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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eunghwan Connor Jeon May 15. 2023

미국 스승의 날

Teacher Appreciation Week

2023년 올해 선생님 감사의 주는 5월 8일부터 5월 12일까지이다. 학교 측은 학부모들에게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선생님들께 어떻게 감사의 마음을 표할 수 있는지 가정통신문을 발송했다. 이 가정통신문의 안내에 따라 아이들은 일주일간 매일 작은 선물들을 가져다주었다.


월요일: 과일

화요일: 스낵

수요일: 꽃

목요일: 편지


미국의 학교에서는 한국에서 교사를 했을 때와 같이 스승의 날에 부모들이 값비싼 선물을 보내는 일은  없다. 당시 부모들이 보냈던 그 선물들은 아이들의 가방에 다시 넣어 보낼 수밖에 없을 만큼 부담스럽게 느껴졌던 기억이 있다. 이곳, 미국에서 아이들이 내게 감사의 표시로 가져오는 것들은 소소하기 그지없지만 가득 담긴 감사한 마음을 전달하는 데는 부족함이 없다.


월요일. 아이들이 가져오는 과일은 백화점에서 사 오는 비싼 과일 바구니가 아니다. 미국 백화점에선 과일 바구니를 팔지도 않지만. 아이들 손에 들려온 망고 하나, 사과 한 알은 자신들이 집에서 먹으려고 산 것 중 하나를 가져오는 것이다. 어쩌면 남은 과일일 수도 있고 집에 있는 것 중에 가장 맛난 과일을 골라 왔을지도 모른다. 경우가 어찌 되었건 받기 부담스러운 경우는 없다. 과일을 건네며 더할 수 없이 뿌듯해 하는 아이들의 미소가 더 큰 선물이 된다.


화요일. 아이들은 자신이 좋아하는 과자를 들고 오기도 하고 초콜릿바 하나를 가져오기도 한다. 집에 있는 포장지를 둘둘 말아 페인터 테이프를 덕지덕지 바른 간식을 들고 자랑스럽게 내미는 고사리 손이 예쁘다. 자신이 이 과자를 얼마나 좋아하는지 설명을 하기 바쁘다.


수요일. 꽃을 가져오는 날. 동네의 상점에서 꽃 한 송이를 사서 보내기도 하고 뒷마당에 널린 장미를 잘라 가져오는 경우도 있다. 경우가 어찌 되었건 모든 꽃은 병에 물을 받아 아이들이 보란 듯 내 책상 위에 고이 올려 둔다. 누가 어떤 꽃을 가져왔는지 기억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아이들은 자기가 가져온 꽃이 어땠는지 물어보는 경우가 종종 있기 때문이다.


목요일. 집에 있는 종이를 접어 괴발새발 영어로, 또 내게서 배운 한글로 쓴 편지를 읽노라면 일 년 동안의 고된 노동이 잠시나마 싹 가신다. 학교를 시작하며 몇 글자도 제대로 쓸 줄 몰랐던 아이들은 제법 말이 되게 편지를 쓰며 나를 놀라게 만든다. 아이들은 편지 속에 자신을 그리고, 그 옆에 나도 그렸다. 아이들의 그림 속에 내가 진짜 나다.


금요일. 부모들과 학교 administration이 자발적으로 기부한 돈으로 catering 점심을 준비했다. 항상 바쁜 점심시간이지만 이날만큼은 교사들이 한 자리에 모여 여유롭게 점심을 함께 먹는다. 올해는 Mexian food를 준비했는데 즉석에서 만들어 주는 소프트 타코는 웬만한 현지 식당과 견주어도 손색이 없다.


미국은 지역마다, 학교마다 분위기가 많이 달라서 교사 감사의 주간을 보내는 형식도 매우 다르다.  처음에 미국에서 교사로 일을 시작했을 당시에는 무슨 교사에 대한 감사를 일주일 동안이나 하나 싶은 생각이 들기도 했지만 부모나 학생의 입장에서 부담스러운 준비를 하지 않아도 되는 데다가 심적으로나마 일주일 동안이나 축하와 존경을 받는 것이 그리 싫지만은 않다.


5월 둘째 주. 이제 방학이 1달도 남지 않았다. 감사했던 교사 감사주간을 뒤로하고 아이들과 어떻게 더 재미있는 학년 말을 보낼지 아이디어를 짜 보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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