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이렇게까지 해봤다
친구들에게 돈을 어떻게 하면 모을 수 있냐는 질문을 종종 받는다.
이건 아주 쉽다. ‘아껴 쓰면 된다’
이 글을 보고 있는 사람이라면 돈에 관심이 있을 것이고, 분명 ‘짠테크’라는 단어를 한 번쯤은 들어봤을 것이다.
짠테크라는 단어가 생기기 전에 이미 생활화하고 있던 사람으로서
내가 했던 경험, 그리고 나도 모르게 몸에 밴 습관들에 대해 이야기해보려 한다.
상황 1. 너무너무 사고 싶은 옷이 생겼다.
IT회사에서 마케팅 관련 업무를 할 때 트렌드에 뒤처지지 않고 싶어서~ 블라블라(변명) 핫하다는 옷과 신발, 액세서리들을 구매해서 나도 경험해보고 싶었다. 예산은 제한적이었고 욕심은 끝이 없었다.
그때 내가 나를 절제했던 방법은 다음과 같다.
1. 사고 싶은 옷이 보이면 일단 장바구니에 모조리 담는다. 웹서핑이 끝난 후 마음에 들지 않는 제품들은 장바구니에서 삭제한다.
2. 이 옷을 당장 못 사면 후회할 것 같아도 일단 잠에 든다.
3. 잠에 들면 일단 성공이다. 그다음 날 일상생활을 하면 하얗게 잊어버리게 때문이다.
4. 최대 3일까지 고민해 봐도 이 옷은 없으면 안 되겠다 싶은 마음이 들면 그때 구매한다.
단, 구매에도 조건이 있다.
지금도 내 꾸밈 비용*의 1회 예산은 15만 원이다.(물론 전자기기는 예외) 이 이상을 넘어가면 마음이 짜게 식어버리며, 필요한 경우 회사에서 받는 상품권으로 구매한다.
*여기서 의미하는 꾸밈 비용은 화장품, 옷과 같은 생활필수품에 포함되지 않는 비용이다.
1억을 모으는 동안 내 돈으로 단 한 번도 비싼 명품을 구매한 적이 없다.
감사하게도 부모님과 집안의 어른들께서 가끔 가방과 옷, 주얼리들을 물려주셨고 스테디 제품들이라서 지금도 사용할 수 있었다. 패딩과 코트, 시계, 주얼리와 같은 고가의 제품은 구매하지 않은지 5년이 다 되어간다.
물론 나라고 전혀 구매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 내 기준에 맞춰서 사고 있다가도 어느 순간에는 폭주하기도 한다. 이럴 땐 통장잔고를 보는 충격요법을 추천한다..
상황 2. 오늘 지각이다, 택시를 타야 하는 상황이다.
나는 택시를 타는 상황을 최대한 만들지 않는다. 왜? 택시에 들어가는 돈이 내 변동 지출 중에 가장 아까운 비용이다.
(물론 개인 사정에 따라 이야기가 다르겠지만)
내가 게을러서, 조금만 부지런하면 지출하지 않아도 되는 비용에는 절대 지출을 하지 않는다. 내가 내 돈 주고 택시를 타는 일은 1년에 다섯 번이 채 되지 않는다.
한동안은 돈을 아껴보겠다고 전철이나 버스 중에 몇 십 원이라도 저렴한 대중교통을 이용하려고 했던 적도 있다.
알뜰교통카드를 아시는가? 평소 광역버스와 지하철을 이용하는 사람이라면 알뜰교통카드를 추천한다. 최소 월에 커피 1잔 정도는 현금으로 환급받을 수 있다.
상황 3. 운동하고 싶다, 살 빼고 싶다.
돈 안 드는 홈트를 추천한다.
라는 첫 문장을 기대했다면 경기도 오산(?). 나는 건강과 배움에는 돈을 아끼지 않는다.
내가 열심히 살아가면서 얻게 될 모든 것을 누리기 위해서 나는 건강해야 하기 때문에 운동비에는 지출을 아끼지 않았다.
물론 생활 반경 내에서 가장 저렴한 샵을 이용하거나 재난지원금이나 복지포인트로 운동을 끊은 것은 당연하다.
코로나가 터지고 지난 3년간 나는 꾸준히 운동을 했고, 다이어트는 물론 자세가 곧아졌으며 운동을 해야 하는 이유를 알게 되었다.
운동은 나에게 성취감을 가져다준다. 이유는 잘 아실 것 같아 패스.
나는 아무리 바쁘더라도 최소 주에 3회, 최근에는 풀재택근무를 하게 되면서 주 5회 운동샵을 가고 있다.
상황 4. 친구들과 약속이 있다. 나에게 남은 예산이 얼마 없다.
만나고 오면 늘 무언가 배워왔기 때문에 약속을 취소하는 경우는 거의 없었다.
돈이 없어도 사람을 만나고 싶을 때 나는 내 예산에 맞는 식당을 내가 직접 찾았다.
예를 들어 모임 인원이 4명이라면, 4명이 함께 가서 먹고 계산했을 때 예상 비용이 괜찮은 식당으로 갔다.
