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언젠가 와인바 주인이 될 수 있을까
소믈리에, 그렇게 불리는 사람들
향을 좋아한다. 중국차도 특유의 흙향, 암향 등을 즐기기 위해 마시고 위스키와 코냑도 향을 맡기 위해 술잔을 기울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사실 와인을 그렇게 즐기는 편은 아니었다. 와인의 세계로 리드를 해줄 인연도 없었거니와 너무나도 넓고 방대한 스펙트럼을 정복할 자신이 없었다고나 할까.
와인을 마시게 되면 늘 좋은 와인을 먹게 되었던 것 같다. 와인을 마실 때면 언제나 나보다는 윗 레벨의 사람들과 만나는 자리에서 마시다 보니 좋은 와인들을 마시는 그분들이 셀렉하시고 쟁여두신 와인을 경험하는 것이 보통이었다. 내 취향이 반영되진 않았지만 분명 좋은 와인은 경험할 수 있었던 것!
그러던 중 Y대표님과 첫 다회에 대한 조언을 드리기 위해 청담동 오네뜨장에서 저녁을 함께할 기회가 있었다. 소믈리에 역할을 하는 사람의 중요성을 그때 처음으로 알게 된 것 같다. 그날 신동혁 소믈리에를 처음 만났다. 찻잎이 자라는 땅과 기후, 물과 공기까지 살피는 Y대표님과 같은 결을 가지신 분이었다. 조금 시간이 흘러서 되짚어보니 왜 그날 저녁이 '오네트 장'이었는지 알 수 있었다.
와인을 추천하고 그 와인에 대한 정보를 스토리텔링하는 신동혁 소믈리에를 보면서 와인은 코와 입으로만 마시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 이후에도 다른 와인바들을 경험하지만 언제나 신 소믈리에님을 찾아가는 이유는 같은 와인, 같은 정보일지라도 그를 통해서 접하는 것은 다르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소믈리에로서의 태도와 말투, 어조와 워딩까지 늘 정갈하지만 풍요롭고, 단정하지만 따스하다. 그러고 다음날인가 다다음날인가 다시 오네트 장을 찾았다. 지난번에는 프로젝트 이야기를 나누느라 테이블석이었지만 이번엔 바에 자리를 했다. 보다 가까운 간격을 유지하며 커뮤니케이션을 하면서 이 분을 좀 더 일찍 만났더라면 더 일찍 와인을 좋아할 수 있었겠다는 생각마저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