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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FUNT Nov 09. 2018

즐거움을 학습합니다. 첫 번째

최초의 교구, 프뢰벨의 은물(Gifts)

프뢰벨 은물(Gifts). 좌측 상단부터 첫 번째 은물. 시계 방향 순서.

  

  정립된 모습으로 세상에 첫 모습을 보인 교구는 1837년 독일의 프리드리히 프뢰벨(Friedrich Fröbel)이 만든 은물(恩物 gifts)입니다. 은물은 단순하지만 프뢰벨의 이론을 그대로 옮겨 놓은 놀이 교구로 점, 선, 면, 입체를 통해 다양한 차원을 구성할 수 있게 고안되었습니다. 이 놀이 교구는 크게 20종류로 나뉘는데, 구체화된 10종류의 기본적인 형태를 은물(Gifts)이라고 하고 나머지 것들은 작업(Occupation)이라고 합니다. 

  

  프뢰벨의 은물은 형체, 면, 선, 점의 4가지 영억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단순한 것에서 복잡한 것으로, 구체적인 것에서 추상적인 것으로, 가벼운 것에서 무거운 것으로, 잘 알려진 것에서 덜 알려진 것으로 나아갑니다. 프뢰벨은 은물을 통해 어린이의 발달을 형체에서 면으로, 면에서 선으로, 선에서 점으로의 과정으로 설명하고자 했습니다.

  

  프뢰벨은 놀이를 자연적 형태나 자기 활동 표현의 출구로 보면서 교육적인 중요성을 역설했습니다. 놀이에 대해 3가지 견해를 나타냈는데, 내적 세계의 표현, 사물의 인식 및 세계의 파악과 놀이, 힘의 연마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유아기 단계에서의 아이는 놀이를 통해 많은 것을 말하고자 합니다. 놀이를 정신의 자기 활동적 표현이라는 점에서 어린이의 자연스러운 삶으로 보았으며 어린이에게 있어 가장 귀중하고 순수한 활동으로 여겼습니다. 또 어린이는 놀이를 통해 단순한 외부 세계를 감각적으로 파악하고 외부에 표현하며 모든 사물의 중심점에 설 수 있습니다. 모든 사물은 사물 자체와 생물과의 관계 속에서만 존재가 드러나기 때문입니다. 마지막으로 놀이를 통해 어린이들은 신체적 힘뿐만 아니라 정신적인 힘, 도덕적인 힘까지도 연마합니다. 놀이는 새로운 세계에 대한 강한 호기심으로 행해지는 것으로, 이를 통해서 새로운 세계를 파악할 뿐만 아니라 소년기 이후를 대비하는 신체적·정신적 힘을 기릅니다.

  

  은물은 입체(1은물~6은물), 면체(7은물), 선체(8~10은물)로 모두 10종류의 기본적 형태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면, 선, 직각을 지닌 삼각형과 직사각형을 대각선으로 나눔으로써 다양한 형태의 도형들을 만들어 낼 수 있는 놀잇감이자 교육도구입니다.


·첫 번째 은물 - 공 : 털실로 감싼 직경 6cm의 여섯 개의 공으로 빨강, 파랑, 노랑, 주황, 초록, 보라의 6개의 색.
·두 번째 은물 - 입체 도형 : 나무로 만들어진 공, 원주, 금속 고리가 달려있는 6cm 입방체 3개와 회전 시 사용하는 막대 2개, 틀이 있는 상자로 구성.

·세 번째 은물 - 분해 : 6cm의 입방체를 8개의 작은 정육면체로 분할한 3cm의 입방체로 구성.

·네 번째 은물 - 구성 : 6cm, 3cm, 1.5cm의 세 변을 갖는 8개의 입방체로 구성.

·다섯 번째 은물 - 건축 : 3cm의 작은 입방체 21개와 6개의 삼각주, 12개의 작은 삼각주로 구성.

·여섯 번째 은물 - 비례 : 36개의 다른 크기를 가진 직육면체로 구성.

·일곱 번째 은물 - 면 : 정사각형, 직각 이등변 삼각형, 직각 부등변 삼각형, 둔각 이등변 삼각형 5가지로 구성.

·여덟 번째 은물 - 직선 : 3cm, 6cm, 9cm, 12cm의 가느다란 막대로 구성.

·아홉 번째 은물 - 곡선 : 금속으로 만든 3가지 크기의 원과 3가지 크기의 반원으로 구성.

·열 번째 은물 - 점 : 물체의 극 또는 모든 형태의 기본이라고 할 수 있는 점으로 구성.


  유아 교육의 궁극적인 목표라고 할 수 있는 창의성 개발은 놀잇감을 통해 이루어집니다. 이를 통해 유아들은 잠재된 내적 본성과 창의적인 사고를 표현해야 합니다. 때문에 완성품이 아닌 단순하면서 형태의 변화가 유연해야 풍부한 표현이 가능합니다. 프뢰벨은 유아 스스로 구성할 수 있는 것을 고안했고 결과물이 은물입니다. 다른 놀잇감이나 교육 기구와 달리 공, 막대기, 블록 등 단순한 형태입니다. 이는 모든 사물 형태의 기본적인 구성인 점, 선, 면만으로 구성되어 있는 도구이며 체계적이고 순서 있게 정돈되어 있습니다. 더불어 유아들에게 수나 언어의 학습 기회를 제공합니다. 유아들은 늘어놓거나 쌓으면서 높고 낮음, 넓고 좁음, 크고 작음, 많고 적음 등의 수량이나 사물의 성질을 인식할 수 있습니다. 

  

  아이들은 끊임없이 활동하고 글도 모르는 상태에서 무엇인가를 자꾸 표현하고자 합니다. 프뢰벨은 표현의 매체로 은물을 고안했습니다. 첫 번째 은물부터 열 번째 은물까지 놀이를 익혀가는 동안 아이의 표현은 풍부해지고 활동 의욕을 충족합니다. 더 나아가 창조력을 불러일으키고 자연이나 인생에 관해 눈을 뜨고 세계관의 확장, 전체에 대한 부분의 가치, 분해와 종합, 균형과 안정 등 교육적인 효과를 기대하고 체험할 수 있습니다. 아이가 자발적으로 활동하고 표현하며 학습할 수 있는 은물은 오늘날까지도 이어져 있습니다. 그대로의 모습을 간직한 은물, 은물을 기존 모델로 활용한 다양한 교구들이 그 예입니다. 개인의 능력만을 중시하는 오늘날의 사회에서 은물과 교구는 스마트폰이나 다른 교육이 가질 수 없는 해결책이 될지도 모릅니다.




참고 문헌 

·황미경 - <은물 놀이를 통해서 본 프뢰벨의 교육방법 = The Fröbel's Educational Method on The Gift Play> 석사학위 논문 (2006)(강원대학교)

·박덕규역 - <프뢰벨 교육사상과 킨더가르텐> (1993)(민성사)

·주영흠 - <자연주의 교육사상> (2003)(학지사)


사진 출처

·www.froebelgift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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