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딸아이의 졸업 작품 전시회가 있는 날이었다. 가고 싶었지만 내 수업을 뺄 수가 없어서 못 가고 말았다. 대신 남편이 미리 주문해 놓은 꽃다발을 들고 집을 나섰다. 딸아이의 남자 친구를 픽업해서 전시회 장소인 학교로 같이 간다고 했다. 남자 단둘이서 차 안에서 무척 어색할 것 같다고 했지만 딸의 남친과 간다고 의외로 좋아라 하는 모습이 엿보였다.
나중에 남편한테서 톡이 왔는데, 가는 동안 딸의 남친이 신랑감으로서의 어필을 계속했다고 한다. 자기들끼리 라이프 플랜을 짰는지 딸의 남친은 마당 있는 집에서 살고 싶다고 했는데, 딸아이는 병원 다니기 쉬운 분당에서 살고 싶다고 했다는 말을 전해 듣고는 한바탕 크게 웃었다. 떡 줄 사람은 생각도 안 하고 있는데 이 두 어른이들이 쿵짝이 잘 맞나 보다.
딸아이는 전시회를 준비하느라고 몇 주 전부터 팀원들과 밤늦은 시간까지 작업을 했다고 했다. 오늘은 밤을 꼴딱 새우고 아침에 한 시간밖에 못 잤다고 한다.
남편이 딸의 작품 사진을 보내왔다. 전시된 설탕공예와 디져트들이 다른 팀과 비교해서 월등히 눈에 뜨인다고 한다. 전시 부스에 서 있는 딸아이 표정도 밝고 예쁘다.
내 딸..집 떠나서 2년 동안 혼자 밥 해 먹으면서 학교 다니느라 고생 많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