만나는 사람들에게는 만남에 적극적이라는 호감을, 나의 예산에는 넉넉함을 가져다줄 수 있는 좋은 방법이었다.
다만, 시간이 금인 사람들에게 이 방법은 비추천!
상황 5. 경조사가 있다.
나에게는 돈을 쓰는 몇 가지 규칙이 있다. 그중 한 가지가 사람에게는 돈을 아끼지 말자는 것.
언젠가 나에게 돌아올 것을 기대하는 것은 아니다. 선물하고 축하하면서 얻는 내 기쁨이 큰 것도 있지만, 항상 주변 사람에게는 잘하려고 한다.
내가 살아가는 사회가 사람에게는 인색하지 않았으면, 나로 인해 내 주변 사람들이 잠깐이나마 행복했으면 하는 마음이 있기 때문이다.
나중에 못 돌려받아도 괜찮아? 하는 질문에 대해 나는 그 돈 받지 않아도 괜찮을 정도의 재력가가 될 거니까 걱정하지 말라고 답한다. 자신 있다.
상황 6. 내 옆에 있는 아파트가 좋아 보인다.
돈을 아끼는 습관은 아니지만 너무 좋은 습관이 되어 추가로 써본다.
나는 차를 타고 지나갈 때 내 옆에 있는 아파트 시가를 찾아보는 것이 습관이다. 내가 지나가는 동네의 아파트 가격은 어느 정도 되는지, 매물은 몇 개나 나와있는지, 아파트는 언제 지어졌는지 등등. 처음에는 큰 생각이 없어도 자꾸 찾다 보면 생각도 쌓이기에 ‘연식은 오래됐는데 지난번에 봤던 아파트보다 얼마나 비싸네?’ ‘회사에서 이 정도 가까운 거리인데 이 정도 전세가격이면 괜찮은데?’와 같은 자꾸 호기심이 생기는 꼬리 질문들이 생겨난다.
방법은 이렇다.
1. 네이버 지도를 켠다.
2. 현재 위치를 누르고 궁금한 아파트 아이콘을 클릭한다.
3. 네이버 부동산에 들어가서 정보를 확인한다.
4. 가능하다면 네이버 메인에 아파트명을 다시 검색해서 관련된 정보를 찾아본다.
참 쉽다. 쉼을 위해 이동 중에 머리를 식히는 것도 좋지만 시간을 조금 더 알차게 채우고 싶다면, 부동산에 관심이 있다면 이 정도 액션을 취해보는 건 어떨까.
이 모든 상황과 과정에서 ‘나 이렇게까지 살아야 돼? 사고 싶은 거 누리려고 행복하려고 돈 버는 거잖아.. 나 너무 불쌍해..’라는 생각이 들었으면 성공이다. 앞으로 더 많은 돈을 모으고 벌 준비가 된 것이다.
돈을 아낄 수 있는 최대한의 노력을 해본 것이니까. 나는 습관을 체득하기 위해 스스로를 단련시켰다. 나에게는 돈을 아끼는 습관, 구매 전에 한 번 숨을 쉬는 그 기간이 필요했다.
결론적으로 나는 돈을 귀하게 여기는 습관이 생겼다. 내가 필요할 때 쓸 수 있기 위해 평소에는 아껴야 한다는 것을 배웠다.
회사 급여가 오를수록 이 습관들이 무너지기가 쉬웠다. 그럴 때마다 월급 400만 원인 사람에게 40만 원을 쓰면 360만 원이 남지만, 4000만 원인 사람에게 40만 원을 쓰면 3600만 원이 남는다는 것을 잊지 말자는 다짐을 했다.
1억 저금을 처음 꿈꿨던 20대 중반에는 내가 1억을 모을 즈음이면 무언가 많이 바뀌어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하지만 그렇게 꿈꿨던 1억을 모아도 물리적인 내 현실은 나아지지 않았다. 지금 살고 있는 오피스텔이 아파트로 바뀌지도, 차를 구매하지도, 명품을 편하게 구매하지도 못한다.
1억이라는 숫자에 대해 조금 더 객관적으로 살펴보자면, 네이버 연봉실수령액에 1억을 입력했을 때 월 환산금액은 6,521,293원이다. 연봉 1억을 받아도 월에 6백여 만원 밖에 수령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1억을 향해 달려왔는데 끝이 보이지 않는다. 도대체 이 여정은 언제 끝나는 것일까?
자본주의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는 이 과정을 끊임없이 반복해야 한다. 평생을 해야 하는 것이기에 나는 습관을 빠르게 들이고자 했던 것이다. 한 콘텐츠에서 소녀시대 서현이 했던 말이 있다. ”다이어트는 평생 하는 것이라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저는 습관을 빠르게 들이려고 했어요. “ 참 현명하다. 나는 돈을 모으는 것에도 해당된다고 생각한다.
부자 되고 싶으시다면? 돈을 모으는 습관을 빠르게 들여보세요.
이 글을 읽고 계신 분들 중에 소비가 자유롭지만, 돈을 모으고 싶은 분이 있다면 내가 했던 방법을 추천드린다.
그리고 이미 이 과정을 겪으신 분들 중에 더 좋은 방법과 생각이 있다면 말씀부탁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