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NNEI MYSTERY BOX
이탈리안 브랜드 SUNNIE. 화려한지만 모던한 컬러, 아방가르드하지만 캐주얼한 디자인.
구성이 다양해서 처음에는 편집숍인 줄 알았음
미스터리 박스 이벤트 메일이 와서 홈페이지에 가봤는데
옷과 액세서리를 다양하게 구성한 랜덤 박스가 네 가지 가격대(20/30/70/100만 원대)로 들어있는 제품 가격보다 10만 원 정도 저렴하게 판매하는 연말 이벤트!
귀여운 패키지, 랜덤 셀렉션의 설렘, 연말을 맞아 스스로에게 주는 선물 느낌이 어우러져서 구매 욕구 생기는 듯.
워낙 가격대가 있어서(티셔츠 20만 원대, 원피스 70만 원대, 가방, 구두 100만 원대) 아이템 하나 사기에도 벅찬지라 저 정도 가격에 두세 개 준다고 생각하니 왠지 좋음ㅎㅎ
원래 SUNNIE 구매자라면 참여할 것 같음. 나 같이 맨날 아이쇼핑만 하던 사람에겐 약간 진입장벽 있는 게 사실.
홈페이지 메인에 슬롯머신 같이 다양한 패션 아이템들이 돌아가다가 박스로 엔딩 하는 무빙 이미지가 찰떡
궁금하다면 22SS 컬렉션
https://www.youtube.com/watch?v=CS8cwnLB1vY&t=345s
(늘 느끼는 거지만 마케팅 업계는 참 습관적으로 네이밍을 하는 듯. 물론 조금이라도 업그레이드된 개념을 새로운 프레임으로 선점하는 게 필요하지만, 그 시장을 잘 모른 채 글(기사나 인터뷰)로 익히는 사람들에게는 정작 그 핵심보다 단어 자체가 오버되게 각인되는 경향이 있는 것 같고(한 때 나도 피해자), 얕게 아는 다수가 느낌적인 느낌으로 많이 뱉는 단어가 빅데이터가 돼서 막연한 트렌드 키워드로 연결되는 경우가 허다하니 좀 지치기도 한다. 이런 것도 국민성인가..)
어쨌든 뉴리테일의 핵심은 온라인, 오프라인, 모바일로 흩어진 쇼핑 경험을 통합해내는 개념이다. 국내에서도 오프라인 유통업체들이 뉴리테일의 방향성으로 움직이는 것을 볼 수 있는데, 롯데쇼핑은 2020년 이커머스 사업본부 출범시키고 롯데그룹 계열사의 온라인 유통을 하나로 묶어 이커머스 시장의 선두가 되겠다는 포부를 밝혔으며 신세계 그룹 역시 이커머스 사업을 위해 1조 원을 투자하며 신세계 백화점, 이마트로 분리된 유통을 쓱닷컴(SSG.COM)으로 합쳐나가고 있다.
더 나아가 최첨단의 기술이 접목된 유통의 모습을 시도하는 업체들이 있는데, 이는 실제 당장 그렇게 할 거라기보다는 업계를 선두하고, 기술 친화적이고, 마케팅 이슈를 만들어 브랜드 이미지를 만들어가는 관점이지 않을까 싶다. 예를 들면 알리바바와 스타벅스의 협업으로 스타벅스 매장에서 스캔하면 증강현실(AR)로 제조과정 보여주고 알리바바 앱으로 결제도 가능하게 운영했던 것.
그런데 사실 이 기사에서 흥미로웠던 것은 커머스 시장에서 온라인 매출 성장률이 오프라인에 비해 높아서(약 3배) 마치 오프라인은 역행하고 온라인만 성장하는 느낌이 나지만, 전체 커머스 시장에서 온라인과 오프라인 매출을 비교해보면 오프라인이 훨씬 더 큰 매출을 기록하고 있다. 전체 파이에서 1/5정도만 온라인이고 여전히 나머지는 오프라인이 차지한다. 성장률은 온라인보다 못할지 몰라도, 여전히 많은 사람들이 오프라인 매장에 가서 물건을 산다는 뜻이다. [1]
아직도 이만큼이나 남았어
박창현 이마트 S-Lab장 인터뷰(출처 : 폴인 브런치)
아직도 스스로가 온라인에 썩 친화적이지 못하다고 생각하는 나에게 오프라인의 가능성을 이야기하는 인터뷰는 더 귀 기울이게 된다.
