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왜 가요. 디저트 먹으러 가지.
친구 S와 같이 여행을 가면 마치 영혼에 새겨진 것처럼 매번 하는 활동이 있다. 바로, 그 지역 디저트 맛집을 찾아다니는 것이다.
사실 이와 같은 활동은 S의 영향이 크다. 그는 주식이 빵이라 할 정도로 빵을 굉장히 사랑하는지라 평소에도 길을 지나가다가 베이커리를 발견하면 꼭 구경하러 들어가 보는 친구이다. 필자 또한 선택적이지만 디저트를 좋아하는 편이고, 구경하는 것에도 쉽게 재미를 붙이는 편이라 얼떨결에 디저트 가게 찾아다니기가 여행 필수 코스가 되었다. 이번 경주 여행 또한 마찬가지로 S의 네이버 지도 찬스를 얻어 이곳저곳 돌아다녔다.
이러한 디저트 맛집 찾아다니기의 가장 좋은 점 중 하나는 그 지역 골목을 자연스럽게 구석구석 다녀볼 수 있다는 점이다. 도시에서 익숙한 대형 프랜차이즈가 아닌 주로 소규모의 가게가 타깃이 되다 보니 관광지보다는 지역 주민들이 사는 동네 근처로, 도로 주변보다는 직접 걸어서 닿을 수 있는 골목 사이를 누빌 수 있었다. 특히, 필자와 S 모두 걷는 활동을 굉장히 선호하는 타입이라서 더욱이 잘 맞는 여행 필수코스가 되었달까.
다만, 이번 여행에서는 날이 추워 많이 못 돌아다닌 탓일까, 초록색 지도에 영원한 분홍색 하트로 남을 최애 디저트 맛집은 만나지 못했다. 그럼에도 사진과 함께 기억 한편에 남은 디저트들이 있는데, 그날따라 먹고 싶어 충동적으로 구입한 딸기 수플레와 주중의 시간 흐름보다는 조금은 느린 오전에 울린 알람에 맞춰 숙소 주인분께서 주신 소담한 스콘이 그렇다. 이렇듯, 낯선 여행지에서의 디저트는 별다르지 않은 이야기 속에서도 특별함을 불러일으킨다.
낯선 공간에서 좋아하는 디저트 가게를 만나게 되는 것 또한 여행지에서 누릴 수 있는 행복이라 생각한다! 다음번에 만나게 될 소중한 디저트를 기다리며.
딸기잼, 버터 그리고 스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