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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스틴 Aug 04. 2024

다음이 태국이어야만 했던 이유. 럭셔리의 성지, 방콕

Day 6 : 루이뷔통 복합문화공간이 방콕에 마련된 이유


왜 태국이어야만 했나.

많은 사람들이 아직도 내게 묻는다.

"그런데 왜 태국이에요?"

작년 한 해 동안 태국 및 기타 국가 마켓을 조사해 온 나에게는, 우리의 다음 시장이 태국인 것이 그다지 놀라운 일은 아닌데

앞뒤 배경을 모르는 사람들에게는 태국이 조금 의외인가 보다. 그래서 조금 설명을 해보자면.


활성화된 프리미엄 메이크업 시장

태국은 아세안 국가 중 프리미엄 메이크업 시장이 가장 큰 국가이다. 2021년 유로모니터 기준, 0.33조의 시장이며 2025년에는 0.5조까지 증가할 것으로 예측된다. 이는 기존 아세안의 럭셔리 시장으로 여겨졌던 싱가포르보다도 2배 이상 높은 수치이다. (싱가포르 21년 0.14조, 25년 0.16조 예측)

물론 해당 시장이 활성화되어 있다는 것은 기회가 있다는 것이지만, 그만큼 경쟁도 치열하다는 의미이기도 하기에 긴장을 놓을 수 없는 곳이기도 하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럭셔리 메이크업 브랜드인 우리에게 매력적인 무대임은 틀림없다.


주타깃 고객이 있는 곳

두 번째는 바로 고객이다. 일단, 우리 제품 가격대를 살 수 있을 정도의 인당 GDP가 갖춰져 있어야 하고, 25세에서 39세 여성의 수 역시 중요하다. 아세안 국가 중 인구자체는 인도네시아와 필리핀, 베트남이 압도적으로 많지만, 인당 GDP는 뒤에서 1~3위다.

이 말인즉슨, 아무리 고객이 많고 우리에게 관심이 많아도 막상 제품을 살 여력이 되는 고객은 적을 수도 있다는 말이다.


반면 태국은 아세안 6개국 가중 인구수는 4위지만, 인당 GDP로 했을 때 중간은 된다.

(세계은행 2021년 기준 인당 GDP 싱가포르 72,794 USD, 말레이시아 11,109 USD, 태국 7,066 USD, 인도네시아 4,333 USD, 베트남 3,756 USD, 필리핀 3,461 USD)

사실 인당 GDP만 보자면, 싱가포르는 아세안 국가 중 넘사벽이다. 하지만 싱가포르는 도시국가로 인구수가 현저히 적고, 그중 2539 여성은 120만 명으로 상당히 적다. 시장이 크는데 한계가 있을 것으로 생각이 됐다.


리스크가 적은 곳

마지막으로 리스크가 적은 것도 중요하다. 인구가 많은 인도네시아와 말레이시아도 충분히 매력적인 시장이지만, 두 국가는 이슬람계가 많아 '할랄'의 이슈가 있다. 특히 인도네시아는 '할랄 의무'에 대한 뉴스가 매년 들리는데, 이것에 대응하려면 회사 공장 자체가 할랄 인증을 받아야만 한다고 한다. 아직은 불가능하기에, 우리의 다음 국가로 정하기에는 상당히 불안정한 측면이 있었다.


결국 우리는 프리미엄 메이크업 시장 규모, 타깃 고객, 적은 리스크를 고려하여 태국을 다음 무대로 정한 것이다.





루이비통이 방콕에 복합문화공간을 오픈한 이유

칫롬역의 루이뷔통 복합문화공간


이는 루이뷔통이 태국 방콕에 아시아 최초의 복합문화공간을 오픈한 이유와 다르지 않을 것이다. 루이뷔통은 24년 3월, 방콕의 럭셔리 공간인 게이손 아마린에 카페, 플래그십 매장, 전시공간이 합쳐져 있는 복합문화공간을 오픈하였다. 이곳은 단숨에 방콕 MZ들을 사로잡았고, 1층의 루이비통 르 카페는 오픈 5개월이 지난 지금도 예약을 하기가 쉽지 않다. 그야말로, 소비력이 되는, 보여주기 좋아하는 방콕의 소비자들을 잘 잡은 셈이다.






센트럴 칫롬 백화점의 고군분투

매장 멋지다. 프라다 뷰티.


방콕의 유통채널들은 변화가 참 빠른데, 특히 백화점은 매달 변화들이 많아 놀랍기도 하고 재미도 있다. 태국의 주요 백화점 유통사는 시암 파라곤, 엠포리움 등을 갖고 있는 더몰 그룹과 센트럴 그룹이 투톱이다. 그래도 그중에서 가장 인기가 많은 건 아무래도 시암파라곤이다. 방콕 백화점의 1위에 빛나는 곳.


하지만 유통사 자체의 실적으로 보자면 센트럴이 1위다. 그러다 보니 얼마나 센트럴 입장에서는 속이 상하겠는가. 그래서 센트럴은 지금 대표 럭셔리 매장인 센트럴 칫롬을 리노베이션 하고 있다. 시암파라곤을 이겨보려는 노력이 눈물겹다.


이번에 '이를 많이 갈았구나'를 느낄 수 있는 대목은 아무래도 프라다 뷰티 첫 번째 매장을 거머쥔 것이었다. 물론 프라다 뷰티로서는 시암파라곤을 원했을 수 있지만, 리노베이션 같은 이벤트가 있어야 입점할 수 있는 특이점과 시점이 잘 맞물려 센트럴 칫롬이 그 기회를 잡았다.


2층도 계속해서 리노베이션을 함으로써 럭셔리니스를 한층 더 강화하고 있는데, 이번에 방문해 보니 돌체앤가바나 리빙까지 론칭하였다. 이처럼 럭셔리 브랜드를 많이 섭렵함으로써, 시암 파라곤보다 더 럭셔리한 고객들을 유치하려는 노력을 계속해서 하는 센트럴이다.


컬러감이 매우 좋은 돌체앤가바나 까사





우리의 첫 매장은 센트럴 칫롬에서.

글로벌 시장에서도 럭셔리 메이크업의 포지셔닝을 확보하고 싶은 우리 브랜드로서는, 센트럴 칫롬의 이러한 변화와 전략이 반갑다. 센트럴 칫롬에 입점해 있다는 것만으로도 럭셔리니스를 인정받은 셈이기 때문이다.


앞으로 태국 방콕에서 럭셔리 메이크업 브랜드로서 자리매김을 잘해야 하는 과제가 있다. 우리 브랜드가 태국 방콕에서 어떻게 럭셔리니스를 강화해 나가는지 많은 기대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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