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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eunghwan Connor Jeon Mar 08. 2023

서울, 중국, 그리고 미국 - 44

미국에서 담임이 되기 위한 첫 번째 인터뷰

인터뷰를 시작하기 전에 교무실에서 기다리면서 함께 인터뷰를 하러 온 사람과 잠시 이야기를 나누었다. 그는 나보다 미국에 들어온 지 더 오래되었고 미국 다른 학교에서의 담임 근무 경험도 있다고 했다. 영어도 나보다 유창하게 잘하는 것 같았다. 그는 나와 짧은 대화를 마치고 먼저 인터뷰를 하러 자리를 떴다. 인터뷰를 기다리면서 또 드는 생각.


‘서울에서 조용히 교사를 하고 있을 것이지 여기서 뭘 하고 있나 …’


이런저런 생각에 심경이 마구 복잡해지고 있을 때쯤 누군가 내 이름을 부른다. 내 차례다.


인터뷰 장소에 들어가니 둥근 모양의 탁자에 둘러앉은 교사들과 교장 선생님이 앉아 있었고 번갈아가며 질문을 시작했다.


“왜 이 학교에 오려고 하는가?”

“학부모와의 소통은 어떻게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가?”

“교실에서 학생이 말을 잘 듣지 않고 잘 배우려고 하지 않는 다면 어떻게 대처할 것인가?”

"본인이 어떻게 이 학교와 지역사회에 보탬이 될 수 있는지 설명해 보라"

“본인의 교육철학은 무엇인가?”


인터뷰 질문을 영어로 듣고 영어로 대답을 하는 것은 쉽지 않았다. 최선을 다해서 대답을 한다고는 했지만 긴장한 상태여서 그런지 인터뷰 시간은 너무나 빠르게 지나갔고 무슨 말을 어떻게 했는지도 잘 기억이 나지 않았다. 다만 아이들과 교직을 사랑하는 내 마음이 최대한 잘 전달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대답을 하려고 노력했다.


인터뷰를 마치고 교장 선생님은 모든 인터뷰가 끝나는 대로 연락을 주겠다고 했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마음이 그리 가볍지 않았다. 부양해야 되는 가족이나 나의 꿈과 경력에 대한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밤이 늦도록 머릿속을 맴돌아 잠을 들기도 쉽지 않았다. “첫 술에 배부를 수는 없지.”라고 중얼거리면서도 ‘미국에서 교사자격증을 취득하고 첫 번째 인터뷰에서 채용이 된다면 얼마나 좋을까’라는 생각에 잠 못 드는 밤은 더 길어졌다.


인터뷰를 하고 잠을 깊게 들지 못한 다음날 아침, 전화기가 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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