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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Bariyoon May 05. 2022

빈민가에서 만난 어린이들-페루 리마

가난한 환경이지만 항상 미소를 잃지 않은 아이들

21세기에 집안에 전기도 물도 없다는 게 상상이 되는가?

건물은 완성하다만 상태인 곳에 사람들이 모여 산다.

이곳은 페루 수도 리마에 빈민지역이다.

여행자 신분으로는 절대 갈 일이 없는 그런 곳이다.

우리나라 정반대 편에 위치한 남미는 여행으로 가기엔 쉽지 않은 곳이다. 바리스타로 일을 하면서 커피 산지를 가보는 건 꿈이었다. 그렇게 가게 된 남미에서 내가 왜 빈민가에 가게 되었을까?


가게 된 계기는 리마에서 묵게 된 호스텔에서 시작되었다.

방글라데시 출신인 호스텔 사장은 주말마다 빈민가의 아이들에게 점심 도시락을 주는 봉사를 한다. 숙소에 묵고 있는 여행자들에게 부담 없이 “같이 갈래?” 여부를 자연스레 묻는다. 절대 강요나 설득도 없다.

숙소 주방에서 커다란 솥에 수프나 카레 등을 준비하고 햄버거 패티도 넉넉하게 굽는다. 준비된 음식은 콜택시를 불러서 싣고 여행자들과 함께 언덕에 있는 빈민가로 향한다.

항상 주말마다 같은 동네를 가는 건 아니다. 처음 마주하는 상황이 아니어서 그런지 아이들은 자연스럽게 모여든다. 쑥스러운 듯 모여드는 아이들의 모습을 보니 나도 모르게 눈물이 났다. 왜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처음 느껴보는 감정이었다. 동남아 여행하면서 만났던 아이들과는 다른 태도를 보여서 그랬을 수도 있다. 빈민국인 캄보디아나 인도에서 만난 아이들은 여행자에게 물건을 팔거나 돈을 요구했다. 이곳 아이들은 한 번도 그런 태도를 보인 적이 없다. 그저 순수한 아이들 그 자체였다.

소란을 피우거나 욕심을 내지도 않는다. 한창 개구질 나이 때인데 아이들은 철든 아이들처럼 너무나 차분하다. 거기에 미소도 아름답다.


언어가 서툰 내가 아이들과 친하게 지낼 수 있는 방법은 필터 효과가 재미있는 스노우 어플로 사진을 찍는 법이다. 찍다 보면 서로 찍겠다고 몰려들고 계속 다시 찍자며 * “otro~otro”를 외친다.

*otro : 다시

그 모습이 어찌나 귀엽던지 비록 환경은 열악해도 디지털 세대답게 핸드폰도 잘 다룬다. 본인들이 원하는 필터로 계속 바꾸면서 표정을 바꾼다.

한 번은 큰 시장에 가서 아이들에게 줄 캐릭터 풍선을 사고 풍선을 연결할 막대까지 구입했다. 역시 아이들은 밥보다 놀이가 더 좋은 가보다. 먹던 밥을 내려놓고 풍선을 불어달라고 해서 당혹스러웠다. 짧은 시간 동안 진심을 다하면 아이들도 마음을 열어 친근하게 다가온다. 음식이 비워진 통도 서로 들겠다고 다툰다. 한 달간 리마에서 지내는 동안 수많은 아이들을 만났다. 봉사를 위해 여행을 떠난 건 아니었지만 현지인을 만나는 좋은 기회였다.

관광지를 찾는 여행보다 내가 현지인처럼 자연스럽게 흡수되는 여행을 꿈꾸는 나로서는 너무나 황홀한 여행이었다. 언젠가 다시 페루에 가게 된다면 순수한 아이들에게 치유받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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