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엽이 떨어지는 늦가을이면 누구나 시간의 철학자가 된다. 가을과 낙엽은 인생을 다시한번 생각해보게 만드는 특별한 힘을 가졌다. 이맘때면 떨어진 낙엽처럼 지나간 과거를 돌이켜보는 것이 보통이지만, 깊어가는 가을밤처럼 다가올 미래를 찬찬히 생각해보는 것도 좋을 듯하다.
미래(未來)는 아직 오지 않은 시간이다. 미래가 어떻게 될지는 아무도 모른다. 보이지도 잡히지도 않는다. 불확실하다. 그래서 걱정도 되고 두렵기도 하고 불안감과 초조함을 느끼기도 한다. 그런데도 사람들은 지나온 과거와 현재보다 다가올 미래가 더 나아질 수 있다는 기대와 희망을 가진다. 우리들 마음 속에서 이렇게 긍정과 부정이 공존할 수 있는 묘한 시간이 바로 미래다.
왜 그럴까? 우선, 미래는 단수(a future)가 아니라 복수(futures)이기 때문이다. 이미 일어난 과거와 지금 일어나고 있는 현재는 단수로 존재한다. 과거와 현재는 오직 하나뿐이다. 그에 비해, 아직 일어나지 않은 미래는 이렇게 될 수도 있고 저렇게 될 수도 있는 복수형이다. 이것이 바로 미래가 어렵기도 하면서 매력적이기도 한 이유다. 미래를 맞이하는 우리의 생각을 복잡다양하게 만드는 원인이기도 하다.
이쯤에서 스스로 한번 자문자답해보자. 미래를 대하는 바람직한 마음이 있다면 어떤 모습일까? 세 가지로 정리할 수 있을 듯하다.
첫째, 현재의 순간순간을 소중히 하는 마음을 가져야 하겠다. 현재와 미래를 보는 방식은 두 가지로 요약할 수 있을 것 같다. 아직 오지 않은 미래의 시간이 차츰차츰 다가와서 현재가 된다는 것이 그 첫 번째다. 또 다른 관점은 현재의 이 순간순간들이 쌓여서 미래가 만들어진다는 것이다. 둘 다 맞는 얘기지만 전자는 수동적이며 크로노스적인 시간이고 후자는 능동적이면서 카이로스적인 시간이다. 현재의 순간순간이 쌓이고 쌓여서 내가 맞이하는 미래가 만들어진다. 그래서 내일은 오늘 만들어진다. 현재의 순간순간을 소중하고 귀하게 다루어야 하는 이유다.
둘째, 미래에 대해서 항상 희망을 가져야 할 거 같다. 희망은 우리가 원하는 미래를 만들어내기 위해 필요한 가장 기초적인 에너지가 아닐까 싶다. 희망을 토대로 해서 이루고 싶은 구체적인 꿈을 꾸고 달성하고 싶은 목표를 설정하면 더 좋겠다. 꿈과 목표는 미래로의 지향점을 좀 더 명확하게 설정하는 것이어서, 불확실하고 어두운 미래 속에서 북극성 같은 역할을 해준다. 이렇게 희망과 꿈과 목표는 우리가 맞이할 가능성이 있는 수많은 미래 중에서, 어느 미래로 가야 할지를 안내하는 좋은 길잡이가 된다.
셋째, 언제나 미래에 대한 믿음을 가져야 하겠다. 믿음은 힘이 세다. 자신이 바라는 미래의 꿈과 목표를 성취할 수 있다고 믿는 것은, 그 미래를 향해 중단없이 나아가게 만드는 또 하나의 내적 에너지가 된다. 내가 이루고 싶은 꿈과 목표가 있어도 믿음이 없으면 미래는 흔들린다. 거꾸로 미래가 아무리 불안하고 불확실해도, 믿음이 있으면 미래의 불확실성과 미래에 대한 불안감을 줄여준다. 미래에 대한 믿음은 실은 자기자신에 대한 믿음이기도 하다. 미래를 만들어가는 주인은 다름아닌 자기자신이기 때문이다. 결국, 자신에 대한 믿음이 자기가 원하는 미래에 대한 믿음으로 연결된다.
원하는 미래를 이룰 때도 있지만, 미래는 우리 뜻대로 안될 때가 더 많다. 한마디로 미래는 우리 마음대로 좌지우지할 수 없는 버거운 존재다. 하지만 미래를 대하는 나의 마음은 내 의지대로 할 수 있다. 그래서 미래를 대하는 마음가짐은 생각보다 훨씬 중요하다.
현재의 순간순간을 소중히 여기면서, 꿈과 목표와 함께 항상 미래에 대한 희망을 품고, 언제나 자신과 미래에 대한 믿음을 갖자. 그래야 성공과 실패에 관계없이 나만의 행복한 미래를 만들어갈 수 있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