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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빛광 Nov 18. 2023

젊음이란 땀이 흥건한 곳

배달의 민족 B마트 일일크루 체험기


배달의 민족 B마트 일일크루를 해 보았습니다.


이직이 장기전이 된 이상,

마냥 집에서 식객으로만 지낼 순 없었습니다.


어느덧 출근이란 걸 해본 지

어언 달이 넘어가니


노동이라는 게 어떤 것이었는지

까먹지 않도록

리마인드를 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죠.


단기직을 구하는 조건은 딱 하나였습니다.

내가 일자와 시간을 선택할 수 있을 것.


그 조건에 부합하는 곳은

생각보다 찾기 쉽지 않았고

선택한 곳이 B마트 일일크루입니다.


항상 인력부족에 시달리고 있는 이곳은

부족한 인력을 일일크루로 채우고 있습니다.




이곳에서 일일크루가 하는 일은 간단합니다.


주문이 들어온 대로 상품을 담아

배달기사가 배달할 수 있게 포장하는 것.


간단하지만 그리 쉽지 않습니다.

우선 쉴 새 없이 쏟아지는 주문을

계속해서 처리해야 합니다.


다른 물품의 바코드를 찍거나

유통기한을 확인하지 않거나

보냉제를 넣지 않는 등 자주 하는 실수는

대부분 시스템에서 잡아줍니다.


너 딴생각했지? 하면서요.


기기로 리스트를 받고 시키는 대로

물건을 담아 포장해 넘기다 보면

말 그대로 무념무상으로

일에만 집중하게 됩니다.


요즘 머리가 아주 복잡해서

누가 내 머리를 좀 비워줬으면 하곤 했는데

이 일이 아주 적합하더군요.




FC마다 다르겠지만 주문이 오지 않아

잠깐 숨 좀 돌릴 수 있나? 할 수 있는 시간은

총 8시간의 근무 시간 중

도합 5분이 채 되지 않습니다.


그건 일일크루 외에 정규크루는 물론

직원급도 마찬가지입니다.

모두가 쉴 새 없이 땀 흘리며

분주하게 움직입니다.


FC 내 인력들이 쉴 새 없이 움직이면

어느새 크게 밀리지 않고

주문들이 처리됩니다.


그것을 보고 있으면 참 신기합니다.


아주 효율적으로 인력을 운용하는

본사의 계산에 감탄이 나오는 부분이죠.




확실히 이곳의 근무 강도는

최저시급보다 많이 받을 만하다고 생각됩니다.


당장 같은 돈을 받지만 이보다 편하거나,

비슷하게 힘들지만 많은 돈을 받는 일을

떠올릴 수 있을 정도입니다.


그에 비해 가지는 장점이라면

내가 원하는 일자를 골라서 일할 수 있는 것.

한 가지입니다.


노동의 대가 또한

수요와 공급에 의해 결정됩니다.


최저시급을 줌에도

이곳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충분히 있다는 것은


사용자와 노동자의 이해관계가

상충했다는 뜻이겠죠.




최저시급 아르바이트는

자본주의 사회 가장 밑바닥 계층입니다.


그 계층을 담당하는

앞날이 창창한 10대 후반에서 20대 초반.


이곳, B마트 FC 땅바닥에는


주문을 받아 포장하는 사람이 아닌

주문을 하는 사람이 되려는

그들의 땀으로 흥건하구나.


라는 생각이 들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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