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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FUNT Jan 22. 2019

놀이가 주는 삶. 세 번째

놀이가 가진 힘 ①

  우리의 유년 시절은 다양한 색으로 칠해져 있습니다. 높고 맑은 하늘의 푸른색, 우렁찬 매미가 들려주는 초록색, 만능 도구가 되어주었던 나뭇가지의 갈색, 언제나 도화지가 되어주었던 운동장의 노란 황토색, 울퉁불퉁한 시멘트 바닥의 회색, 밥 짓는 냄새가 풍기던 노을 지던 주황색. 많은 색이 수놓고 있습니다. 기억을 재생하면 항상 무언가를 하고 있었습니다. 동네에 모여있던 꼬마 아이들이 모여서 다양한 놀이를 했습니다. 놀이를 하던 중에는 친구의 의견을 듣고, 진다는 결과를 받아들이며 문제가 생기면 해결하며 참기도 했습니다. 그때는 몰랐지만 돌아보면 우리 동네는 또 하나의 학교였습니다. 그렇게 우리는 어른이 되었고, 골목길이나 동네 놀이터에서의 아이들은 모습을 감췄습니다.


  2011년, UN 아동권리 위원회에서는 한국의 사교육을 주요 원인으로 지목하며 아이들의 놀이가 부족하다고 지적했습니다. 함께 공교육을 개선할 것을 요구했습니다. 세계가 주목할 만큼 우리나라에서 아이들이 놀 수 있는 시간은 허용하지 않는 것으로 보입니다. 실제로 2016년 기준, 초등학생의 하루 평균 여가 시간은 49분, 하루 평균 학습 시간은 6시간 49분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아이들에게 있어 놀이가 아닌 학습과 교육이 본분인 것처럼 느껴집니다. 조기 사교육에 있어 구체적인 문제가 있습니다. 2016년, '육아정책연구소'에서 '서울, 경기, 충남 상담센터를 찾은 유아/초등학생 124명'을 대상으로 한 연구의 결과가 말해줍니다. [관계의 어려움 13.5%, 사회적 미성숙 11.0%, 불안 9.8%, 감정조절의 어려움 9.3%, 주의 산만 9.1%, 우울 4.8%, 위축 6.4%] 위와 같은 통계가 유아와 아동의 문제를 말합니다.


  놀이를 과학적으로 연구하고 가치를 증명하기 위해 세계 최초로 설립된 놀이 연구센터가 있습니다. 영국 캠브리지대학교 부설 놀이발달연구소입니다. '데이비드 화이트브레드' 연구소장은 인간이 오늘날까지 진화할 수 있었던 이유는 놀이에 대한 자유를 허용해주었기 때문이라고 말합니다. 여태껏 살펴왔듯 놀이는 다양한 인간 발달에 있어 중심적인 역할을 합니다. 특히 뇌의 발달에 있어 정말 중요하다고 합니다. 사람이 태어나면서 완성되는 뇌는 1층에 해당하는 부분입니다. 2층에 해당하는 뇌는 감정과 본능을 담당하며 유아기에 발달합니다. 이성의 기능을 담당하는 3층의 뇌는 만 3세가 넘으면 빠르게 발달합니다. 2층 뇌가 발달하려면 놀이를 통해 다양한 감정을 느끼고 조절하며 교류하는 법을 배워야 합니다. 이를 바탕으로 3세가 되기 시작하면 3층 뇌도 함께 발달합니다.


  뇌를 둘러싸고 있는 대뇌피질 부위에는 전두엽, 측두엽, 두정엽, 후두엽이 있습니다. 이 중에서 제일 먼저 발달하기 시작하는 부위는 전두엽입니다. 전두엽은 유아기 때 기초가 형성되고 초등학교, 중·고등학교를 거쳐 청년기에 이르기까지 발전합니다. 놀이는 전두엽의 발달에 있어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수단입니다. 상상 놀이 같은 것을 하면서 창의력이 발달합니다. 목표를 세우고 계획을 하며 실행에 옮기면서 계획력, 실행력, 문제해결력을 기릅니다. 친구들과 놀이를 하며 서로 다른 의견을 조율하고 역할을 나누며 하나의 목표를 향해 힘을 모으면서 협동력을 발휘합니다. 놀이를 반복할수록 위의 능력들이 발달하고 전두엽의 회로는 더욱 치밀해지며 촘촘해집니다. 대뇌피질 중에서도 전두엽이 튼튼해야 학습을 할 준비가 이루어집니다.


  뇌에서 발생하는 뇌파도 놀이의 중요성을 역설해주는 하나의 자료입니다. 많은 뇌파 중에서도 알파파는 눈으로 보고 입력되는 정보들을 입력할 때 발생합니다. 특히 창의력과 집중력에 많은 관여를 합니다. 알파파가 지속적이며 정기적으로 잘 발생한다는 것은 뇌가 균형적으로 발달하는 데에 매우 중요한 지표입니다. 이런 알파파 또한 놀이를 한 후에 가장 많이 발생합니다. 비자발적인 공부를 한 후 보다 자유롭게 협동 놀이를 한 후의 알파파가 433.3% 증가한 사례가 있습니다. 알파파가 계속해서 좋은 결과를 보인다면 장기적으로 보았을 때, 어떤 일을 하더라도 편안한 상태에서 효율적으로 일을 할 수 있는 것입니다. 세이브 더 칠드런에서 초등학교 4학년과 6학년 학생 28명을 대상으로 2016년에 실험을 했습니다. 4개월 동안 아이들이 60분씩 자유롭게 놀이를 하게 두었습니다. 그 결과, 우뇌와 좌뇌의 알파파의 발생이 크게 증가했고, 좌뇌와 우뇌의 불균형이 심했던 아이는 불균형이 크게 개선되었습니다.


  놀이라고 하는 것은 언제, 어디서 시작을 할까요? 아이들이 뛰어 놀기 시작할 때부터일까요? 사물에 대한 인지가 시작할 때부터? 아이는 태어났을 때부터 놀이를 경험합니다. 처음으로 본 세상은 놀잇거리로 가득하며 들리는 소리와 코 끝을 찌르는 냄새, 피부에 닿는 모든 느낌들이 놀이입니다. 특히 부모님이 들려주는 소리부터 스스로 만드는 많은 소리들은 최고의 놀잇감입니다. 손에 닿는 모든 것들을 입으로 물고 빠는 것들도 놀이 중에 하나입니다. 이런 놀이를 통해 뇌 안에 회로가 연결되면서 비로소 오감을 기억하게 됩니다. 놀이에 대한 중요성은 이루 말할 수 없습니다. 놀이가 가진 힘은 말로 하는 형용뿐만이 아니며 실제로 우리의 몸에 작용을 하고 있습니다. 무궁무진한 놀이의 가능성은 앞으로도 끝이 없어 보입니다.




참고 자료

·EBS 신년특집기획 <놀이의 힘 - 1부. 놀이는 본능이다> (2018)


사진 출처

·shutterstock.com

·EBS 신년특집기획 <놀이의 힘 - 1부. 놀이는 본능이다>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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