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암 니슨 골때리는 딸아빠들의 감성 메모
<조리원의 조리법> (햇살 아빠)
산부인과에서 멀지 않은 곳의 조리원을 예약했다. 아내가 가고 싶은 곳이었다고 한다. 나도 회사에서 가까워서 잘 됐다고 했다. 산후의 힘든 몸을 추스르려면 일단 본인 마음에 드는 곳으로 가는 것이 중요하겠다고 생각했다.
이곳의 서비스 중 특히 더 유명한 것은 음식이라고 했다. 삼시 세끼뿐만 아니라 간식과 야식의 질이 높아 ‘조리원 호텔’이라고 불리기도 한다면서. 나도 덩달아 몇 끼니를 함께 먹어보니 정말 그런 얘기가 나올 만하다. 몇몇 처음 접하는 음식도 있었는데 임산부 전용식의 제약이 있음에도 꽤 준수했다. 음식을 대하면 그 재료와 조리법이 궁금해 아내와 곧잘 대화를 나누곤 했는데 이곳의 음식은 우리의 대화 소재로 자주 사용되었다.
조리원에 머무는 동안 아내의 몸조리에도 집중했지만 부부는 육아법을 배우는 데에도 열심을 냈다. 조리원에서는 가능한 휴식을 취하고 퇴원하라는 권유도 많았지만 우리는 이곳에서 최대한 배우고 육아를 시작하고 싶었다. 아이를 보는 사소한 부분까지 최대한 습득하고자 했다. 한 끼 식사를 위한 요리를 위해서도 복잡한 조리법을 알아야 하는데 한 아이의 인생을 위해 얼마나 많은 준비가 필요하겠는가. 굳이 밤새 아이를 데리고 자며 수면 패턴을 익히려는 아내의 노력에 조리원 원장님도 칭찬했다. 아이를 향한 기쁨과 사랑만큼 큰 양육에 대한 책임감이 이미 우리를 부모로 성장시키고 있는 것 같았다.
<조리원 out, 부산 Go!> (서아아빠)
조리원 2주를 모두 마치고 이제 서아에 대해 조금 더 알게된 엄마, 아빠는 널 데리고 먼 길을 가려고해. 외할아버지, 할머니가 계신 부산에서 2주간 머물 예정이라 미리 짐도 챙긴다고 준비는 했는데 빠진게 없는지 몇번이나 더 살폈단다. 조리원이 병원 바로 근처라서 가까웠지만 겉싸개안의 너한테 찬바람이라도 들어갈까 조심스럽게 안고 마지막 진찰도 받고 이제 정말 출발이다. 다행히 카시트안에 쏙 들어가 얌전히 자면서 시작된 여행길은 2시간동안 아주 평온했지. 원래 안전운전 한다고 자부하는 나지만 널 처음 태우고는 더 조심스럽게 운전하게 되더라. 갑자기 절반쯤 왔을때 네가 엄청 우는데 이개 뭔일인가 싶었지. 우리가 너무 무리해서 부산까지 가는건가 싶었어. 구릿한 냄새가 나는게 응가해서 엉덩이에 깔고 있는게 싫어서 그렇게 울었나보더라고.
아무리 말못하는 아이라도 다 이유가 있어서 우는구나 싶더라. 부산에 무사히 도착하니 어른들이 널 너무나 반겨주셨어. 할아버지 할머니도 모두 네 앞에서 재롱을 부리기 바쁘셨지. 네덕인가? 아빠도 맛있는거 많이 먹었단다. 그날 저녁에 얌전히 있던 서아가 생에 첫 재채기를 하는데 응?? 왠 도라지 같은게 나왔네? 아빠는 아직도 그렇게 큰 코를 본적이 없다. 너무 당황스러운데도 엄마랑 나는 널 사진에 담고 닦아주기로 했단다. 밤마다 짐볼위에서 널 안고 재우고 먹이고 트름시키고 짧은 시간 마다 널 챙기느라 바빴지만 한번도 화내거나 싫지 않았어. 나보다는 역시 엄마가 가장 고생이 많았지. 유축기 이용해서 젖 저장하고 새벽마다 물 온도 맞춰서 분유도 타고 잠에는 약한 아내라고 예상했는데 엄마는 다르더구나.
부산 여행은 좀 더 크면 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