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이 가득한
어느 추운 겨울밤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어두움 속에서
바람과 바다와 대지가
만들어 내는
웅장한 소리에 흠뻑 빠져든다.
쉴 새 없이 쏟아지는 소리
사람이 만들어 내는 소리가 아니기에
분주한 살이를 멈추고
귀 기울인다
분주한 삶을 살아내야 하기에
할 수 밖에 없는 생각을
장엄한 소리에 묻혀
잠시 털어내고
비워내 본다
바다야 고마워
차가운 바람이 고맙구나
파도가 고맙구나
이들을 맞아주는 대지가 고맙구나
너희들의 소리가 고맙구나
비옥한 공허의 시간인가?
그 공허 속에 파도소리를 채워
다시 돌아가
내가 만들어 내는 소리가
꽉 채워질 때쯤
소라껍질에 귀를 대고
너희들의 소리를
기억해 내리라
-2022. 2. 2. 박 형 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