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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민슬비 Jul 19. 2020

청춘시대

 푸를 청, 봄 춘. 새싹이 파랗게 돋아나는 봄철. 청춘은 그렇게 푸르고 아름답다. 그러나 푸른 봄은 혹독한 겨울을 거쳐야만 오듯이, 청춘은 아름답지만은 않다. 100만 권이 넘는 판매량을 올렸지만 수많은 비판을 받았던 책 제목 ‘아프니까 청춘이다’처럼, 어쩌면 아파야만 청춘인 거 같을 때도 있다. 청춘이 불안하지 않으면 그게 어디 청춘일까 싶다. 그 누구보다 안정적이지 못하고, 그 누구보다 불안하고, 그 누구보다 가진 것 없는 청춘이지만 나는 내 환경을 불평하지 않는다. 내가 이런 환경을 갖지 않았더라면 이렇게 열심히 사는 청춘이 되었을까? 이렇게 내 인생을 소중히 여겼을까? 시간을 소중히 여겼을까? 돈을 소중히 여겼을까? 자신 있게 대답할 수 없다. 다만 대신 스스로에게 다른 질문을 한다. 스물셋. 청춘의 한가운데 있는 나는 지금, 아름다운 시절을 잘 보내고 있는 것일까? 꼭 클럽에 가서 몸을 흔들어야 청춘을 화려하게 보내는 것도 아니고, 연애를 해야 청춘을 예쁘게 보내는 것도 아니라는 것을 잘 알고 있다. 그러나 어떻게 해야 청춘을 아름답게 보내는 것인지 아직 잘 모르겠다. 사실 그 어떤 청춘도 이 해답을 모르지 않을까 싶다. 이 해답을 알 때 즈음 우리는 세상을 떠날 때가 되지 않을까 싶다. 그래서 세상살이가 슬픈 거다. 인간은 이 세상을 누리기에 너무 늦게 철이 든다. 인간은 이 넓은 세상을 누리기에 너무 짧게 산다. 적어도 몇 가지 다짐은 할 수 있다. 이 젊은 시절 동안, 책을 많이 읽어야겠다. 눈이 나빠져 읽고 싶어도 읽기 힘든 날이 오기 전에 최대한 많이 읽어야겠다. 어떤 작가의 말처럼 더 많은 소설을 읽으며 타인이 되어야겠다. 당사자가 아니면 절대 완벽하게 이해할 수 없는 일들을 함부로 말하지 않기 위해, 세상은 무수히 많은 주인공들로 이루어져 있다는 사실을 인정하기 위해. 또한 이 젊은 시절 동안 누군가에게 상처 주지 않기 위해 노력해야겠다. 이 소중한 삶을 누군가에게 상처 주는 데에 쓰는 것은 너무 아깝고 안타까운 일이다. 마지막으로 이 젊은 시절을 최대한 많고 최대한 좋은 경험을 하는 데에 써야겠다. 경험은 정말 훌륭한 스승이다. 독서의 이유도 경험을 간접적으로 하는 것이고, 여행의 이유도 색다른 경험이다. 젊은 날에 할 수 있는 경험으로 내 세상을 물들여야겠다. 나의 소중한 청춘시대를 가치 있게 보내는 데에 집중해야겠다. 나의 소중한 시간을 가장 소중한 사람들과 행복하게 보내야겠다. 청춘을 가치 있게 보내서 가치 있게 성장했을 때, 나는 나 같은 청춘의 훌륭한 조언자가 될 수 있지 않을까. 나는 나 같은 누군가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어른이 되고 싶다. 나는 나 같은 누군가에게 상처를 주지 않는 어른이 되고 싶다. 나는 어른다운 어른이 되고 싶다. 그 누구보다 불안한 청춘에게 무심코 아무 말이나 던지는 어른이 되지는 말아야겠다. 어른으로 가는 가교인 청춘. 나의 청춘을 나는 잘 보내고 있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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