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사 1년 차, 중간고사를 준비하다
< 박사가 되고 싶은 일개미 >
드디어 첫 학기의 절반이 지나가고 있다. 한 달 째는 막막하기만 했던 공부도 둘째 달에는 조금 익숙해졌다. 겨우 익숙해졌나 했더니 중간고사가 다가오고 있었다. 올해는 추석, 국군의 날, 개천절, 한글날까지 휴일이 많아서 휴강도 많았다. 수업이 줄거나 보강되고 대신 도서관에서 배운 내용을 혼자 공부할 수 있어서 좋았다. 회사에 출근하지 않고 오랜만에 학교 도서관에서 시간을 보내니 10년 전 20대의 학창 시절이 생각나는 것 같았기 때문이었다. 그때는 도서관이 지긋지긋하고 빨리 졸업하고 싶었는데, 지금은 도서관에서 보내는 시간이 좋은 것을 보니 신기했다.
1. MISSION : 3과목 시험 준비하기
첫 학기라서 9학점만 수강신청을 했다. 공부를 손에서 놓은 지 꽤 많은 시간이 흘렀기 때문에 첫 학기부터 너무 꽉 찬 시간표를 구성한다면 쉽게 지칠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이번 중간고사 시간표는 한 주에 시험 2개, 그다음 주에 시험 1개를 치러야 하는 스케줄로 구성되었다. 내 목표 학점은 평균 B+이다. 직장인임을 감안하고 졸업하기 위해 필요한 수준의 학점이라고 생각한다.
2. STRATEGY : 시험공부 전략 짜기
두 과목의 경우 전혀 낯선 과목은 아니어서 수강편람에 있는 기본서, 참고서, 참고논문을 읽고 시험을 준비하면 될 것으로 생각했다. 회사에서 업무상 뉴스를 검색하는 시간이 있는데 이를 통해서 최신 동향을 참고해서 시험 때도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어떤 학문이든 현실과 동떨어질 수는 없다고 생각하고, 학문과 실제가 연결될 때 학문적 가치는 상승할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읽어야 하는 글의 분량이 상당하고 시간은 부족하기 때문에 속독과 중요 요점을 메모하는 SKILL이 필요하다. 노트를 한 권 마련해서 과목별로 필기 및 내 생각 덧붙이기를 통해 시험노트를 준비하고자 한다.
문제는 나머지 한 과목이다. 학부나 석사 과정에서 배운 적이 없고 박사 과정에서 처음으로 수강하는 과목이기 때문에 낯설었다. 그러나 이 과목이 학부, 석사 과정에서의 수학을 전제로 하여 발전된 내용을 강의하기 때문에 많은 학생들이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알고 있다. 이전의 교육과정과 내 박사과정의 전공이 무관하기 때문에 발생하는 한계이다. 전략은 더욱 복잡하다. 처음부터 꼼꼼하게 공부하려고 하면 시간 내에 다 학습하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보기 때문에, 기출문제와 쪽지시험에 나온 문제를 완벽하게 암기하고 이해하는 것에 시간의 80%를 쓰려고 한다. 최대한 낯선 용어들을 익숙하게 만들기 위해 자꾸 써보는 연습이 필요할 것이다.
3. ACTION : 역순으로 할 일 하기
시험일을 D-DAY로 잡고 역순으로 공부해야 할 분량을 나누고 하루하루 목표 공부량을 달성하는 것을 과제로 한다. 시간이 촉박하지만 회사에서 쉬는 시간을 쪼개고 점심시간에도 공부한다면 기본 암기량은 채울 수 있을 것이다.
예전에도 공부는 머리가 아니라 엉덩이로 하는 것이라 배웠고, 배운 대로 실천해 왔다. 그러나 40대를 앞두고서는 체력이 많이 떨어지는 것이 느껴진다. 도서관에서도 한 시간을 겨우 집중해서 공부할 수 있는 저질 체력으로 최선의 성과를 내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닐 것이다. 그러나 내가 전일제 학생이 아니라 직장인 겸 학생이라는 사실을 인정하고, 그 한계 내에서 주어진 시간을 최대한 효율적으로 쓰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