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주연 Mar 04. 2020

01

유예

아주 잠깐의 눈. 

당장의 행복을 유예하는 사람들. 당신과 나. 

한산한 거리에 먼지처럼 흩날리던 눈과 마스크 너머 경계의 눈. 

누군가 차마 누리지 못해 버려진 과거의 행복들. 

사라진 평온과 남아있는 들큼함. 

지나간 이들의 이름과 생일을 가만가만 읊조리는 시간. 영원히 챙겨줄 수 없는 불행. 

잘 가, 잘 지내- 나는 여기서 이제라도 행복할게 하는 혼잣말. 

매일 들키고 취조되는 꿈 비슷한 것. 모른 척 조금 더 유예해보는 오늘의 불행.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