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틀쥬스' & '하데스타운' & '유진과 유진' 제작진의 증언
Q. 왜 뮤지컬에 유리할까? 본디 이야기꾼인 싱어송라이터!
싱어송라이터는 타고난 이야기꾼들이다.
(브로드웨이 오리지널 '비틀쥬스' 음악감독 크리스 쿠클)
이들의 음악과 이야기는 초창기 뮤지컬의 초석이 됐다. 제롬 컨(1885~1945), 어빙 벌린(1888~1989), 콜 포터(1891~1964), 리처드 로저스(1902~1979) 등 초기 브로드웨이 뮤지컬 작곡가들은 당대에 가장 잘 나가는 대중음악 작곡가였다. 대중음악은 일정한 형식을 갖춰야 하기 때문에 싱어송라이터들은 주어진 틀을 가지고 작업하는 데도 익숙하다. ‘비틀쥬스’의 인기 넘버 ‘Say My Name’을 예로 들면, 처음 만난 '리디아'와 '비틀쥬스'가 함께 힘을 합쳐 복수를 계획하기까지, 이 모든 일이 단 3분 안에 일어나야 한다! 에디 퍼펙트는 그걸 해냈다, 그것도 매우 유쾌하게.
에디 퍼펙트는 모국인 호주에선 잘 알려진 코미디 배우이자 작가였지만, 호주 반대편에 있는 브로드웨이에선 무명의 작곡가였다. 독학으로 작곡을 배워 자유분방하고 실험적인 퍼펙트의 스타일은 팀 버튼 원작의 호러 코미디 ‘비틀쥬스’(1988)를 만나 빛을 발했다.
Q. 나의 음악 = 뮤지컬의 정체성
이토록 독특한 스타일에 스토리텔링까지 완벽한 뮤지컬 음악은 처음
(뮤지컬 ‘하데스타운’ 연출가 레이첼 채브킨)
아나이스 미첼은 1972년부터 개최되어온 커빌 포크 페스티벌에서 2003년 뉴 포크상을 수상하며 혜성같이 등장했다. 어느 날 운전을 하던 미첼은 불현듯 ‘하데스타운’의 수록곡 ‘Wait for Me’의 가사와 멜로디를 떠올렸다. 그가 어린 시절부터 좋아하던 오르페우스와 에우리디체 신화가 연상되는 내용이었다. ‘정해진 규칙은 바꿀 수 없다’는 지하 세계에 맞서는 오르페우스의 모습을 상상하자, 이 곡을 완성해야겠다는 결심이 섰다. 그렇게 만든 초창기 버전의 ‘하데스타운’으로 버몬트와 매사추세츠에서 콘서트를 열었다. 2010년엔 ‘하데스타 운’의 콘셉트 앨범을 발매해 “포크 음악의 가능성을 보여주었다”라는 호평을 받았다.
Q. 뮤지컬 음악과 대중음악(가요)의 차이점은?
뮤지컬 음악에도 형식은 있지만, 가요와는 확연히 다르다.
(싱어송라이터 안예은)
대중가요는 짜임새가 분명하다. 벌스(구절)와 후렴이 있고, 훅(클라이맥스)이 나오는 식이다. 뮤지컬은 극의 흐름에 따라 음악 진행이 달라져야 한다. 원래 가요 작곡을 할 때는 노래 첫 구절과 후렴을 ‘귀에 꽂히게’ 쓰려고 한다. 그런데 이런 방식이 뮤지컬에선 독이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음악이 전체적인 흐름 안에서 흘러가야 하는데, 그러려면 최대한 극 안에 녹아들게 작곡하는 게 맞으니까.
동명의 소설을 원작으로 한 뮤지컬 ‘유진과 유진’은 아동 성폭력 생존자의 치유와 성장을 그린다. 싱어송라이터 안예은의 스토리텔링 능력을 알아본 뮤지컬 제작진이 그에게 러브콜을 보냈고, 소문난 뮤지컬 마니아 안예은이 즉각 수락하며 이번 만남이 성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