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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대 인수인계, 작은 디테일이 만드는 안전

by 지미니

밤 근무가 아침으로,

오전이 오후로 이어질 때,

가장 중요한 순간 중 하나는 handover (인수인계)이다.


하루 종일 함께한 어르신의 상태를

이제 막 교대한 동료에게 정확하게, 따뜻하게, 빠짐없이 전하는 것.

그게 바로 돌봄을 이어주는 다리다.



나는 처음엔 그저 “적혀 있는 내용만 전달하면 되겠지”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지금은 안다.

기록은 기록일 뿐이고, 말에는 온도가 있다.


“He had his lunch around 12, but didn’t eat much.

He seemed a bit withdrawn after a phone call from his daughter.”


“She needed full assistance with toileting this morning, more than usual.

Might be a sign of fatigue – please keep an eye.”


이런 말 한 줄이

다음 근무자의 마음을 준비시키고,

예상치 못한 상황을 예방한다.



인수인계는 ‘정보 전달’이 아니라 ‘배려의 기술’이다

• 단순한 ‘일정 나열’이 아니라,

그날 어르신의 표정, 태도, 기분까지 함께 나누기

• 시간만 말하지 않고, 상황과 이유를 함께 설명하기

• “모르겠어요” 대신 “이 부분은 확인이 필요할 것 같아요”

책임을 넘기기보다, 방향을 제안하는 말 쓰기


그리고 무엇보다,

서두르지 말고, 눈을 마주치고, 말의 속도를 맞추는 것.

그게 같은 팀으로 일하는 사람에게 줄 수 있는 존중이다.



서로의 인계를 신뢰하는 순간, 일은 달라진다


교대 사이에 불신이 생기면

작은 실수가 쌓이고,

그게 곧 어르신의 불편으로 이어진다.


하지만 서로의 말과 기록을 믿고,

“이전 근무자가 신경을 많이 썼구나” 하는 마음이 들면

자연스레 다음 사람도 더 집중하게 된다.


돌봄의 연속성은

기계가 아닌 사람의 책임으로 이어진다.



SBAR, 상황을 정리하는 좋은 도구


필요하다면,

SBAR (Situation–Background–Assessment–Recommendation)

방식을 사용하면 좋다.


• S: What’s going on now? (상황)

• B: What’s the relevant history? (배경)

• A: What do I think is happening? (평가)

• R: What do I suggest? (권장사항)


예를 들어,


“Mr. Lee has refused breakfast again (S).

He’s had poor appetite since yesterday morning (B).

He might be depressed or constipated (A).

I recommend a mood check and note in his chart (R).”


이런 식의 정리는

경력이 적은 사람에게도

“어떻게 말해야 할지”를 알려주는 지도다.



인수인계는 하루의 끝이자,

누군가의 하루가 무사히 이어지기 위한 첫걸음이다.



나의 한 줄


기록은 냉정하지만,
말 한마디는 돌봄을 더 따뜻하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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