공간이 주는 즐거움이라는 게 있지 않나.
온라인 환경이 제공하는 엔터테인먼트에는
한계가 있다.
몸으로 체험하는 것과 비교할 수 없다. [2]
오프라인 유통에 적합한 기술 수준을 빠르게 이해하고 선택하는 것, 그리고 오프라인만이 줄 수 있는 경쟁력을 확실히 디벨롭하는 것이 필요하겠다. 생각해보면 당영한 이야기인데, 마치 온라인 성장률과 그것들을 과하게 다루는 기사들만 보고 실제 유통 시장이 온라인 중심이 되어버린 것으로 인식하기 쉬운 것처럼, 막연하게 오프라인의 가능성을 평가절하하고, 어려운 일, 확률이 낮은 일, 리스크가 큰 일로 생각하고 우선순위에서 밀어내고 있었던 건 아닌가 싶다. 게으른 기획자에겐 잘해야 잘 되는 것 위에 올라타는 기회를 잡는 것 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어떤 상황, 환경이어도 될 놈은 된다는 걸 알지 않는가. 나 자신까지 속일 수는 없다. (왜 갑자기 또 자아성찰) 여하튼 유통 마스터님도 오프라인의 분명한 벨류 프로포지션이 있다고 하셨으니 너무 두려워말고 고민, 시도해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1] [폴인] 이마트 매장도 '아마존고'처럼 바뀔까?
[2] [폴인 브런치] E-Commerce에서 'E'를 떼는 순간이 온다
Neo Rauch 네오 라우흐
Rosa Loy 로사 로이
@스페이 K 서울
우울한 낭만주의 회화
우울한 낭만주의를 회화로 실천하는, 독일 라이프치히 지역 기반으로 활동하는 신 라이프치히 화파
라이프치히 미술 대학교에서 회화 공부하고 작업 활동한 작가들을 일컫는다.
라이프치히는 독일 중부 물류/교통의 중심 도시로 안정적인 경제력을 바탕으로 일찍이 음악, 미술, 문학이 발달했으나, 2차 세계 대전을 겪으면서 사회주의 사상에 입각한 국가 정책에 따라 예술적 자유로움을 잃어버렸다. 그러나 오히려 이러한 분위기는 오늘날 라이프치히 화파가 존재하고 성장할 수 있는 배경이 되었다. 작가들은 억압된 사회 구조 속에서 갈망하는 개인의 자유를 담아냈고 이는 미술대학(라이프치히 미술대학)의 교수 사사 제도를 통해 다음 세대로 이어질 수 있었다. 대표 작가로 네오 아우흐, 팀 아이텔, 틸로 바움게르텔 [1]
나의 부부 판타지
같은 지역에서 미술을 공부하고 결혼 후 스튜디오를 공유한 부부는 문화적 토대가 같고 보고 듣는 많은 감각을 함께 해왔다. (35년 결혼생활, 25년간의 공동 스튜디오 생활) 네오 라우흐가 사건에 초점 맞춰 역사적 파편을 수집하고 통제한다면, 로사 로이는 여성 형상으로 동화나 환상, 마법과 같은 세계를 구조화한다. 이번 전시에 공동 작업도 한 점이 있긴 하지만 그것보다 더 깊은 차원에서 각자의 작업 성향을 존중하면서 성장해나가는 두 작가의 태도와 그 안에서의 균형과 조화의 서사를 느낄 수 있었다. 이런 설명 없이 봤다면 한 사람의 작품이라고 생각했을 수도 있을 것 같다. 부부이기에 가능한 것 같다. 비슷한 스타일이지만 모방이 아닌 영향과 조화가 되고, 대중적으로 관심을 받기에도 더 매력적인 게 사실이다. 같은 영역에서 일하는 부부의 가장 이상적인 결과 아닌가. 나의 판타지 중 하나.
