100%의 '보라미 라디오'다​​​​​.


이유는 과거 한창 법무부가 추미애 전 장관과 윤석열 전 총장으로 인해 시끄러웠던 그때 나는 KTV '국민리포트' 프로그램의 영상 제작을 위해 법무부의 교정 방송국을 취재했었다. 그리고 교정 방송의 라디오 프로그램에 일일 dj로 출연을 하기도 했는데 실상은 한때 안양의 교정시설에서 시간을 보낸 신해철 씨를 특별하게 추모하기 위한 내 큰 그림이었다.


결국 교정 방송에서 그가 만든 노래들을 담당 pd의 승인하에 십여 곡 이상 틀게 되었고 이 노래들은 전국 교도소와 구치소에 송출이 되었다. 교정 라디오 방송은 수감자들이 수감되어 있는 방에서 임의로 끌 수가 없어서 스피커로 흘러나오는 라디오 방송 소리는 수감자들 모두에게 강제로 들려졌다.이 때문에 이 라디오 방송의 ​​​​​​청취율은 100%다. 거기다 박 전 대통령을 비롯 안 전 지사 및 S그룹 대기업 총수까지 교정시설에 수감되어 있던 시기라서 강제 추모방송이 ​​더 빛? 이 난 듯하다.


이번달 27일이면 신해철 씨가 세상을 떠난 지 벌써 9주기가 된다. 팬들은 그간 코로나19로 인해 열리지 못한 전 '넥스트'의 베이시스트 김영석의 주도로 열리던 '시월' 추모공연이 다시 열릴 줄 알았지만 열리지 못함에 서운함이 가득하다. 물론, 유족이 원치 않는 추모행사는 추모라기 보단 유족에게 더 큰 상처를 줄 수도 있기 때문에 신중함이 더해져야 한다는 말은 일리가 있다. 하지만 신해철은 살아생전 자신의 무대에 팬이 한 두 명만 있어도 공연을 하겠다며 공공연하게 말했었다.


그리고 그가 떠난 지 10여 년 가까이 되는 시간이 흘렀지만 아직도 수많은 팬들이 신해철 추모공연을 기다리고있다. 그의 지론대로라면 ​​이 공연은 반드시

열려야겠지만 여러 가지 사정으로 열리지 못함이 아쉽기만하다. 신해철 10주기에 스페셜한 무언가를 준비 중이니 추모공연은 더욱 지양해달라는 말, 부디

농담이었으면 한다. 대중에게 잊혀지는건 정말 한

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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