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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FUNT Jan 15. 2019

놀이가 주는 삶. 첫 번째

잘못된 놀이의 위험 ①

  오늘날 스마트폰과 태블릿 PC와 같은 스마트기기는 훌륭한 보육 교사, 보모의 역할을 수행합니다. 실제로 디지털 육아(Digital Parenting)라는 이름으로 활용되고 있습니다. 부모님께서 무언가를 해야 할 때, 장소를 이동해야 할 때, 집이나 음식점에서 식사를 하는 동안 아이들의 손에 스마트기기를 쥐어 줍니다. 아이들은 주로 부모님의 관심이나 도움이 없이 혼자 시간을 보내야 할 때 스마트기기를 주로 사용하게 됩니다. 부모님의 입장에서는 육아를 쉽게 하기 위한 수단인 셈입니다. 이런 단편적인 모습만 본다면 아이와 부모님, 서로에게 윈-윈이 되는 가장 좋은 매개체일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그 속은 어둡고 어둡습니다. 부모님의 기대대로 아이들은 좋은 것만을 보고 좋은 영향을 받을까요?


  아이들은 출생 후 3년간 언어발달에 있어 많은 변화가 있는 시기입니다. 2~3개월이면 옹알이를 시작하고 4~6개월이면 투레질처럼 다양한 음성 놀이를 합니다. 7~8개월이면 차츰 말소리가 가능해지고 의사소통 행위를 시작합니다. 12~13개월경이면 첫 낱말을 말하며 이후로 표현 어휘의 수가 급격하게 늘어납니다. 15개월이 되면 평균 10개의 어휘를 말하고 18개월경이면 약 50개의 어휘를 표현합니다. 이 속도는 18~24개월 사이에 급격히 증가해 24개월에는 약 250~300개의 어휘를 표현할 수 있게 됩니다. 이 과정에서 각각 아이들에게 개인차가 있습니다. 차이를 일으키는 변인은 성별, 지능, 형제의 수, 부모의 학력이나 직업, 가정환경 등이 있습니다. 오늘날에는 미디어 노출이 가장 큰 영향을 끼칩니다. 


  아이들의 스마트기기 사용은 주로 일주일에 1~2회 사용하며 일일 평균 30분 이내 이루어진다고 합니다. 뒤를 이어 매일 사용, 일주일에 3~4회 사용, 사용하지 않는다는 응답을 한 연구결과가 있습니다. 일일 평균 사용시간을 살펴보면 30분 이내 사용을 이어 1시간~2시간 사용, 30분 ~1시간 사용, 사용하지 않음, 2시간 이상 사용 순으로 나타났습니다. 평균적으로 주중 86.61분, 주말이나 공휴일에는 1112.44분 사용한다고 하네요. 우리 아이들은 일주일 중 하루나 이틀은 스마트기기에 노출되어 있습니다. 아이들은 조그만 화면에서 무엇을 할까요? 애니메이션과 같은 동영상을 시청합니다. 동영상의 경로는 역시 유튜브입니다. 애니메이션은 물론이고 '토이몬스터', '헤이지니' 등 다양한 키즈 콘텐츠도 역시 함께 봅니다. 이런 미디어 노출은 2012년에는 2.27세로 나타났고, 2016년에는 15.9개월에 처음 접하게 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아이들이 스마트기기를 처음 사용하게 되는 시기가 나날로 빨라지고 있으며 이는 단어를 직접 말하게 되는 중요한 시기입니다. 언어 발달에 있어 아이들은 미디어의 영향을 쉽게 받을 수밖에 없습니다.


  아이들에게 있어 유해한 콘텐츠가 아니라면 이런 미디어의 노출은 괜찮다고 생각할지도 모릅니다. 교육용 콘텐츠의 경우, 동영상 서비스나 게임 콘텐츠보다 아이의 언어발달 수준에 따라 더 풍부한 언어 자극을 제공합니다. 또 학습에 대한 흥미 유발 등 순기능적인 면을 갖고 있습니다. 하지만 스마트기기를 과다하게 사용하게 되면 문제가 발생합니다. 아이의 신체적, 인지적, 정서적, 언어적 측면 등 여러 발달 영역에서 좋지 않습니다.

우선 첫 번째로 아이의 신체 발달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칩니다. 스마트기기 사용과 관련된 최근 기사에서 미디어 노출에 낮은 신체활동 빈도가 신체발달을 지연시킬 수 있다고 했습니다. 스마트기기를 사용하는 동안 화면을 보는 시각 자극과 검지 손가락을 이용한 터치 외에 다른 대·소근육 활동은 거의 이루어지지 않습니다.

