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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종창 Mar 25. 2024

EP.06 의인들의 조공과 첫 번째 성과

유지경성(有志竟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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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2월 8일(수) 리더 이종창의 기록.


장염에 시달리는 바람에 근육통이 너무 세게 온 나머지 출근도 하지 못했던 어느 날.

전 회사 동료분들이 새로 차린 사무실을 구경하고 싶대서 깜짝 방문을 해주셨다.


퇴사하더라도 기억해 주고 인연 이어 나가 주시고, 방문해 주셔서 격려해 주시는 것만으로도 큰 힘이 되는데 오실 때 간식과 더불어 그냥 선물도 아니고 우리 회사 로고가 담긴 정성스러운 굿즈 선물을 한 무더기 주시고 가셨다고 한다. 사실 2023년 버킷리스트 중 하나로 '샌디플로어 실물 굿즈' 제작하기가 있었는데, 전 회사 동료분들의 깜짝 선물로 공식 굿즈는 아니지만 조기 달성(?) 되었다.


근데 인원은 4명인데, 굿즈를 2개씩만 준비해 주신 건 좀 사악한 정책 아니냐며..

농담이고, 그만큼 너무 잘 만들어주시고 뜻밖의 선물이라 너무너무 다들 좋아해서 서로 갖고 싶어 가지고 한바탕 난리가 났었다. 너무너무 고맙습니다!






- 2 -

2023년 2월 13일(월) 리더 이종창의 기록.


우리도 드디어 Steamworks 개발자 권한을 받았다.

고등학교 시절 게임 개발을 배우기 시작할 때부터 사회에 나와 회사를 다닐 때까지, 일평생 모바일 게임만 만들어왔었기 때문에, 우리의 인생에서 PC게임 제작은 로망처럼 다가왔는데 우리 조차 모르게 한 발 짝 한 발 짝 다가가고 있는 중인 것이 새삼 느껴진다.


'축하합니다! 우리는 이제 Steamworks 개발자가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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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2월 18일(토) 프로그래머 현명한의 기록.


저번달에는 움직임을 집중적으로 구현했다면, 이번엔 총알 발사와 죽음등을 구현했다.

사과가 토끼의 총을 맞고 죽게 되면 하찮게 날아가게 해 봤는데 생각보다 너무 귀엽다.

대충 기능은 구현되었는데 생각보다 나쁘지 않았다.






- 4 -

2023년 3월 10일(금) 만능 디자이너 이서연의 기록.


본래 기획 업무를 수행하다가, 기획 쪽 진척이 많이 되어 아트 쪽에서 진도를 빼야 할 상황이 발생해 버렸다.

그러다가 원래 해보고 싶던 이펙트를 처음 배우는 단계였는데 새로운 것이다 보니 너무 재밌었고 내가 직접 만든다는 게 굉장히 신기했었다. 


앞에 채광이 너무 잘되는 사무실이었고 모니터도 좋지 않다 보니 화면이 하나도 안 보여서 너무 괴로웠다.

사무실에서 잠을 청할 때 사용하던 매트와 담요 조합을 임시방편으로 사용했었는데, 약간 어렸을 이불로 텐트 치고 놀던 게 생각나기도 했는데, 덥고 불편해서 그랬는지 10분도 안되어서 벗어던졌다.


빨리 응용해서 우리 게임에 적용하고 싶은 생각에 이렇게라도 해봤는데 즐거운 추억으로만 남기는 걸로

얼른 좋은 모니터를 사보도록 해보자.






- 5 -

2023년 3월 17일(금) 리더 이종창의 기록.


요즘 우리들의 의인들이 자꾸 나타난다. 

칠판에 방명록을 적어주고 가주시는데 생각보다 힘들 때나 깊은 생각에 잠길 때쯤 한 번씩 '샌플화이팅'이라는 문구를 보면 '그래. 또 달려보자!' 하는 생각이 절로 들곤 한다.


샌디플로어에 자리가 언제 나는지(채용을 언제 시작하는지), 내가 가서 도와줄 것이 있는지 여쭤보시는 것만으로도 큰 힘이 된다. 본인 일에 진심이었던 열정을 보여주신 모든 분들을 모셔서 다시 함께 일할 수 있는 기회가 마련되도록 차근차근 스텝을 밟아나가며 성장해 나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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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3월 29일(수) 리더 이종창의 기록.


한국콘텐츠진흥원에서 진행했던 게임기획 창업지원 지원사업에 선정되었다.

법인도 없는 예비창업팀의 모든 멤버들이 협력해 이뤄낸 첫 성과다.


게임은 다른 IT 산업의 형태와 다르게, 빠르게 출시하고 빠르게 개선하는 Lean, MVP 모델을 보편적으로 적용하기는 어려운 게 사실이라, 눈에 띄는 성과를 도출하기까지의 시간이 비교적 오래 걸리는 게 사실이다.

그렇다 보니 게임 개발의 시간이 지날수록 우리의 방향이 맞는 건지, 잘하고 있는 건지 멤버들 스스로 혹은 팀 내부에 여러 가지 물음표들이 생기기 마련이다.


지원사업의 틀을 넘어서 쟁쟁한 팀 사이에서 최종 선정된 성과를 통해 의심을 조금이라도 덜고, 우리가 가고 있는 방향이 틀린 길만은 아니구나라는 생각으로 팀 내부에서도 동기부여가 생긴 것 같아서 굉장히 기쁜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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