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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FUNT Nov 15. 2018

즐거움을 학습합니다. 세 번째

표현의 터, 레고(Lego)

덴마크 레고 본사에 위치한 레고 하우스.

  

  

  유아는 놀이를 통해 성장하고 학습을 하며 자신을 만들어 갑니다. 구체적인 사물로 놀이를 하고 무엇이든 직접 경험해 볼 때 가장 잘 배웁니다. '놀이'를 한다는 것은 자신의 내면세계를 자유롭게 표현하는 것입니다. 자유로운 표현활동은 유아의 창의성 발달에 원동력이 됩니다. Bender(1978)는 유아들이 놀이를 통해 학습하는 욕구를 충족시킬 수 있도록 특별히 제작된 것이 블록이라 했습니다. 블록은 유아의 창의적인 능력을 개발할 수 있는 놀잇감 종류 중에 하나입니다. 유아들에게 이미 완성된 세계를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만들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기 때문입니다. 이는 유아들에게 가장 가치 있는 학습경험입니다. 자유롭게 짓고 만들고, 허물고 또다시 짓는 활동을 통해 외부세계와 소통을 합니다. 자연스러운 활동 과정으로 창의적 소질이 키워지고 블록으로 무엇인가를 만들고자 하는 노력은 만족감을 느끼게 합니다.

        

Christiansen 가족

  1932년, 목수 출신 올레 키르크 크리스티얀센(Ole Kirk Christiansen)은 당시 경제 공황이었던 덴마크의 빌룬트(Billund)라는 지역에서 정교한 장난감들을 제작했습니다. 가정에서 쓰는 나무로 만든 생필품과 장난감 생산으로 시작했습니다. 2년 뒤, 회사를 설립 후 본격적인 장난감 생산에 들어갔습니다. '잘 논다(play well)'라는 뜻의 덴마크어 'leg godt'를 줄여 레고(Lego)라는 이름을 갖게 됐습니다. 지금의 레고 모습을 보인 건 1949년입니다. '레고 브릭'이란 이름으로 출시되었죠. 이름 그대로 벽돌 모양이었는데 블록끼리 접합이 약해 인기를 끌지 못했습니다. 1957년이 되어서 블록 아래에 파이프를 세워 단단하게 접합시킬 수 있게 되었습니다. 플라스틱이 아닌 나무 장난감이었지만 지금의 모습과 상당히 흡사한 제품이었습니다. 이런 레고에도 기본적으로 지켜야 할 열 가지 규칙이 있습니다.        


 1. 놀이의 기능성이 무한할 것

2. 여자아이와 남자아이 모두를 위한 것

3. 모든 연령의 아이들에게 맞는 것

4. 1년 내내 가지고 놀 수 있는 것

5. 아이의 건강과 편안함을 고려할 것

6. 적당한 놀이 시간을 지킬 수 있을 것

7. 환상과 창의력을 증대시킬 것

8. 더 많은 놀이의 가치를 증폭시킬 것

9. 쉽게 보충할 수 있을 것

10. 품질이 완전할 것        


  레고는 창의성(Creativity), 상상력(Imagination), 학습(Playful learning), 재미(Active futn), 상품의 질(Quality)을 핵심 가치로 두고 있습니다. 또 기본적으로 아이들에게 결코 '이미 완성된 것'을 제공해서는 안 됩니다. 실제로 동일한 색상의 블록 조각 3개로 조합할 수 있는 방법은 1,606가지라고 합니다. 3개의 레고 조각들이 서로 다른 색상이라면 정말 많은 조합 방법이 나올 수 있습니다. 수많은 가능성 속에 쉽게 조립했다가 분해하는 것, 스스로 자신의 장난감을 만들어 낼 수 있는 재료를 제공하는 것이 레고가 추구하는 기본 이념입니다.

