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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험관 시술 1회 차, 처음이라 무서워요

by 주인공김씨

드디어 난임의 원인 중 하나였던 자궁근종을 제거한 후 6개월이 지났다. 의사는 자궁근종이 언제든 재발할 수 있으니 다음에 재발하게 된다면 자궁을 제거하는 것이 좋다고 했다. 따라서 임신을 원한다면 자궁근종이 재발하기 전에 시도해야 한다고 했다. 마음이 급해졌다. 내게 남은 시간이 얼마 없다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이 시기를 잘 맞춰서 임신을 시도하기로 했다.


자궁근종으로 인한 난임진단서를 발급받았다. 이것으로 정부에서 지원하는 시험관 시술비 대상이 될 수 있었다. 초저출산 국가인 한국에서 태어나 임신을 희망하는 것만으로 정부의 재정 지원을 받을 수 있다니 참 다행이라 여겨진다. 병원에 지원 대상임을 확인하는 문서를 제출했다. 이제 긴 여정의 첫 발을 뗀 것이다. 생리 2~3일 차에 병원을 방문하면 내게 부족한 각종 영양제를 처방받고 난자를 성숙하게 만드는 주사를 맞는다. 처음은 병원에서 시술해 주고 앞으로 최대 4일은 혼자서 배에 주사를 놓는 과정을 거쳐야 한다. 혼자서 주사 놓는 법을 설명해 주지만 처음 듣는 설명은 모두 암기하기가 쉽지 않았고, 가는 주삿바늘을 내 눈으로 볼 수 있는 배에 삽입하는 것은 꽤나 무서운 과정이었다. 그래서인지 처방받은 영양제를 받지 못한 것도 잊은 채 병원을 나섰다. 하나의 팁은 뱃살을 꽉 잡을수록 주사가 아프지 않다는 것이다. 다른 통증이 주사 통증을 잊게 만드는 것 같다.


가임력 검사를 받을 때보다 시험관 시술을 위한 처치를 받을 때 비용이 현저하게 감소했다. 아마도 정부 지원 때문인 듯싶다. 매번 초음파 검사를 받아야 하고 난자의 성숙도를 추적한 다음 최적의 상태일 때 시술을 하는 것 같았다. 이 과정이 3~4시간 정도 소요되었다. 왜 많은 여성들이 시험관 시술을 시도하면서 휴직하거나 회사를 그만두는지 알 것 같았다. 생각보다 많은 시간이 소요되고 매주 병원에 가야 하며, 시술 후에는 몸 상태가 좋지 않은 경우도 있다고 한다. 엄마가 되는 과정은 멀고도 험한 것 같다. 아직 나는 시술 전이고 준비 과정이라 주사를 매일 맞아도 특별히 몸의 변화가 느껴지지는 않는다. 다음 주에 시험관 시술을 받은 후가 관건이 될 것 같다.


앞으로 일주일 간은 최적의 몸상태를 만들기 위해 운동에 돌입할 예정이다. 건강한 내 몸에서 건강한 아이가 태어나기를 바라기 때문이다. 여전히 회사에 다니면서 임신을 시도하는 것이 불안하기는 하다. 이래서 난임휴직이 있는 것인데, 아직은 좀 더 노력해 보고 싶다. 집에만 있다가는 먹고 자기만을 반복할 것이기 때문에 회사를 규칙적인 일과로 정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다. 최선을 다해서 할 수 있는 한 나의 노력을 투입하는 것이 나중에 후회를 남기지 않는 방법이라고 여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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