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양제, 먹어서 건강한 걸까, 건강할 만큼 관심 있어서 먹는 건가
조금 오래된 자료이긴 하지만 지금도 그리 달라지지 않았을 것으로 보이는 재미있는 연구입니다. 보건당국이 비타민이나 무기질 같은 이른바 '건강기능식품'을 먹는다는 사람들을 조사해보니, 상대적으로 건강한 사람들이 영양제를 더 먹는다는 결과가 나온 겁니다.
국민건강영양조사 4기 1차년도(2007년) 분석을 봅시다. 4090명을 대상으로 최근 1년 간 식이보충제를 복용했냐고 물었습니다. 33.4%가 그렇다고 했네요. 성별로는 여성 38.3%, 남성 28.6%로 여성의 복용률이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여기서 말하는 식이보충제란 비타민제, 무기질제, 종합영양제 등 영양소 보충을 목적으로 제조된 의약품이나 식품의약품안전처에 건강기능식품으로 등록된 제품 등을 말합니다. 한약 같은 건 뺐습니다.
어떤 사람들이 식이보충제를 열심히 먹는지도 봤습니다. 아침식사를 하는 사람(34.4%)이 그렇지 않은 사람(28.5%)보다 식이보충제 비율이 더 높은 것으로 나왔네요. 또 담배를 안 피우는 사람, 위험한 수준의 음주를 하지 않는 사람, 가공식품을 선택할 때 영양표시를 확인하는 사람 등 상대적으로 건강한 생활습관을 가진 사람들의 식이보충제 복용률이 일관되게 높은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결국 애초 건강에 관심이 많고 관리도 열심히 하는 사람들이 거기에 더해 식이보충제까지 챙겨 먹는다는 것이죠.
그럼 이런 식이보충제는 선택하는 방법은 뭘까요. 절반 이상이 친지나 주변 인물의 권유에 의한 것이었고, 전문가(의사)의 권유로 먹게 됐다는 응답은 6%에 불과했다네요. 대부분 제품에 성분이 잘 기재돼 있지만 여러 제품을 복용할 경우 일반인들이 유사성분을 찾아내기란 쉽지 않아 정부와 학계의 홍보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질병관리본부 측은 설명했습니다. 12년이 지났지만 이 조언은 여전히 유효한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