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제적 대응의 결과
옆팀 직원분의 자녀들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는 내용이 긴급 공지로 떴다.
나도 선별진료소로 달려가야 하나 눈앞이 하얘졌으나 옆팀 분인 점, 비마스크 접촉은 없던 점, 무엇보다 그 분이 확진 판정을 받으신 게 아니고 그분은 바쁘셔서^_ㅠ 집에서 자녀들과 접촉이 있으셨을지 모르겠다는 점을 토대로 나는 선별진료소 방문 계획을 철회했다.
그렇다고 맘 놓을 순 없었다. 나의 선제적 차선책은 자가진단 키트.
집에 구비해둔 키트는 이럴 때 쓰라고 있는 것! 테스트 실시 후 15분 대기하는 동안 기록을 남겨 본다.
우선 골라야했다. 우리집엔 두 종류가 있었는데, 유통기한은 똑같고 제약사가 다르길래 들어본 곳으로 할까 하다가 1개짜리로 선택했다.
막상 뜯고 보니 또 살짝 혼란스러웠다. 겉면에 쓰인 COVID-19 글자 때문인듯 했다.
침착해.
우선 사용 설명서를 읽어보자.
구성품을 겉면에 적힌 숫자에 따라 나열한 뒤
가장 먼저 검사용 디바이스가 유효한 지 확인한다.
알갱이가 노란색이면 유효.
그 다음 용액통을 상자에 꽂아 준비해둔다.
제일 핵심인 면봉…
코로나19 검사를 가만보자 5번?은 족히 넘게 받은 나도 좀 떨렸다. 셀프 검사를 잘 할 수 있을까, 아프겠지라는 두려움 때문이다.
멸균 면봉이 오염되지 않게 조심조심 뜯어 코꾸멍에 쓱 문질문질. 이걸 양쪽 코에 10번씩이나 해야한다ㅠㅠ
이 과정에서 나는 재채기 두번과 코피를 보았다.
문질문질한 면봉을 용액통에 꽂아 열번 휘적휘적 해준뒤 잘 버리고 뚜껑을 닫아준다.
그 다음 검사용 디바이스에 네방울 톡톡톡톡
이게 뭐라고 떨리던지…
그리고 15분을 기다리면 된다.
쫌 긴장이 돼서 이 글을 쓰게 됐다 :)
그리고 결과는!!!
음성
다행이다.
C는 대조선 T는 검사 결과.
T가 깨끗하므로 검체에서 코로나19 바이러스 항원이 없다는 뜻이지만, 그래도 증상이 있거나 역학적 연관이 있다면 검사를 받는 게 맞다. 선이 흐리더라도 검사받으러 가야 한다.
자가진단 키트의 정확도는 사실 선별진료소에서 쓰는 PCR 방식보다는 많이 떨어질 것이다. PCR은 정확도가 99%를 상회하는 반면 이것은.. 이거슨..
여기서도 두 줄이 나온다면 울면서 선별진료소 가야한다.
나는 일단 자녀가 확진된 직원분의 검사 결과를 기다려 본다. 부디 별탈 없길, 자녀분들도 증상없이 코로나19 썩 물리쳐내길 바라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