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범한 일상을 공유하다.
최근 열심히 글을 써보려고 노력 중이다. 그 이유는 내 글을 좋아해 주는 '친구'의 한 마디 때문이다.
'글 좀 자주 써~ 어려운데 쉽게 읽히는 그런 게 있어. 무슨 말인지 알지? 작가를 했어도 잘했을 거야. 암튼 더 자주 써'
항상 내 글을 제일 처음으로 봐주고 응원해주는 친구의 말에 기분이 좋아지기도, 더 열심히 써야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나는 개인적으로 쉽게 읽히는 글을 쓰는 작가가 진정 글을 잘 쓰는 작가라고 생각한다. 있어 보이려고 어려운 단어를 남발하며 각종 미사여구를 사용하며 겉멋이 번지르르한 글을 좋아하지 않는다. 그래서 나는 최대한 담백하게, 있는 그대로 글을 쓴다.
그래서 친구의 내용이 어려운데 쉽게 읽힌다는 말에 더욱더 기분이 좋았는지 모른다.
논문을 보다가도 온갖 어려운 단어와 이론을 가지고 와서 번지르르하게 써내리는 연구자들이 있다. 나는 읽으면서도 이해가 가지 않는다. 최대한 여러 번 읽고 또 읽고. 엄청 이해하려고 노력해야지만 아주 조금 이해를 할 수 있는 글들이 있다. 난 개인적으로 이런 글을 좋아하지 않는다. 어떤 논문은 아주 어려운 내용이지만 어떤 생각으로 이 글을 썼고, 거기에서 어떤 이론으로 설명될 수 있는지, 말하고자 하는 바가 무엇인지 간결하고 이해하기 쉬운 글이 있다. 이런 연구자들이 더욱더 글을 잘 쓰는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독자에게 나의 생각을 얼마나 잘 전달할 수 있느냐가 더 중요하다.
물론 내가 엄청 글을 잘 쓰는 사람이 아니란 것은 알고 있다. 언제나 나의 부족함을 느끼고 있다. 그저 좀 편하게 읽히는 글을 써야 한다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 나의 일상도, 사회적 이슈에 대한 이야기도 편하게 읽혔으면 좋겠다. 이런 나의 마음이 글로써 전달이 된 것 같아 얼마나 기쁘던지.
최근에는 너무 다양한 것들에 대한 고민이 생기다 보니 가끔 자아는 단속적인지, 연속적인지에 대한 생각을 하게 된다. 우연히 유튜브에서 대화의 희열 '아이유'편을 보았는데 항상 메모를 써놓고 작사를 해야 할 때는 써놓았던 메모들을 꺼내보곤 한다고 이야기했다. 그 말에 김중혁 작가는 본인도 항상 그런 고민을 하게 되는데 내가 과거의 나를 착취하는 느낌이 든다고 표현했다. 그래서 자아는 단속적인 자아인 것 같다는 이야기를 하였다. 17세의 나와 26세의 나는 과연 같은 인간일까?라는 질문을 던진 것이다.
이 영상을 보고 난 뒤에 엄청난 수렁에 빠진 것처럼 매일 나의 자아는 단속적일까 연속적일까를 고민한다. 어떤 때는 단속적이기도 한 것 같고, 연속적이기도 한 것 같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지금도 계속 나는 성장하는 존재인지, 단속적인 존재인지에 대한 고민을 계속하고 있다.
글을 쓰는 것은 어렵지만 재미있는 과정
생각하는 것은 재미있다. 왜 이런 현상이 나타나는 것일까? 왜 이런 생각을 하는 것일까? 나는 왜 이렇게 생각하게 되었지? 어떤 근거가 있을까. 무엇이 나라는 사람을 성장시키고 있는가? 등등 끊임없는 생각을 하고 넘겨버리는 경우도 있지만 어떤 것에 대해서는 이렇게 글로 남기려고 노력한다.
글로 남기는 과정 자체가 나의 생각을 정리하는 과정이기 때문이다. 말로는 두서없이 횡설수설하게 떠들어대던 것들이 글로 남기면 나의 생각의 흐름을 볼 수 있다. 또 글을 쓰면서 사실 이해가 가지 않던 일들이나 사람들이 조금 이해가 되기도 하고, 어떤 경우에는 너무 이해가 가지 않기 때문에 글을 쓰면서 내가 왜 이해가 가지 않았는지를 정리하기도 한다. 내 생각의 오류를 발견하는 계기가 되기도 한다.
그래서 어떤 글들은 편하게 써지기도 하지만 어떤 글들은 많은 생각을 하다 보니 한 자 한 자 어렵기도 하고, 내 논리에 근거를 만들기 위해 관련 자료를 찾아보기도 한다.
어렵지만 마무리를 짓게 되었을 때(마무리가 없이 글도 두서없이 떠들어대다가 끝내는 경우도 많다.) 그 과정과 결과가 뿌듯하기도 기쁘기도 하다. 그러나 나의 생각은 언제나 바뀔 수 있다는 점. 과거 나의 글들이 창피하고 왜 저런 생각을 했지?라는 생각이 들어도 그때의 나는 그런 생각을 했었구나, 나는 왜 이런 생각으로 바뀌게 된 것일까? 하며 또 생각할 수 있는 기회가 되기도 하니까.
결론은 오늘 나의 글은 항상 내 글을 제일 처음으로 읽어주는 내 친구에게 보내는 편지 같지 않은 편지.
늘 고마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