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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Romantic Eagle Jul 13. 2024

짝사랑은 창문 열린 방에 틀어놓은 에어컨과 같은 입장

인지도 모른다. 힘이 든다.

나를 가장 좋아하는 아이들이

나에게

삐지면

  나를 가장 싫어하는 아이들이

되곤 했다.



어린 시절 다 겪은

경험이지만




어른으로 살아야 하는 입장이

있기에

일일이 이해시키지 못하는 것들은




그 아이들이

자라야만



시간이 해결해주는 일이었고




아이들이 자랄동안

어른의 역할은

그 위치와 경제적 안정은

어느정도 유지하는 것이었는지도

모른다.





엄마 아빠가

정서적으로 많은 것은

안정시켜주지 못했지만

밥은 잘 챙겨주셨고,




어떻게든 살다보니

어떻게든 살아있는

오늘과 마주한다.






반드시 어른이 되는 것으로

그 시절 어른을 이해할 수 없는 방식으로

그 시절 어른은

그 시절 아이로 살아야 했던 우리를

이해할 수 없었다.





서로를 이해한다 하지만

어쩌면

자기기의 평안을 위한

자신을 위한 이해인지도

 몰랐다.






누군가를

사랑한다 여기고 사는 것도

일종의 조건화된 상황이

만들어낸 환영인지도 모르는 방식으로





수년동안 나를 짓누르던

누군가를 향한 애정은

그냥 애초부터

나의 것이었던 방식으로




그 짝사랑 시작을 내가 했으니

끝도 내가 내면



어떤 일도 일어나지 않은 방식으로




희미하게 웃고는 있지만

가슴은 쓰라리고,



그동안 찍은 CT와

검사비,

먹은 약,

그리고 그 감정을 피하기 위한

여정들에 대한 기억만

남아서는





그 구간 동안에도

여전히 사람을 만나고

헤어지고를 반복했음이렸다.






꺼진 마음은

어떤 사과로도 어떤

물질적 보상으로도

살릴 수 없었다 .




그게 사랑이었고

그러한 순수함을 장기적으로

감당할 수 있는 타인은

없는 방식으로






홀로 남은 것 같지만

한국어와 문법을 빌려

기억을 내어놓고, 공유한다.





어떤 이해를 받지 못하더라도

그 기억이 내 언어로

표현되면서 치료받는 장본인은

바로 본인임을 알기에





살아야 하는 오늘도

어제보다 덜 아픈 시간을

보낸다





직장에서 누군가

에어컨을 끄지 않고 퇴근했다.




그 에어컨이 나에 의해

발견되지 않았으면

주말 내내

창문이 열려있는

그 방을 일정 온도로 유지했을 것이었다.



그리고 그 에어컨은

쉬지 못해 다치기 시작했겠지




누군가를 향한 마음도

그렇게 자기 동력을 써가며

쓰다보면

결국 닳는 것은

본인의 몸과 마음이었다.




그 가치가 어디 있을까




사랑의 의리를 지키고

나는 그렇게 버려두는 것에

어디 사랑의 의미가

이미 있는가.




싶다.





그래도 잔여하는 애매한

그리움과 아픔, 상처, 잔잔한

가슴아림은





어쩌면




인류의 만성 질환인지도 모른다.





해결할 수 없기에

미지수로 남아

우리를 내일도 살아보게 하는.





다시 울지 않을 자신은 없다

다시 누군가를 사랑한다는 착각에 빠지지

않을 자신도 없고






그렇게 자신하는 것들이

 나를 몰래 비웃는 것 같다.





그 비웃음에 나도 동조하며

한껏 웃어본다.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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