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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주인공김씨 Sep 30. 2024

박사 1년 차, 스트레스로 폭식하다

< 박사가 되고 싶은 일개미 >


박사과정에 진학한 후 한 달이 지났다. 수업주수로 센다면 1/4을 보낸 것이다. 석사과정 때도 첫 학기가 가장 힘들었던 기억이 있는데 박사과정도 마찬가지였다. 새로운 인생 챕터에 접어들면서 이전과는 다른 생활 패턴, 다른 할 일들이 발생하면서 신체에도 변화가 나타났다. 1) 과제에 대한 스트레스로 디저트를 갈망하게 되고 몸이 무거워지기 시작했다. 2) 숙면을 취했다는 느낌이 사라졌으며 피로감이 누적되었다. 이러한 변화가 처음은 아니다. 수능을 준비하면서 20kg 가까이 살이 쪘었다. 하루 공부시간을 최대화하기 위해 중간중간 간식을 먹고 야식을 먹었다. 그랬더니 고3 1년 동안 교복 치마가 맞지 않아 체육복 바지를 입고 다닐 정도로 살이 쪘던 것이다.


박사과정에 진학하기 전에는 몸 관리에 열심이었다. 고3 때의 내 모습이 너무 싫었었기 때문에 다시는 그때로 돌아가지 않겠다고 다짐했었다. 성인이 되고 난 후 20년 가까이 헬스장에 다녔다. 물론 운동을 했던 기간을 다 합치면 10년이 채 되지 않는다. 취업 준비, 회사 근무 등 인생의 변곡점에서는 운동을 지속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헬스라는 운동을 나의 취미로 삼아 비정기적으로 해 왔던 것은 사실이다. 폭식했던 20kg을 모두 감량하는 큰 성과를 달성했다. 시험공부와 회사생활을 통해 5kg은 다시 쪘다. 이것은 요요라기보다는 불규칙한 식생활과 외식 중심의 끼니로 인해 살이 쪘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휴직을 하면서 살을 다시 빼고 건강한 라이프 루틴을 만들겠다는 목표로 10kg 가까이 감량했다. 뿐만 아니라 자극적이고 불량한 음식을 사 먹지 않게 되었다. 그 결과 외식을 못 하는 위장을 갖게 되었다. 식당에서 음식을 사 먹으면 너무 짜거나 달거나 매워서 식사 후에 자주 배탈이 났기 때문이다. 그렇게 집밥으로 세끼를 먹기 시작했다. 회사에도 도시락을 싸 다니면서 한결 편안한 생활을 할 수 있게 되었다.


불행히도 박사과정은 시험공부, 회사생활에 이은 또 다른 인생의 큰 이벤트가 되었다. 디저트나 불량식품을 먹으면서 스트레스를 해소하기 시작한 것이다. 과제가 많고 학교 도서관에서 과제를 하면서 집에서 싸간 음식들을 먹기 시작했다. 그런데 집에서 싸간 건강한 음식(과일, 채소)으로 스트레스가 해소되지 않았다. 빵집에서 빵들을 구입해서 먹기 시작했다. 탄수화물을 줄이고 단백질을 늘리는 식생활에서 점차 탄수화물 비중이 늘어나게 된 것이다. 다행인 점은 과거보다는 덜 나쁜 식습관을 갖게 된 점이다. 편의점에서 과자, 초콜릿, 소시지, 젤리를 사 먹던 과거와 달리 주로 집에서 싸간 간식을 먹고 가끔 빵을 먹고는 한다. 


물론 이러한 변화가 또 다른 스트레스로 작용할 수 있다. 그러나 나는 과거의 나와 현재의 나를 비교해 본다. 과거보다는 훨씬 더 건강한 식단을 유지하고 가끔 치팅을 하는 현재의 내가 자랑스럽다. 그랬더니 스트레스가 심하지 않음을 느꼈다. 이제 겨우 박사과정의 첫 발을 내디뎠기 때문에 앞으로 졸업 때까지 스트레스 관리가 중요하다. 그 과정에서 과거처럼 나쁜 식습관으로 돌아가는 것이 아니라, 건강한 식습관을 바탕으로 하되 가끔 먹고 싶은 것을 먹는 완급 조절을 하고 싶다. 40대에 가까운 나이가 되었기 때문에 과거의 식습관으로 돌아간다면 20, 30대보다는 더욱 심각한 질병을 갖게 될 수도 있다. 건강한 몸과 박사학위를 모두 얻는 방법으로 식단을 통제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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