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반창고 Dec 16. 2021

그럴 수밖에 없습니다


그럴 수밖에 없습니다




보기 위해 눈을 감았습니다


떠는 심장을 저는 몰랐습니다


길든 감정의 목줄이 느슨해집니다


그가 들이쉬면


저는 내쉴 수밖에 없습니다






듣기 위해 귀를 닫았습니다


부서진 소리가 겹겹이 웁니다


쉼 없는 소리를 저는 왜 몰랐을까요


그가 속삭이면


저는 담을 수밖에 없습니다






말하기 위해 입을 막았습니다


정제되지 않은 언어가 또 춤을 춥니다


서로 닿기라도 하면 그곳에 꽃이 핍니다


그가 말하면


저는 바랄 수밖에 없습니다






느끼기 위해 몸을 멈추었습니다


뒤에서 달려오는 발소리가 익숙합니다


거칠게 몰아쉬는 그는 내게 다다를 겁니다


그가 안으면


저는 다시 웃을 수밖에 없습니다









마음속 '나'는 잘 지내고 있나요?

가장 가까이 있으면서도 바쁘다는 핑계로 눈 맞춤 한 번도 쉽지 않습니다.

따로 일정을 잡아야 할 정도입니다.

이런, 이번 주 역시 일정이 꽉 찼네요.

다음 주에 보겠다고 날을 잡아도 매번 만나지 못합니다.

전 저에게 습관처럼 노소 No show를 하고 있습니다.

누구보다 저를 잘 이해해줄 거라고 믿나 봅니다.

너무 멀리는 가지 말아야겠습니다.





보기 위해서는 잠시 눈을 감아야 한다.
듣기 위해서는 잠시 귀를 닫아야 한다.
나를 만나려면 역행逆行해야 한다.

-반창고쌤
매거진의 이전글 새해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