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직하고 적나라한 글을 쓰지 못한 지 오래다. 아니 쓰지 않은지 오래다. 어제의 만남은 그동안의 내 쓰기를 반성하게 만드는 순간이었다. 24살에 엄청난 글(오늘 만난 분에 의하면)을 써버렸다. 참고로 이 글이다. 내 업적이라고, 감히 표현할 수 있는 글을 썼다. 늘상 그 글에 대해 말하는 게 좋았다. 나의 탁월함을 자랑할 수 있어 기뻤고, 내 우울함을 드러낼 수 있어 기뻤다.
브런치를 시작한 지는 햇수로 3년, 기간으로 따지면 1년 반쯤 되었다. 그동안의 내 쓰기도 많이 달라졌다. 그리고 그 변화가 싫지 않았다. 하지만 어제의 만남은 내가 잘 가고 있는 거 맞나? 브레이크를 거는 순간이었다. "어떻게 달라졌나요?"라고 물어보셨다. 난 그 질문에 독자를 의식하는 글쓰기를 하게 됐다고 자랑스럽게 말했다. 마치 내가 작가가 된 듯 으스대는 발언이었다.
조사는 어떻게 써야 하고, 이 문장은 조금 더 다듬어야 하고. 예전엔 일단 싸지르고 보았다면, 이젠 백스페이스 키를 누르는 순간이 더 많아졌다. 하지만 내 글의 장점은 토해내기였다는 걸 어제 다시금 느꼈다. 그리고 나는 토해낼 때 가장 희열을 느낀다는 것도.
오랜만에 글 쓴 시간을 기록해볼까 한다. 지금은 2022년 5월 6일 금요일 같지 않은 금요일. 오전 2시 14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