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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쥬드 Aug 02. 2023

내가 하고 싶은 일

'마음을 움직이는 일'을 읽고

전우성 브랜딩 디렉터의 '마음을 움직이는 일'을 읽었다. 전작 '그래서 브랜딩이 필요합니다'가 본인의 브랜딩 사례를 엮은 경력 기술서와 같은 느낌이었다면, 신작은 생활 속에서 느낀 브랜딩에 대한 작은 이야기들을 엮어만든 에세이 형식이었다. 짧은 글로 이뤄진 책에는 다양한 사례와 일상의 경험이 통찰력있게 녹혀있었다.


책에서 하는 일련의 이야기들은 하나로 귀결됐다. 브랜딩이란 브랜드만의 차별점을 뾰족하게 다듬어 진심으로 일관되게 지속적으로 이행하는 행위라는 것. 여기서 차별점은 브랜드가 세상에 탄생한 이유이자, 타 브랜드와 구분짓는 '핵심 경험'을 말한다. 이를 뾰족하게 다듬는다는 것은 핵심(point)만 남기고 나머지는 과감하게 버릴 줄 알아야 한다는 것. 이러한 행위를 계속해 나가다 보면, 이에 반응하는 고객들이 점차 늘어날 것이고 그들은 우리의 '팬'이 되어 자발적으로 브랜드를 전도하게 될 것이다. 이를 통해 사람들이 우리 브랜드를 원하도록 만드는 것, 이것이 브랜딩이라는 활동을 저자가 내린 결론이었다.


이러한 브랜딩을 업으로 하기 위해서 가장 필요한 것은 '감각'. 뭐라 정의하기 힘든 이 능력은 아마도 호기심을 통해 길러지지 않을까 싶다. 다방면의 지식에 대한 호기심을 통해 개념을 습득하고 이를 결합시키는 능력을 길러야 한다. 그러기 위해선 독서와 글쓰기 그리고 세상이 돌아가는 흐름(트렌드)에 민감해야 한다.

그리고 대두되는 '퍼스널 브랜딩'. 저자는 직장인과 직업인을 구분지으며 직장인은 회사의 네임벨류, 규모, 복지에 안주하는 반면 직업인은 자기업의 발전 가능성에 집중하는 사람이라 정의한다. 예전처럼 취업만하면 평생 직장을 얻게되는 시대가 아니라, 스스로를 끊임없이 증명해야하는 요즘같은 시대에는 이 '업'에 대한 정의가 무엇보다 중요하지 싶다. 내가 하고 싶은 일을 정의하고 이에 맞춰 해온 일들을 정리하는 것. 결과 뿐만 아니라 과정에서 본인의 역할과 생각들을 잘 서술하는 것. 이것이 과장이 아니라 진정성으로 느껴지도록 잘 다듬는 것. 자신을 브랜딩하는 '퍼스널 브랜딩' 활동 또한 브랜딩을 업으로 하기 위해 필수 요소이다.


책 240페이지에 '단순한 친절을 넘어 고객의 이름을 기억하고 관심을 기울이는 것은, 브랜드 관계 형성을 넘어 매출에도 기여한다'라고 적혀있다. 즉 브랜드 경험이 꼭 거창한 이벤트나 활동일 필요가 없이, 사소한 활동들도 적용된다는 말이다. 하물며 단순 이미지 메이킹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매출 향상에도 기여한다는 것. 실제로 내 아내는 두번째 방문한 병원의 간호사가 자신의 얼굴을 보자마자 '이름'을 불러줬다는 것에 그 병원의 단골 고객이 되었다. 누구나 필수로 해야하는 '서비스' 측면이 브랜드의 핵심 경험으로 작용하기도 하는 것이다.


저자는 브랜드의 핵심 경험을 정의해 브랜드답게 만들어가고 이를 고객에게 알리는 사람으로 '브랜드 빌더'라는 직업을 제시했다. 나 스스로를 '브랜드와 고객을 이어주는 사람'이라는 뜻의 '브랜드 커뮤니케이터'라 지칭했던 것이 생각났다. 나의 업에 대해 고민하며 퇴사를 결심한 지금, 브랜드 빌더라는 업의 정의는 많은 생각을 하게 해주었다. 내가 해왔던 일들을 다시 리빌딩할 필요성을 느꼈다.


끝으로 책에서 인상깊게 봤던 '장기하'의 인터뷰 내용을 끝으로 글을 마친다.


두각을 나타낼 수 없는 건 다 포기해요. 세상에 잘하는 사람은 너무 많고, 잘하지 못하면 고통 받으니 신속하게 단념하는 거죠. 돈에 욕심을 안부리는 건 재력에 두각을 드러낼 자신이 없어서예요. 저는 가창력에도 두각을 나타낼 수 없어요. 그렇게 하나 둘 포기하다 보면 알게돼요. 최고가 없으면서 내가 일등할 수 있는 분야는 개성이라는 걸. - 조선비즈, 장기하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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