두 번째로 아이는 시각 자극 외에는 활동하지 않기 때문에 균형적인 뇌 발달을 할 수 없습니다. 시청각 자극이 강하게 장시간, 과다노출이 이루어지면 전두엽이 사고 작용이 일어나지 않습니다. 사고력, 추리력, 표현력, 주의력 부족, 언어지연과 같은 문제가 나타납니다. 이는 주의력결핍장애, 충동장애, 우뇌증후군, ADHD, 팝콘증후군까지 이어집니다. 영상 매체는 후두엽만 자극하고 전두엽의 사고 작용은 활성화시키지 않기 때문에 언어능력, 사고력, 추리력이 활성화되지 않습니다.


  세 번째, 스마트기기는 타인과의 상호작용 빈도를 낮추기 때문에 정서발달에 부정적 영향을 미칩니다. 함께 자기 인식, 자기 조절, 배려 등에서 낮은 인식을 보이며 낮은 친사회적 행동, 낮은 공감능력을 보입니다. 스마트기기를 사용하는 동안 현실에서의 부모님과 형제자매 및 또래와 상호작용할 수 있는 기회가 점차 줄기 때문입니다. 더 나아가 가상과 현실의 공간을 혼동해 폭력적 행동을 보일 때도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언어발달지연을 진단받은 아이들이 그렇지 않은 아이에 비해 하루 2시간 이상 스마트기기에 노출된 경우가 많았습니다. 특히 24개월 전에 노출되었고 부모님 없이 홀로 이용한 겁니다. 스마트기기를 이르게, 많은 시간 동안 사용하는 것은 언어발달에 있어 위험요인입니다. 이러한 부정적 영향들은 어린아이일수록 심화되고 빠르게 진행됩니다. 앞으로의 아동기, 청소년기의 발달 과정에 있어 지속적으로 역기능을 가져옵니다. 전체적인 발달에 있어서 스마트기기의 과도하고 이른 사용은 위험인자임에 틀림없습니다.


  이처럼 스마트기기의 사용은 큰 위험부담을 가집니다. 교육용 콘텐츠를 사용하게 되면 학습의 몰입도를 높일 수 있다는 장점은 있습니다. 하지만 아이들은 어릴수록 동영상이나 애니메이션을 시청합니다. 이미 유해한 콘텐츠가 포함되어 있을지도 모르는 위험한 늪에 있는 것과 다름없습니다. 스마트기기의 활용이 과연 '디지털 육아(Digital Parenting)'란 이름에 적합할까요? 아이들 손에 스마트폰을 쥐어주는 것이 올바른 행동일까요? 우리는 지난 행동에 많은 의심을 던지며 반성해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리고 좀 더 나은 방식으로 스마트기기를 활용해야 하며 아이들에게 적합한 놀잇감을 손에 쥐어주어야 할 필요성이 있습니다.




참고문헌

·곽지혜 - <디지털기기에 대한 영아의 사용 현황 및 부모의 인식과 언어발달 간의 관계> 석사학위논문 (2016)(이화여자대학교 대학원)

·권민희 - <유아의 터치스크린기기 사용과 문제행동의 관계> 석사학위논문 (2013)(울산대학교 교육대학원)

·권장희 - <스마트 기기 등 영상미디어가 영유아기 발달에 미치는 영향> (2012)(국육장지원학회학술대회)

·이경숙, 신의진, 전연진, 박진아, 정유경 - <과도한 영상물 노출 양육이 영유아의 심리적 발달에 미치는 영향> (2005)(한국심리학회지발달)

·권하나 - <유아의 언어, 인지, 사회·정서발달과 또래 간 인기도의 관계> 석사학위논문 (2009)(이화여자대학교 교육대학원)

·신의진 - <디지털 세상이 아이를 아프게 한다> (2013)(서울: 북클라우드)

·유은정 - <유아의 스마트폰 중독 경향성과 유아의 정서지능 간의 관계> 석사학위논문 (2014)(인천대학교 교육대학원)

·이윤미 - <유아와 어머니의 스마트폰 사용습관, 유아의 주의집중 및 자기조절력간의 관계> 석사학위논문 (2014)(경희대학교 교육대학원)

·이원석, 성영화 - <유아의 스마트폰 이용과 관련한 어머니의 인식> (2012)(육아정책연구)

·전초원 - <스마트폰 중독성향이 유아의 단어 및 도형 기억과 집행기능에 미치는 영향> 석삭학위논문 (2014)(대구가톨릭대학교 대학원)

·조민수, 최세린, 김경미, 이윤영, 김성구 - <미디어 노출이 언어발달에 미치는 영향> (2017)(대한소아신경학회지)

·최윤정 - <영아의 기질과 스마트기기 사용이 언어발달에 미치는 영향> 석사학위논문 (2017)(울산대학교 대학원)

·The Huffington Post 2014.0306: Cris Rowan

·Zimmerman, F.J., Cristakis, D, A., & Meltzff, A. N. - <Television and DVD/Video Viewing in children Younger Than 2 Years> (2007)(Arch Pediatrics Adolescent Medicine)


사진 출처

·shutterstoc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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