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들레이드 식물원 방문기

by 잡초성





여행 중 날씨가 좋으면 어김없이 식물원을 찾는다.

특별한 여행 방식은 아니지만, 그 나라가 자연을 어떻게 대하고 있는지 가장 직접적으로 보여주는 곳이기 때문이다. 동생을 만나러 간 김에 애들레이드 시티 중심에 있는 식물원에 방문해 보았다. 들어서자 드넓은 정원들이 맞이해 준 풍경은 눈이 시원해졌다.


드넓은 곳에 한 번씩 누워보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조금 걸어가다 보니 엉기성기 걸쳐진 그물망과 팻말을 보게 되었다. 자세히 읽어보니 야생종들을 수집하고 그 씨앗들을 조사하고 보존하며 재생산해내려고 심어둔 작은 연구소 같은 곳이었다.

씨앗은 이름표 대신 몰드(형상틀)로 제작된 모형으로 소개되고 있었고, 더 작고 여린 종들은 작은 케이지 안에서 보호를 받으며 자라고 있었다.

Seed Keeper처럼 잘 자라고 있는지 구경해 보았다



Bicentennial Conservatory 앞을 지나서 작은 저수지를 보았는데 고여있는 물인데 녹지화가 되어있지 않고 깨끗한 상태로 유지되어서 신기하게 바라보고 있었다. 그다음 커뮤니티 가든을 지나 큰 습지를 보게 되었다. 그곳에서 해답을 얻을 수 있었다. 이 식물원은 상수도가 아닌 자연수를 사용한다는 점이다. 애드레이드 강에서 끌어온 물을 2-3단계 습지를 통해 정화한 뒤, 마지막 저수지에 저장해 사용하고 있었다. 50헥타르 규모의 식물원(여의도의 약 17%, 축구장 70개 크기)에 이 물이 공급된다는 사실이 놀라웠다.


예전이라면 자세히 읽어보지도 않았을 정수 시스템 이야기



다 같은 육각형인 줄 알았는데

작물을 키우는 방식은 다양할 수 있다. 다만 파마컬처 수업을 들으며 가장 부러웠던 점은 자연 그대로의 방식을 모방하면 오히려 더 쉽고 풍요로운 생태계와 만날 수 있다는 깨달음이었다.

애들레이드 식물원에서도 그런 태도가 전반에 깔려 있었다.

예를 들어 커뮤니티 가든에서는 상호보완적인 작물들을 함께 심는 방식이 적용되고 있었다. 장미 가든에서는 살충제가 아닌, 무당벌레나 말벌 등 천적을 이용해 해충 문제를 해결한다. 벌은 무서운 존재가 아니라 이곳 생태계를 돕는 동료로 여겨지고 있었다. 이러한 점들을 단순히 텍스트로 작성된 종이로 전달하는 것이 아니라 벌들이 어떠한 집을 짓고 사는 등의 구조물을 이용해서 진정으로 이해할 수 있는 방식을 제공해 주는 것 같았다.

이 공간을 둘러보면서 느낌, 나만의 느낀 점은

정원은 가꾸는 일이 아니라 자연과 함께 살아보려는 인간의 시도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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