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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날라리며느리 Sep 27. 2020

적자생존의 법칙

모든 기록은 쓸모가 있다.

여기서 적자생존의 법칙은 '적는 자가 살아남는다'는 의미다. 다윈의 그것이 아니다. 필자의 본격적인 기록은 데일리 리포트(Daily Report)를 쓰면서부터다. 자신의 24시간을 기록하는 데일리 리포트를 쓰면서 나를 깊이 알 수 있게 되었다. 내가 낭비하는 시간부터 나도 모르게 하는 행동, 습관 등을 파악하며 메타인지를 높일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기록을 하지 않았으면 모르고 살았을 것이다. 이때부터 기록의 중요성을 조금씩 알 수 있었다. 데일리 리포트(DR)부터 그 날 해야 하는 일을 쓰는 투두 리스트(To-do list), 독서노트, 감사일기, 업무일지, 학생들 개인별 관리 노트를 쓰기 시작했다. 이제는 그것도 모자라 수업 시간에 진행된 학생들의 결과물을 남기고 영상으로도 찍어 관리하는 지경에까지 이르렀다. 한 번씩 기록하는 게 많아 버거울 때도 있다. 하지만 기록함으로 얻는 이점이 너무 많음을 알기에 그만둘 수가 없다. 오히려 더 많은 것을 기록하고 싶다는 욕심이 생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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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연히 알게 된 '기록의 쓸모'라는 책은 모든 기록에는 나름 쓸모가 있다고 말한다. 무엇이든 쓰고 기록으로 남기면 도움이 된다고 한다. 마케터인 저자가 일을 잘하고 싶어 기록을 시작했다고 한 말이 너무 공감됐다. 나도 그랬기 때문이다. 조금씩 기록하는 사람으로 변하고 있는 내가 읽기에 아주 흥미로운 책이었고 지인들에게 추천해주고 싶은 책이다. 기록하는 시간은 자신을 객관화해 줄 뿐 아니라 시간을 효율적으로 관리하게 해 준다. 기록하는 삶은 생각하는 삶이라는 의미이기도 하다. 앞으로도 기록하는 것을 멈추지 않아야 하는 이유를 저자의 경험이 말해주고 있다. 기록을 하면 내가 쓸모 있는 사람이 될 것만 같다. 읽는 사람에서 쓰는 사람으로 변한 내가 이제는 쓰는 사람에서 기록하는 사람으로 진화(?)할 것 같은 기분이 든다.


효용성이나 효과보다는 '기록'이라는 결과물 자체가 기록의 가장 큰 쓸모가 아닐까 싶습니다. p. 23





기록은 달리기다


요즘은 노트뿐 아니라 블로그, 브런치,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유튜브, 녹음 앱, 메모 앱 등 마음만 먹으면 기록할 수 방법이 다양해졌다. 기록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들도, 글쓰기를 싫어하는 사람들도 핸드폰으로 많은 것을 기록할 수 있다. 필자도 쓰는 걸 귀찮아하고 기록으로 남기는 게 익숙하지 않았던 사람이다. 읽는 것만 했지 글 쓰는 걸 두려워해서 쓰지도 않았다. 처음부터 완벽하려고 하지 않으면 가능하다는 걸 알았다. '느린 것보다 멈추는 것을 두려워하라'는 말이 있다. 멈추지 않고 천천히 조금씩 해나가다 보면 기록하지 않으면 어느덧 이상한 기분이 느껴질 때가 있을 것이다. 습관이 되었다는 말이다.


기록은 달리기 같다. 꾸준히 할수록 근력이 붙어 '기록형 인간'이 된다. 기록을 하면서 생긴 가장 큰 변화는 '나를 객관화'하는 시간이 생겼고 '(전보다) 성실한 태도'를 갖게 되었으며, '효율적인 시간관리'에 집중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무엇보다 사소한 것들을 흘려보내지 않아 내 일에 활용할 자산이 많아졌다. p. 191


기억은 짧고, 기록은 길다


'망각을 보완할 수 있는 것은 기록밖에 없다'라고 말하는 저자의 말에 동의한다. 순간적으로 번득이는 아이디어도 기록으로 남기지 않으면 휘발되기 마련이다. 기록만이 그 생각을 붙잡아둘 수 있다. 길을 걸을 때나 샤워할 때, 운동할 때 등 문득 글감이 떠오르거나 좋은 생각이 날 때가 있다. 그때 기록하지 않고 나중에 생각하려면 그게 무엇이었는지 전혀 기억이 나지 않는 경험이 많다. 또 하루를 기록하는 데일리 리포트만 봐도 그 날의 일들과 감정이 고스란히 전해지는 것 같다. 적지 않았다면 모르고 넘어갔을 일이다.


하루하루의 사소한 감정을 기록하던 노트를 펼쳐보면, 그날 어떤 일이 있었는지는 정확히 기억나지 않아도 그때의 감정이 적혀 있는 것만으로 충분히 흥미롭다. p. 43


아이들의 어린 시절을 봐도 그렇다. 글로, 사진으로, 영상으로 그 시절을 남기지 않았다면 왜곡되는 기억이 많을 것이다. 아이들과 함께 아기 때 사진을 보며 웃을 일도 그만큼 줄었을 것이다. 여행의 기록도 마찬가지다. 남기지 않으면 잊히기 마련이다. 강렬했던 기억은 물론 남아있을 수 있다. 하지만 사람은 모든 것을 기억할 수 없다. 업무에 있어서도 기록의 중요성은 두말하면 잔소리다. 필자는 업무일지를 비롯해 학생들의 결과물을 남기고 학부모님들과 공유하는 것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다. 이런 개별 관리는 나에게도 중요하고 아이들, 학부모들에게도 중요한 역사가 될 것임을 알기 때문이다. 앞으로도 글로, 사진으로, 영상으로 더 많은 기록을 남길 것이다.





이 책을 읽으며 기록의 중요성이 이렇게 무궁무진한지 몰랐다. 중요한 것인지는 알고 있었지만 아주 사소한 기록까지 쓸모가 있을 거라고는 생각 못했다. 내가 사소한 것까지 기록함으로 인해 나뿐 아니라 많은 사람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다는 것에 대한 확신이 더욱 생겼다. 좀 더 의식적으로 기록을 해야 하는 이유가 생긴 것이다. 어렴풋이 알고 있던 기록의 중요성을 이번에 정확히 알게 되었다. '적자생존의 법칙'으로 '나의 쓸모', '나의 가치'를 찾아갈 수 있을 것 같은 확신이 생겼다. '사소한 것은 위대하다'는 것을 기억할 것이다. 쓸모없는 기록이란 없다.


어쩌면 진정한 기록의 쓸모란 그동안 알지 못했던 '나의 쓸모'를 찾아가는 것인지도 모릅니다. 모든 기록에 나름의 쓸모가 있듯이 우리에게도 각자의 쓸모가 있을 테니까요. p. 269




참고도서 : <기록의 쓸모> 이승희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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