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FUNT Feb 01. 2019

놀이가 주는 삶. 다섯 번째

우리 아이들은

  “어린이는 어른보다 더 새로운 사람입니다. 어린이를 내려다보지 마시고 쳐다보아 주십시오. 어린이를 어른보다 더 높게 대접하십시오. 어린이를 결코 윽박지르지 마십시오. 어린이의 생활을 항상 즐겁게 해 주십시오. 어린이는 항상 칭찬해가며 기르십시오. 어린이를 책망할 때에는 쉽게 성만 내지 마시고 자세 자세 타일러주십시오.” 소파 방정환 선생님께서 1923년 5월 1일에 발표하셨던 '어린이날 선언문'에 담긴 말입니다. 방정환 선생님께서는 일찍이 아이들에게 놀이를 권했습니다. 그리고 부모님들께 드리는 말씀으로 아이들을 밖에 두는 것과 자유롭게 놀기를 권하셨습니다. 방정환 선생님의 사후 83년이 지났습니다. 우리 아이들은 어떤 세상에 살고 있을까요?


  밥 짓는 냄새가 가득하며 얇고 높은 목소리와 웃음소리가 떠나지 않던 골목은 언제나 활기찼습니다. 골목길이 사라지자 학교 운동장이나 동네에 있던 근린공원, 작은 놀이터에서 이어갔습니다. 이웃들이 모여 있던 골목길은 사라졌지만 놀이를 활용할 수 있는 기구들이 더 많아지고 공간 자체도 넓어졌습니다. 아이들이 놀이함에 있어서 부족함이 없던 환경이었습니다. 오늘날의 아이들은 기술이 더욱 발전한 세상에서 살고 있습니다. 놀이 기구 역시 발전한 모습의 놀이터들도 많이 생겼습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놀이터들이 관리가 되지 못한 채 방치되어 있고 위험이 도사리고 있습니다. 아이들을 위한 공간이 아이들에게 위협적인 공간으로 변해버렸습니다.

시간 선택에 있어 학업 등으로 인해 비교적 시간 ㅅ너택의 자유가 없는 한국 어린이들의 낮은 행복도

  우리 아이들은 본인들의 행복을 저해하는 요소로 공부, 숙제, 학원 등 학업과 관련된 스트레스를 꼽았습니다. 또래와의 놀이는 이런 스트레스에서 벗어날 수 있는 돌파구라고 합니다. 이로써 아이들에게 놀이터는 놀이의 공간의 역할로 더없이 중요한 의미를 갖습니다. 아이들이 자신이 사는 거주지를 평가할 때, 놀이터의 안전함을 기준으로 삼고 말하기도 합니다. 아이들이 안심하고 놀 수 있도록 '안전한 공간'이라는 느낌이 드는 놀이터라면 그곳에 사는 데에 대한 만족도가 높게 나타납니다. 반대로 나쁜 어른들이나 비행 청소년들이 자주 보이는 놀이터라면 '위험한 공간'으로 인식되어 거주지에 대한 만족도는 낮게 나타납니다. 


  아이들이 실외에서 친구들과 안심하고 놀 수 있는 공간, 놀이터가 제공된다면 아이들은 우리 어른들이 가꾸어 놓은 사회에서 행복한 삶을 살 수 있을 것입니다. 그렇기에 우리 어른들은 아이들에게 그러한 놀이 공간을 제공해주어야 함이 마땅합니다. 비단 우리 가족, 이웃만이 아니라 지역사회, 중앙정부까지, 너와 나의 구분 없이 모두가 힘을 한데 모아 노력해야 합니다. 조금씩 안전한 놀이터들과 정책들이 세상에 나고 있지만 이런 노력들이 모여서 조금은 다른 방향으로 발현되고 있습니다. 동네 놀이터의 회복과 더불어 '키즈카페'가 주위에 우후죽순처럼 생겨나고 있습니다. 노후된 기구와 날카로운 구조물 등 환경적으로 적합하지 못한 실외 놀이터를 대신해 비용을 지불해서 실내 놀이터를 이용할 수 있는 곳이 키즈카페입니다.


  실외 놀이터의 중요성은 충분히 인지되고 있지만 차량, 미세먼지 등 곳곳에 위험이 존재하는 상황입니다. 이런 위험에서 벗어나 안전을 많이 고려하고 실외에서 볼 수 있던 놀이 시설들도 함께 즐길 수 있는 실내 놀이터를 오늘날에는 '키즈 카페'로 명명했습니다. 실내 공간이라는 특징에 맞게 놀이 시설뿐만 아니라 교육 프로그램들도 제공하고 있습니다. 부모님들은 아이들을 놀이를 하게 두면서 차나 커피를 마시면서 휴식을 취할 수 있습니다. 이전의 아이를 놀이터에 놀게 두고 부모님들끼리 담소를 나누던 모습을 실내에서 똑같이 볼 수 있게 된 셈입니다. 부모님의 입장에서는 미세먼지와 같은 실외의 나쁜 요소를 배제하고 실내에서도 실외 놀이터와 같은 역할을 하니 비용을 지불해서라도 키즈카페를 방문합니다. 하지만 이런 실내의 키즈카페에서도 문제점은 발생합니다. 바닥재나 도료에서 중금속이 환경안전 관리 기준을 초과해서 검출되기도 했고 식품위생법을 위반한 사례도 적지 않게 발생했습니다. 실외 놀이터도, 실내 놀이터도 모두 우리 어른들이 함께 개선해나가야 할 점들이 아직은 많다는 것이 오늘날의 모습입니다.


  "어린이에게 경어를 쓰시되 늘 부드럽게 해 주십시오. 잠자는 것과 운동하는 것을 충분히 하게 해 주십시오. 산책과 원족(소풍) 같은 것을 충분히 하게 해 주십시오. 어린이들이 서로 모여 즐겁게 놀만한 놀이터나 기관 같은 것을 지어주십시오." 앞서 소개드렸던 소파 방정환 선생님의 어린이날 선언문 중 일부입니다. 잠깐 조기 교육의 열풍으로 움츠렸던 적도 있었지만 방정환 선생님의 뜻을 이어 오늘날에도 아이들에게 놀이를 풍부하게 제공하기 위해 많은 노력들이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결과적으로 첨단 기술을 적용해 하이 테크를 지닌 장난감도 세상에 빛을 보았습니다. 실외에서만 제공될 줄 알았던 놀이터가 실내에 들어서고 있습니다. 낙후되었던 실외 놀이터도 조금씩 새 모습을 찾아가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문제는 계속해서 발생하고 있습니다. 아이들은 우리의 미래입니다. 우리들의 미래가 안전하면서도 즐거운 놀이로 가득한 세상을 선물하는 건 쭉 풀어나가야 할 숙제입니다.




참고 문헌

·세이브더칠드런 <지표를 통해 본 한국 아동의 삶의 질> (2015)

·오진원 <방정환과 어린이날 선언문> (2018)(현북스)

·장은정 <상업용 실내놀이공간(키즈카페)의 학부모 이용실태와 인식 조사>석사학위논문 (2015)(순천향대학교)


사진 출처

·shutterstock.com

·세이브더칠드런 <지표를 통해 본 한국 아동의 삶의 질> (2015)


매거진의 이전글 놀이가 주는 삶. 네 번째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