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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바보 Feb 13. 2023

정리되지 않은 삶 다시 정돈하기


정리 정돈

 애써 만들어 놓은 삶의 루틴이 깨지는 날이 많다. 다시금 삶의 루틴을 만들고 유지한다는 것도 쉽지 않다. 환경의 변화와 정리되지 않는 마음 진정되지 않는 생각들이 사방에 흩어져 있다. 이럴 때는 잠시 멈추고 천천히 하나씩 정리를 시작한다. 환경의 변화 이사할 집을 알아보고 직장을 그만두고 이사 준비를 하고 이사를 하고 짐 정리를 하고 긴 시간이 걸린 일들이지만 어떻게 잘 정리가 되었다.


 정리되지 않는 마음 또한 어떻게 또 정리가 되었다. 내면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듣고 싶지 않고 알고 싶지 않은 말들도 피하지 않고 유심히 바라보았다. 변화된 환경에서 오는 싱숭생숭함, 오로지 혼자라는 생각에 오는 외로움, 꿈꾸던 일을 도전해 보겠다고 어려운 삶을 선택한 것에 대한 불안감, 계획처럼 이루어지지 않는 일상에 대한 의구심 등 하나하나 천천히 알게 되었다.


 계획처럼 이루어지지 않는 일상은 계획을 하나씩이라도 이루어가며 채우기로 했다. 처음부터 완벽할 수 없으니 꾸준히 유지할 수 있도록 여러 개의 일상 계획 중 하나씩이라도 이루어가다 보면 어느 날 계획처럼 살고 있는 날이 올 거라고 믿고 있으니. 그렇게 살아갈 것을 목표로 하루하루를 살아갈 거니까.


 꿈꾸던 일을 도전해 보겠다고 어려운 삶을 선택한 것에 대한 불안감은 사실 무엇을 하든 불안감이 있었을 것이라 생각한다. 직장을 다니고 있더라도 미래를 생각하면 답이 없는 것은 마찬가지였으니까. 어차피 답이 없을 거라면 하고 싶은 일이라도 해보는 것이 더 좋지 않은가. 직장을 다니면서 꿈꾸던 삶의 모습 중 하나가 지금의 모습이니까 불안한 미래를 생각하며 멈춰 있기보다 하고 싶은 일로 하루를 충만하게 채워가보자. 그러다 보면 뭐라도 되어 있겠지 뭐라도 안 되어있다면 그것은 그것대로 다음이 있을 테니 미래를 걱정하기보다는 지금을 살아가자.


 오로지 혼자라는 생각에 오는 외로움은 뭐 어떻게 할 수 있는 게 없다. 장단점이 있는 거니까. 혼자 있으니까 시간을 나에게 맞춰서 보낼 수 있다. 어디에 얽매이지 않고 자유롭게 보낼 수 있는 것이니까. 누군가에게 또 무언가에게 얽매어 있을 때의 삶을 아주 잘 알고 있으니 지금은 잠깐 외로울 수 있으나 친구들을 만나고 또 일상에 집중하다 보면 금방 사라질 감정이다.


 변화된 환경에서 오는 싱숭생숭함은 그럴 수밖에 없지 않은가? 나 빼고 모든 게 바뀌었는데 아무렇지 않으면 오히려 그것은 그거대로 이상하다고 생각한다. 변화된 환경은 시간이 지나면 자연스레 적응하게 되는 것이니 변화된 환경에 천천히 적응해 보자.


 머리는 바쁜데 몸은 한가로웠다. 그러다 생각은 정리되지 않은 채 널브러지기 시작했고 마음은 고요 속에 부유했다. 다시 하나 둘 정리하고 움직이기 시작한다. 천천히 조금씩 꾸준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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