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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슈퍼엄마 Mar 05. 2024

새학기 일상

엄마와 선생님사이

어제 드디어 새학기가 시작되었다. 1학년은 입학식을 2, 3학년은 개학식을 진행하였다.


올해는 3학년을 맡게 되었다. 작년에 가르쳤던 아이들을 데리고 올라온 거라 새롭기보다는 익숙하다. 그래서인지 설렘이나 기대보다는 걱정이 좀 더 컸다. 이미 알고 있으니깐 미리 짐작하여 걱정을 만들어냈나 보다. 걱정을 떨치고 교실 문을 열고 들어선다.  

 

"뉴페이스를 기대했는데 헌 얼굴이라 실망한 거 아니야?"

"아니에요! 오히려 친숙하고 편안해서 좋아요!!"

입바른 소리라도 고맙다.

1교시 담임인사와 학급, 학교 규칙 및 생활안내

2교시는 입학식 참석

3~4교시 담임시간

담임을 맡으면 개학날 정말 정신이 없다. 10년이 지나도 여전하다. 담임 첫해에 개학식날 화장실을 못 가서 오줌 쌀 뻔했던 기억, 누구에게 묻고 싶어도 다들 바쁘고 눈치 보여 혼자 끙끙 알던 기억이 난다. 그래도 그때에 비하면 용 됐구나 싶다.


 교과서 배부하고, 자기소개서도 작성하고, 반장선거를 2주 뒤쯤 할 거라 출석부 도우미, 분리수거 담당, 정보기기 도우미 등.. 각종 역할을 나누고 청소 담당 정하고..

나눠준 가정통신문만 7장;;;

오랜만에 아이들을 만나고 말도 많이 했더니 3교시부터 배가 어찌나 고프던지.. 점심을 김밥으로 때우고 오후에 할 일을 마무리하고 퇴근했다.


우리 아이도 오늘 새 학기 첫날이다. 학교에서 받아 온 가정통신문과 자기소개서 등을 작성하고 사인하고 준비물을 챙기는 일이 이어진다. 담임 선생님이 안내해 주신 밴드에도 가입했다.

 학교에서는 선생님, 집에서는 학부모다. 두 가지 역할을 다 해내기가 가끔 버겁고 삐걱대는데 그럴 때마다 모자라고 부족한 쪽은 늘 학부모 쪽이다.


내일까지 챙겨가야 할 준비물을 퇴근하고 꼭 사 온다고 아침에 분명 사진도 찍고 메모까지 해뒀는데, 퇴근 전에 오늘까지 보낼 공문 생각나서 부랴부랴 공문 올리고 일 마무리하다 보니 5시 30분이 넘었다.  서둘러 둘째 하원하러 가느라 첫째 준비물 사는 걸 깜빡했다. 그래서 남편에게 퇴근하면서 사 오라고 문자를 보냈다.

준비물 넣어주려고 아이 책가방을 여는데 필통 안에 새로 깎은 연필도 가지런하고 지우개, 자, 풀까지 깔끔하게 들어있다.

"우와~ 학교 간다고 네가 다 챙긴 거야???"

"아니. 아빠가 어젯밤에 해놨는데?"

"아...."

 전날까지 내 수업 준비한다고 개학하는 아이에게 전혀 신경도 못썼는데 다행히 남편이 챙겼나 보다.

맨날 혼자 육아 다한다고 남편 없어도 티도 안 난다고 큰소리쳤는데 미안하고 고맙다.

방학 동안 엄마모드로 지내다가 다시 엄마와 선생님 두 역할을 하려니 버겁고 삐걱대지만 3월은 적응한다 생각하고 천천히 가야겠다.

아이도 엄마도 그리고 선생님도 모두 적응하는 시간이 필요한 3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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