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최호림 Dec 25. 2023

'오크통의 법칙' 위배, K-POP은 영양 결핍 상태

선배 가수들의 기록물 관리 허술 … 대중문화의 다양성 부족

우리의 K-pop은 세계적인 인기를 얻고있으며 이는 다양한 요인들이 결합된 결과물 이라 할수 있겠다. 세계 음악산업의 주목을 받고 있는 방탄소년단(BTS)을 비롯 K-pop의 보이, 걸 그룹들은 빌보드 차트를 석권하며 인기를 얻고 있기에 우리도 이제는 '문화강국'이라 자신있게 말하고 있다. 하지만 당장의 성공에 고무되어 목소리를 높여 말하고 있는 진정한 '문화강국'이 되기 위해서는 반드시 pop 음악의 본고장인 영국과 미국처럼 현재와 과거의 음악을 세대 차이없이 공유하고 공감할 수 있는 장소와 사회적 문화가 형성되어야 한다는 생각을 지울수가 없다.


즉, 할아버지와 손자가 함께 '퀸' 프레디머큐리의 추모 공연을 보러 가고, '엘비스 프레슬리'에 대해 아들과 아빠가 서로 공감하며 이야기 할 수 있는 환경이 필요한데 우리의 K-pop 산업은 빠르게 성장하고 있고 국가 지원사업도 늘어나서 호황을 누리는 반면 오늘의 K-pop을 있게해준 선배 가수들의 기록이나 역사를 알아볼수 있는 공간들은 오히려 고도화 되지 못하고 심지어 세금을 들여 구축한 기록물이나 유품 관리소 역시 단지, 시 제정이 부족하단 이유로 '공공재'로 관리되지 못하고 사라지는 사례도 있다. 물론, 잊혀진 가수를 위해 국민세금으로 추모하고 기억한다는게 누군가에게는 분명 못 마땅할 수도 있겠지만 대중 가수들의 활동은 국가가 어렵고 힘들때마다 국민들의 애환을 달래준 역사의 한 부분이자 그들의 기록은 미래 세대 음악인들의 창작의 다양성과 확장성을 위해 상당히 중요한 자료이자 참고 자료라는 것을 인지한다면 그 양상은 분명 달라져야 할 것 이다.

성남에 약 5년간 자리잡았던 故 신해철이 살아생전 실제로 사용하던 '음악작업실'이 2023년 12월 28일(목) 부로 운영 종료된다고 성남시청 문화관광과가 '신해철거리 공식 홈페이지'에 공지했다. 운영 종료되는 음악 작업실은 가수 신해철이 의료사고로 세상을 떠난 뒤 성남시가 신해철거리를 유치 조성하면서 유족에게 전달받은 신해철의 유품들이 전시된 곳이다. 오랜 시간 가수활동을 하면서 받은 트로피와 한국 대증음악계에 한 획을 그은 록그룹 넥스트의 음반작업 자료, 무대의상과 손때 묻은 개인 유품 까지 전시 되어있고 마지막으로 신해철이 팬들에게 '마왕'이라는 별칭을 얻게 된 라디오 프로그램 '고스트스테이션'의 초기 기획단계의 자필 기획서 등이 보전되어 있다.

 

이제 곧 운영 종료를 앞 둔 '신해철 음악 작업실'을 찾아가보니 주인 잃고 거처까지 잃은 故 신해철의 유품들이 살아생전 '마왕' 이란 별명이 무색 할정도로 초라하게 보였다. 이제 이 유품들은 어디로 가야할지? 그의 팬들의 고심이 커보였다. '신해철 음악작업실' 을 관리하던 성남시청 문화 관광과는 코로나 이후 신해철 음악 작업실의 하루 평균 방문객이 5명도 안 된다면서 운영 종료의 변을 피력했다. 하지만 작업실의 운영 중단 소식을 접한 신해철의 팬들은 그간 작업실의 존재 조차 몰라서 오지 못했다면서 '어찌보면 처음이자 마지막이 되어 아쉽다' 는 말을 하기도했다.

현재 K-pop은 젊은 세대를 대상으로 활동하고 있고 이러한 이유로 음반 시장 역시 청소년 층으로 국한되어 있다. 세계적인 위상이 자랑스러운 K-pop의 나라지만 지금 우리에겐 다양한 연령층을 위한 여러 장르ㅎ의 K-음악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지속적으로 제기되어 왔다. 하지만 이런 다양성을 신진 음악인들이 만들어가려면 기존 여러 장르에서 음악활동을 해온 선배 가수들의 기록이 매우 중요한 참고 자료일것이며 이러한 음악적 기록은 또한 현재 K-pop 주 소모 계층인 청소년들에게 신, 구세대를 이어주는 매개체 역활을 하기도한다.


살아생전 가수의 모든 것이 담겨있다 해도 과언이 아닌 '신해철 음악 작업실' 과 같은 자료 보관소의 운영 종료는 비단, 가수 한사람만의 기록 자료실이 사라지는 것이 아닌 ​​​젊은 세대들과 과거 음악인과의 연결고리가 차단되는 결과를 가져오는게 아닐지 아쉬움이 크다.

오크통의 법칙이 있다. 오크나무를 잘라 긴 판을 만들어 일자로 역어 위스키나 물을 저장하는 통으로 이 통을 이루는 오크판 한쪽이 썩거나 파손되면 다른 멀쩡한 오크판이 지탱을 아무리 잘해도 술이 세어나갈수 밖에 없다. 같은 개념인 리비히의 최소량 법칙으로 보자면 대형 기획사에서 만들어지는 '걸, 보이그룹'이 추구하는 음악형태만 현재 음악 시장에 과다 공급되고 있고 나머지 음악 장르들은 최소량으로 공급되거나 공급조차 어려워 우리의 음악 시장은  '음악적 영양 결핍상태' 라는 생각을 하게된다.


성남시 분당구 발이봉로 3번 길 2에 위치한 신해철 음악작업실은 2023년 12월 28일까지 운영뒤 종료된다. 관람시간은 휴일없이 오전 10시 ~ 오후 6시까지다.

작가의 이전글 신해철 거리의 신해철 스튜디오 운영 종료된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