없기에. 통제할 수 없는 현상을 미리 겪을 필요는 없었다
다 쓴 로션 통이라도
결코 내 손을 데리고 나올 수 없는
남은 로션처럼
남은 헤어 오일처럼
남은 스킨처럼
누군가에 대한 기억과 감정은
아무리 털어내어도
본인의 힘으로는
완전히 버릴 수 없는
완전히 씻을 수 없는
흔적이었다
희한하게도
내 연락만 답을 늦게 하는
사람들이 있었고
그 사람들과는
이제 성공적으로 이별한
것 같지만서도
그 성공이라는 말이 무색하게
새로 만나는 사람들에게도
이전 사람들의 패턴과 습관이
보이는 것은
우연이 아닐 것이었다.
카페에서
노래 5개가
두 시간을 넘게 반복되게 되면
정말 지루하지만
어떻게든
그 노래 멜로디에서
흥미와 의미를 찾으려고 하는
본인을 발견한다
시간의 구간이
달라질 때마다
옆 테이블의 주인공들은
달라지고
이야기 소재도 달라지며
창 밖의 구름 모양도 달라지는 듯
보인다.
시간이 가지 않는다.
오지 않는 답장에 의한
시간의 무중력화인지,
괜찮다고 자부하는
이 시공간은
지독하게 외롭다가도
기꺼이 즐겁고
지독하게 좌절스럽다가도
나름 시원하며
모두가 나를 내버려두지만
꼭 그렇지만도 않은 방식으로
또 돌아온
음악을 타의적으로 듣다가
이내
자의적으로 듣기 시작한다.
그리움의 공터에 늘 데려오는
대상은
메밀꽃 필 무렵의
허생원이며
운수 좋은 날의 김첨지이며
마음의 비구름이 지나간 자리에는
볕이 든다.
그날 밤의 별을 기다리며
.
오지 않는 답장은
이제
오지 않겠다는 답장으로
인지되는 중이고
대답이 없음에서도
나름
희망적이고 긍정적 의미를 찾으려는
노력을 관두니
진실이 보이고 진심이
보였다.
진심으로
정말 진심으로
안되겠다는 그 진실.
그 것을 존중하려는 결심은
타인을 위한 것이 아니라
나를 위한 것임을 이해하는 중이다.
나 또한 누군가에게는
그런 방식으로 대답을 할 수가
있음도 알아가는 방식으로
다음 주 수요일에 비가 온다고 해서
걱정이 되기에
지금부터 우산을 쓰고 다닐 수 없듯이
인생을 대하는 태도를
조금 바꿔야 함을
이해하는 중이었다.
슬프지.
그립지.
이해하지.
그래도 안되겠다잖아.
이럴 때에는
마트를 가야 한다.
그리고 반드시
오늘이
둘 째주, 넷 째주 일요일인지
확인을 해야 한다.
오늘은 첫 째 주,
견우와 직녀가 만나는
7월 7일이다.
음력은 아니지만.
이런 날은
�
마트를 가야 한다. 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