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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열매달 Jul 24. 2020

'다르다'와 '틀리다'

삐딱이가 바라보는 세상



 일상생활에서 혹은 방송을 보다가도 많은 사람들이 '다르다'와 '틀리다'를 구분 없이 사용한다. 이 부분은 좀 흥미롭기도 한데 오히려 외국인이거나 교포들이 '다르다'와 '틀리다'의 구분을 더 정확하게 한다. 그 이유는 '다르다'는 영어로 Different이고 '틀리다'는 영어로 Wrong이기 때문이다.



 나는 '다르다'와 '틀리다'의 구분을 못하는 경우를 보면 사실 신경이 많이 쓰인다. 사회가 사용하는 언어는 그 사회를 보여주는 것이기 때문이다. 다르다와 틀리다를 단순하게 혼용하여 사용하다 보면 그 사회는 다름을 인정하지 않고 틀렸다고 표현하는 사회가 되어버린다. 그것이 곧 사회 구조가 되어 다름을 이해하지 못하는 폭력을 저지르게 된다고 생각한다.



  일상생활에서 자주 보는 상황을 설명해보자면,

 

  '너와 나는 생각이 틀려'

  '나이가 드니까 몸이 예전하고 틀려'

  '매일 보는 풍경도 볼 때마다 틀려'


 방송에서 자주 보는 상황은 아래와 같다. 물론 이보다 더 많은 사람들이 혼용하고 사용하고 있다. 


/newAde(2015.11.05) [나노 시청]‘뉴스룸’ 강동원, 오빠도 헷갈리는 ‘틀리다’와 ‘다르다’, 검색일 20200724)

 



 위의 경우 1번은 '틀리다'라고 말하는 것이 맞다. 강동원 정도의 외모라면 연기력을 따질 필요가 없다는 점을 반박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릇된 사실을 이야기 할때는 '틀리다'는 표현이 맞다. 그러나 2,3,4번의 경우 같지 않다는 이야기를 하고자 하기 때문에 '다르다'라는 표현을 해야 맞다.



 심지어 기자들도 '다르다'라고 표현해야 하는 것을 '틀리다'라고 표현하는 경우도 있다. 학교 선생님은 시험 문제에서도 틀렸다와 다르다를 혼용하기도 한다.(전부라는 것은 아니다.) 틀렸다는 표현은 맞지 않다는 표현이고, 다르다는 표현은 같지 않다는 표현이라는 것을 알아야 한다. 



/머니투데이(2014.10.28) 나윤정 기자;사진제공=SBS(☞ 영상 보기, 주소: http://youtu.be/gQlrJ3 yQw6 Q? t=1 m29 s), 검색일 20200



  이화연 명지대학교 교수는 '사회언어학적 시각으로 본 언어와 문화의 역동성'이라는 논문에서 언어가 갖는 의미는 문화, 즉 그 언어 사회 또는 공동체(speech community)가 자신을 그리고 자신을 둘러싸고 있는 세상을 어떻게 인식하고 해석하는지를 잘 반영하고 있다. 이렇게 언어는 그 사회의 경험과 정서, 사고방식, 그리고 고유한 문화적 배경과 긴밀히 연계되어 있어 우리가 쓰는 언어 표현들이 그렇게 자연스럽게 우리와 함께 살게 되는 것이라고 설명한다. 나 또한 동일하게 생각한다. 그렇기에 최근 혐오 표현들이 아무렇지 않게 장난스러운 언어로 사용되는 것에 심각한 우려를 표한다. 




 우리 사회가 차이와 다름을 인정하게 되는 첫걸음은 올바른 표현 사용이라고 생각한다. 차이를 인정하는 사회, 다름을 인정하는 사회로 나아가는 것이 우리 모두가 평등하고 행복한 권리를 누릴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너'와 '나'는 '다른' 사람이고, '다른' 생각을 하고, '다른' 삶을 살아간다. 그것이 틀린 것이 아니다. 다른 것이다. 다름에 대한 인식을 못하면 차별적인 언어를 사용함에 스스럼이 없어진다.




 개인이 사용하는 언어들이 모여 사회를 이루고, 그 언어들이 쌓여 문화가 된다. 건강한 사회와 문화를 위해 차별적인 언어를 나도 모르게 사용 하고 있지는 않은지 성찰하는 시간이 필요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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