         


  앞서 살펴본 프뢰벨의 이념 역시 상통합니다. 레고는 보다 유아의 자율성 의존도가 높습니다. 유아들은 구체적인 자료를 가지고 활동할 때 많은 신체운동지각 경험을 갖게 됩니다. 레고를 가지고 놀면서 유아는 손으로 사고하고 이를 통해 '신체운동지각지능'이 발달됩니다. 블록을 다른 레고 블록의 상하좌우에 끼워보는 과정을 통해 '공간지각지능' 역시 발달합니다. 이에 더해 유아의 언어 발달에서 '상황'을 묘사하는 단어들과 연결될 수 있습니다. '움직임을 나타내는 동사'도 신체운동지각지능 안에서 경험합니다. 레고를 가지고 놀이를 하는 과정에서 블록의 수를 세고 그룹으로 묶는 활동은 논리·수학적 지능의 발달을 돕습니다. 정리하자면 레고는 유아들의 놀이를 더욱 재미있게 해 주고 다양한 형태의 블록을 제공함으로써 신체, 공간·지각, 언어, 논리·수학적 사고의 조직, 과학적 사고, 문제 해결력, 조형 능력 등이 발달하게 해 줍니다.



  레고교육프로그램의 경우 만 2세의 유아들부터 교육이 가능합니다. 말이나 추상적인 생각보다 직접 만지고, 조작해보면서 몸으로 표현하는 것을 통해 세상을 배우고 지적 능력을 발달시키는 창의성 발달에서 중요한 시기입니다. 또 자율성이 발달 과정에서 중요한 때입니다. 스스로 다양한 것을 시도하며 만족감과 성취감을 느낄 수 있어야 합니다. 결과적으로 자신감을 갖고 적극적인 성격을 갖게 됩니다. 레고는 타 교구나 완구에 비해 이를 더욱 보장합니다.

         

  레고 놀이를 하면서 겪는 과정을 통해 유아들은 창의적으로 생각해 볼 기회를 가집니다. 더불어 예술적인 표현이 가능하게 됩니다. 다양한 예술 표현을 통해 내면세계를 독창적으로 나타낼 수 있게 되는 것이죠. 스펀지처럼 무엇이든 빨아들이는 유아들에게 직접 경험하는 기회는 무엇보다 귀합니다. 레고 블록은 현대의 주입식이나 지면 학습으로는 절대 얻을 수 없는 것을 담고 있습니다. 하물며 프뢰벨의 가베에서도 담지 못한 표현의 끝이 없는 가능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전부터 지켜져 온 이념과 가치, 규칙은 성별과 연령대를 넘어 레고는 최고의 교구이자 완구가 되었습니다. 오늘날 세상과 만나는 놀잇감들은 가베와 레고를 롤 모델을 삼고 있습니다. 빠르게 발달하는 기술과의 결합으로 최고를 뛰어넘는 또 하나의 우수함이 탄생할 날은 머지않은 것처럼 보입니다.




참고 문헌

·권혁빈 - <레고(LEGO)의 재미에 대한 연구 = (A) study on the Lego : what makes Lego fun to play> 석사학위 논문(2003)(홍익대학교)

·신경화 - <레고 교육과 창의성 발달 간의 관계에 관한 연구 = A Study on the Relationship between LEGO education and Creativity> 석사학위 논문(2015)(인제대학교)

·조윤경 - <3·4·5세 유아들의 레고(LEGO) 구성놀이에 관한 연구> 석사학위 논문(2000)(성신여자대학교 대학원)

·Bender, J. - <Large Hollow blocks> (1978)(Young Children)

·잭 챌리너 - <죽기 전에 꼭 알아야 할 세상을 바꾼 발명품 1001> (2010)(마로니에북스)

·손원경 - <레고-작은 벽돌로 이루어진 세상> (2012)(장난감대백과)

·김지룡, 갈릴레오 SNC - <사물의 민낯:잡동사니로 보는 유쾌한 사물들의 인류학(1498~2012)> (2012)(애플북스)

·Marget Uhle, 배인섭 역 - <레고 스토리> (2000)(미래의 창)


사진 출처

·https://www.lego.com/k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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