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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Romantic Eagle Jul 07. 2024

다음 주 수요일에 비가 온다고 오늘부터 우산을 쓸 수는

없기에. 통제할 수 없는 현상을 미리 겪을 필요는 없었다

다 쓴 로션 통이라도

결코 내 손을 데리고 나올 수 없는

남은 로션처럼




남은 헤어 오일처럼



남은 스킨처럼







누군가에 대한 기억과 감정은

아무리 털어내어도

본인의 힘으로는

완전히 버릴 수 없는

완전히 씻을 수 없는

흔적이었다






희한하게도

내 연락만 답을 늦게 하는

사람들이 있었고




그 사람들과는

이제 성공적으로 이별한

것 같지만서도




그 성공이라는 말이 무색하게




새로 만나는 사람들에게도

이전 사람들의 패턴과 습관이

보이는 것은

우연이 아닐 것이었다.





카페에서

노래 5개가

두 시간을 넘게 반복되게 되면




정말 지루하지만

어떻게든

그 노래 멜로디에서

흥미와 의미를 찾으려고 하는

본인을 발견한다





시간의 구간이

달라질 때마다

옆 테이블의 주인공들은

달라지고




이야기 소재도 달라지며

창 밖의 구름 모양도 달라지는 듯

보인다.






시간이 가지 않는다.







오지 않는 답장에 의한

시간의 무중력화인지,





괜찮다고 자부하는

이 시공간은




지독하게 외롭다가도

기꺼이 즐겁고

지독하게 좌절스럽다가도

나름 시원하며




모두가 나를 내버려두지만

꼭 그렇지만도 않은 방식으로





또 돌아온

음악을 타의적으로 듣다가

이내

자의적으로 듣기 시작한다.







그리움의 공터에 늘 데려오는

대상은

메밀꽃 필 무렵의

허생원이며




운수 좋은 날의 김첨지이며



마음의 비구름이 지나간 자리에는

볕이 든다.





그날 밤의 별을 기다리며





.






오지 않는 답장은

이제

오지 않겠다는 답장으로

인지되는 중이고




대답이 없음에서도

나름

희망적이고 긍정적 의미를 찾으려는

노력을 관두니





진실이 보이고 진심이

보였다.






진심으로

정말 진심으로

안되겠다는 그 진실.






그 것을 존중하려는 결심은

타인을 위한 것이 아니라

나를 위한 것임을 이해하는 중이다.





나 또한 누군가에게는

그런 방식으로 대답을 할 수가

있음도 알아가는 방식으로






다음 주 수요일에 비가 온다고 해서

걱정이 되기에

지금부터 우산을 쓰고 다닐 수 없듯이






인생을 대하는 태도를

조금 바꿔야 함을

이해하는 중이었다.






슬프지.

그립지.

이해하지.





그래도 안되겠다잖아.





이럴 때에는

마트를 가야 한다.




그리고 반드시

오늘이

둘 째주, 넷 째주 일요일인지

확인을 해야 한다.







오늘은 첫 째 주,






견우와 직녀가 만나는

7월 7일이다.



음력은 아니지만.






이런 날은



마트를 가야 한다.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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