작업에 대해 조금 더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네오 라우흐가 흔들리고 파편화된 세상을 그린다면, 로사 로이는 단단하고 일관성 있는 세상을 묘사한다.
네오 라우흐는 초현실적인 분위기로 신비로운 주제나 서사를 선보이고 구상과 추상의 혼재(결합), 거대한 스케일, 이질적인 병치, 혼재된 내러티브를 보인다. 그리고 예술이 체제 선전의 도구로 활용되는 것에 몹시 부정적이다.
로사 로이는 동시대 여성의 역할에 초점을 둔다. 화면에서 여성의 형상이 반복적으로 등장. 작품 속 여성은 다양한 행위에 집중하는데 노동을 하고, 놀이를 하거나 유혹한다. 매우 활동적이면서 무엇으로도 변화 가능한 존재들이다. 자신감 넘치며, 독립적일 뿐 아니라 강한 주체성을 드러낸다.
도플갱어 혹은 쌍둥이가 자주 등장하는데 이 여성들은 겉으로는 비슷해 보이지만 자세히 보면 반대적이다. <팽이>에서 한 명은 팽이놀이에 심취한 모습이고 다른 한 명은 관심 없다는 듯이 관객을 바라본다. <만유인력>에서는 한 여인은 칠판을 가르치며 거기 써진 내용을 강조하는 듯 하지만 반대편의 여인은 그 칠판을 던져 버리려는 행위를 한다. 분열된 정체성을 상징하거나 충돌하는 두 자아의 균형을 말하는 것일 수도 있겠다. [2]
오디오 가이드
박래현 전시 때 듣기 시작했던 오디오 가이드
리플렛 읽는 것보다 잔잔하게 들으면서 전시에 몰입하기 좋다
함께 간 친구도 설명을 들으니 단순히 좋다, 멋있다가 아니라 이해할 수 있어서 좋았다고
[1] 우울한 낭만, 신 라이프치히 화파 화가들(인디포스트, 2018.11)
[2] 전시 소개 리플렛
ethno의 어원은 그리스어로 '사람들', '민족'이라는 뜻으로
ethnography는 한국말로 민속지학, 민족지학, 문화기술지 등으로 번역된다.
인간 사회와 문화의 다양한 현상을 정성적, 정량적 조사기법을 사용한 현장 조사를 통해 기술하여 연구하는 학문 분야이다.
이는 과거에는 민족, 종족 중심이었던 연구가 최근에는 문화, 하위문화, 사회, 단체, 집단, 가족 등 상대적으로 작은 규모의 집단으로 관심의 영역이 확장되고 있기 때문이다. 마케팅, 디자인 리서치 등의 분야에서도 각기 연구의 대상의 규모나 성격이 다양하며 민족이나 종족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민속학(folklore)과 혼동되는 문제)
사회인류학, 문화인류학은 문화기술지를 바탕으로 발전했고, 디자인 리서치 분야도 사람들의 행동, 믿음 등의 선호 사항들에 관한 밀접한 접근, 깊고 자세한 관찰을 자연적인 상황에서 그들과 소통하면서 얻은 결과를 연구하는 문화기술지 방법이 디자인하기 위한 지식을 얻기에 유용하게 쓰인다고 [1]
기업에서의 에스노그라피 활용은 제품에 대한 실제 사용성과 사용 상황을 일상의 삶과 문화적 맥락 속에서 고려하고 제품과 그 사용의 사회적 의미를 발견하고자 하는 목표를 지닌다. 에스노그라피가 특별한 방법론이 아니라 사람들의 일상적인 삶의 전반을 상품 콘셉트이나 디자인에 연결하는 접근 [2]
[1] 위키피디아 '민족지'
질적 연구 https://ko.wikipedia.org/wiki/%EC%A7%88%EC%A0%81_%EC%97%B0%EA%B5%A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