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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비하는 당신에게. 자격증보다 중요한 것

by 지미니

나는 뉴질랜드에 와서

처음에는 아무것도 몰랐다.

헬스케어라는 단어조차 낯설었고,

누군가의 몸을 돌보는 일이

내 인생에 들어올 줄도 몰랐다.


하지만 어느 날,

내 마음에 작은 물음표가 생겼다.


“사람을 돌보는 일을, 나도 할 수 있을까?”



돌봄이라는 말은

그저 친절함이나 따뜻함만으로 완성되지 않는다.

뉴질랜드에서는 헬스케어 어시스턴트가 되기 위해

정식 자격 과정을 이수해야 한다.


내가 선택한 길은

NZQA 인증 Health and Wellbeing (Level 3 & 4) 과정.

처음에는 단어 하나하나가 어려웠고,

몸보다 영어가 더 힘들었다.



하지만 매주, 매 과제마다

내 안의 돌봄이 자라났다.

그건 단지 스킬을 익히는 게 아니라,

사람을 대하는 태도를 배우는 시간이었다.


Level 3에서는 기본적인 위생, 커뮤니케이션,

어르신의 권리와 안전에 대해 배웠고,

Level 4에 올라가면서는

Advanced Healthcare Assistant로서

보다 주도적인 돌봄을 훈련받았다.



자격보다 중요한 것


자격증은 분명 필요하다.

하지만 이 일을 시작해보니,

정말 중요한 건

자격증에 쓰인 레벨이 아니라,

사람을 대하는 ‘내 마음의 온도’ 라는 걸 알게 되었다.


어르신이 힘들어 보일 때

잠깐 손을 잡아주는 일,

눈빛을 읽고 먼저 물어보는 일,

조용히 숨을 고를 수 있게 기다려주는 일.


그건 교재에도, 시험에도 나오지 않았지만

현장에서 가장 많이 쓰는 기술이었다.



지금 나는

Advanced Level 4 자격을 가진 헬스케어 어시스턴트다.

하지만 그보다 더 자랑스러운 건,

이 일을 계속하고 싶다는 내 마음의 자격을

매일 새롭게 갱신하고 있다는 것.



나의 한 줄


진짜 돌봄은,
자격증이 아닌 태도에서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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