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시필사
막 금주를 결심하고 나섰는데 눈 앞에 보이는 것이
감자탕을 드시면 소주 한병이 공짜란다.
이래도 되는 것인가
삶이 이렇게 난감해도 되는 것인가
날이 또 왜 이리 꾸물거리는가
막 피어나려는 싹수를 이렇게 싹둑 배어내도 되는 것인가
짧은 순간 만감이 교차한다.
술을 끊으면 덩달아 끊어야 할 것들이 한 둘이 아니다.
드 한 둘이 어디 그냥 한 둘인가
세상에 술을 공짜로 준다는데 모질게 끊어야 할 이유가 도대체 있는가?
불혹의 뚝심이 이리도 무거워서야
나는 얕고 얕아서 금방이라도 무너질 것이란 걸
저 감자탕 집이 이 세상이 훤히 날 꿰뚫게 보여줘야 한다.
가자. 호락 호락하게!
너무나도 공감가는 시 한편 :)
내가 딱히 술을 좋아해서 하는 소리는 아니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