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디어를 끌어내는 방법
안녕하세요, 워크샵 좋아하는 zanzan입니다.
UX를 하다 보면 워크샵을 많이 하게 됩니다.
특정 사용자 그룹을 초대해서 워크샵을 하기도 하고요,
내부의 여러 이해관계자를 모아 두고 워크샵을 하기도 합니다.
UX 방법론을 사용해서 Needs를 도출해보기도 하고요, 인사이트 도출도 하고 그룹핑도 해보는데, 오늘 얘기해보려는 건 "아이디어를 내는 방법"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워크샵의 목적에 따라 다르긴 하겠지만, 1:1 인터뷰가 아닌 워크샵을 한다는 건 다른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고, 공유해보는 것이 의미가 있기 때문인데요, 그래서 워크샵에서 아이디에이션을 진행할 때 특히나 재미있습니다.
제가 워크샵에서 해봤던 아이디에이션 방법의 효과가 어땠고, 뭐가 부족했는지... 공유해보려 합니다.
1. Brainstorming
- 진행 방법
우리가 익숙한 Brainstorming은 중앙에 어떤 키워드가 있고, 이 단어나 컨셉을 보면서 연관되는 것을 이어서 작성하는 겁니다. 여러 사람이 펜 하나씩 들고, 남들이 낸 아이디어에 대해 옆에 이어서 쓰고, 또 옆에 이어서 쓰는 방법입니다. 이왕이면 서로 말하지 않고 쓰도록 합니다.
정해진 시간이 끝나면 한 가지씩 이야기하면서 자기가 쓴 내용을 발표하기도 하고, 아니면 다 같이 돌아다니면서 읽어보는 방식으로 진행합니다.
- 참가자 반응
바로바로 잘 쓰는 사람도 있고,
뭘 써야 할지 잘 몰라서 남들이 뭐 쓰나 뒤에서 눈치 보며 머뭇거리는 사람,
상사가 뭐 쓰나 눈치 살피는 사람 등이 있습니다.
- 좋은 점
글씨체가 다르기는 하지만, 여러 글씨체가 섞여 있어서 누가 뭘 썼는지 몰라서 좀 더 편하게 작성할 수 있고, 남들이 쓴 것을 보면서 영감을 받아 새로운 아이디어가 나올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 보완점
참가자들의 분위기에 따라 다르긴 하지만, 분위기가 친근하고 좋을수록 상하관계없이 더 마음 편하게 여러 가지 아이디어가 많이 나옵니다. 특출 나게 잘 쓰는 사람 몇 명의 의견으로만 채워질 가능성이 있어 도태되는 소수의 의견도 있을 수 있습니다. 브레인스토밍의 특성상 말도 안 되는 이상한 아이디어도 다 괜찮다고 범위를 넓혀놓기 때문에 이상하게 생각이 산으로 가기도 합니다. 워크샵의 목적과 전혀 다른 방향으로 너무 깊게 가기도 해서 아이디어의 범위를 아주 넓힐 때의 목적이 아닐 때는 주의해야 합니다.
2. Brainwriting
- 진행방법
Brainstorming이 몇몇 목소리 큰 사람의 의견만 반영되기 때문에 그 단점을 보완한 Brainwriting이라는 방법이 탄생했습니다.
우선 자기가 생각하는 아이디어를 작성하고, 이를 한데 모아 섞은 후 추첨을 통해 다른 사람의 아이디어 종이를 가져갑니다. 자기가 뽑은 아이디어에 대해 생각해보고 추가 아이디어나 발전시킬 수 있는 방법을 작성합니다. 또다시 섞은 후 추첨하여 동일한 방법으로 여러 번 반복합니다.
- 참가자 반응
추첨해서 받은 아이디어를 보고 관련된 아이디어를 바로바로 작성하는 사람,
한참을 보고만 있고 잘 못 적는 사람
- 좋은 점
모든 아이디어에 대해 똑같은 수만큼의 사람들이 일정 시간 동안 고민해주기 때문에 사장되어버리는 아이디어가 없습니다. 이상한 아이디어라도 일단 정해진 시간 동안은 그 아이디어에 대해서만 고민하기 때문에 모든 아이디어가 발전 가능성이 생깁니다. 사람마다 강점이 다 다르기 때문에 누구는 톡톡 튀는 아이디어를 잘 내고 누구는 아이디어를 구체화시키는 걸 잘하기도 합니다. 이런 다양한 강점을 가진 사람들이 모여 서로의 아이디어에 대해 고민해주기 때문에 아이디어 발전이 잘되고, 또 내가 낸 아이디어가 남들의 의견에 따라 발전되는 모습을 보면서 뿌듯하고 기분이 좋기도 합니다.
- 보완점
우리는 보통 남에 대해 비판하는 것에 익숙하지만, 내 걸로 생각하면서 발전시키는 훈련은 잘 안된 것 같습니다. 그래서 남의 의견을 발전시키는 아이디어를 낸다는 것 자체가 너무 어렵게 느끼는 사람이 많았습니다. 이럴 때는 간단하게 예시도 들어가면서 너무 거창하게 아이디어를 낼 필요 없다고 편하게 접근하라며 여러 번 강조했었습니다.
3. 이미지 연상법
- 진행방법
아이디에이션 시작 전에 약간의 의도된 몇 장 이미지를 준비합니다. 예를 들어 "쇼핑몰에 사람들이 자주 올 수 있게 하려면?"이라는 주제가 있다면, 11번가 쇼핑몰 스크린샷+백화점+커피+할인쿠폰+이벤트행사배너 등 관련된 이미지를 몇 개 준비하고, 추가로 전혀 관계없는 랜덤의 이미지들, 깃털+강아지+의자+우산 등등의 생뚱맞은 이미지를 준비하여 벽에 붙여둡니다. 아이디에이션 할 시간을 주고, 붙여진 이미지를 참고해도 좋다고 이야기합니다.
- 참가자 반응
아이디에이션 전에 아이스브레이킹도 했을 것이고, 기본적인 조사에 대한 자료도 보여줬을 거라서 완전히 제로베이스에서 아이디어를 내는 것이 아니긴 합니다. 하지만 정보를 들으면서 '아아~ 그렇구나'하는 것과 내가 직접 아이디어를 내는 건 확실히 후자가 훨씬 부담스럽고 어렵습니다. 그래서 주변 이미지를 보면서 참고하라고 하는데요, 그러면 사람들이 이미지를 보면서 연상하기도 하고, 생뚱맞은 이미지를 보면서 저에게 웃으면서 이런 이미지는 왜 있는 거냐고 물어봅니다. ㅎㅎㅎ
- 좋은 점
처음 이 방법을 시도했을 때는 반신반의했는데, 생각보다 사람들이 아이디어를 낼 때 도움이 많이 되었다고 했습니다. 이미지는 추상적이라서 사람마다 같은 이미지를 보고도 느끼는 게 다르기 때문에 재미있는 아이디어를 끌어낼 때 좋은 방법이라 생각합니다.
- 보완점
어떤 이미지를 붙여놓느냐에 따라서 생각이 제한될 가능성도 있습니다. 그래서 좀 더 좁은 범위의 아이디에이션을 위해 이 방법을 쓴다면 좀 더 의도된 이미지로 설계해 두는 것도 좋을 수 있겠습니다.
그때그때 프로젝트에 맞춰서 아이디에이션 기법을 적용합니다. 방법 그대로 사용하는 경우도 있고, 상황을 보면서 변형하기도 합니다. 해당 프로젝트에 도움이 되는 아이디어를 최대한 끌어내는 게 목적이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