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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덕분 Aug 06. 2021

읽는 즐거움_완전한 행복(정유정)

다음 장으로 넘어가는 것이 괴로웠다


< 심장을 쏴라> 처음 만났을 때는 아무렇지 않게 치고 들어오는 위트에 빠져들었다.  <7년의 > 읽고는  취향과 결을 달리하는 작가라고 생각했다. 그후 오랜만에 <완전한행복>으로 다시 작가 정유정을 만났다.​​


자기애의 늪에 빠진 삶은 얼마나 위태로운가,

라는 질문으로 책을 집어들게 한 것까지는 좋았다.


다만 그 이야기를 풀어가는 방식이 내가 기대했던 바와 궤를 178도 정도 달리했을 뿐.


아이가 있어서인지 책을 읽는 내내 불안하고도 측은한 마음이 온통 머릿속을 채워 집중하기가 힘들었다. 그럼에도 자신이 행복이라 생각하는 삶에 방해가 되는 것은 그것이 사람일지라도 가차없이 ‘제거’해버리는 한 여자의 끝을 보고싶은 마음이 손에서 책을 놓지 못하게 했다.


작가의 말에서는  책의 모티프를 직접적으로 언급하지는 않는다. 새엄마의 손에 의해 아빠품에 깔려 숨진 아들. 그야말로 소설에나 나올 법한 처참한  사건은  세상이  때까지 온갖 미디어에서 떠들어댔던 바였다.​



그런 사건에는 일부러라도 깊은 관심을 두지 않는 평소 성향은  책을 읽는 내내 악몽을 꾸는 듯한 착각을 하게 했다. 이야기  모든 이가 안타까웠다. 그러면서도,  와중에도 나는 어떤 엄마가  것인가, 이어 ‘행복 대해 어떤 태도을 취할 것인가를 생각해야만 했다.​



이따금씩 세상의 중심이 당연히 나여야하는 것처럼 행동했다고 스스로 느낄 때가 있다. 그럴 때면 지레 민망해져  심술을 부린 적도 적지 않다. 그것은 되려 제대로 중심을 잡고서  곁을 지켜주는 사람들이 있었기에 가능했을 것이다. 감사한 일이다.​



나는 존재만으로 소중하지만 그것이 곧 특별한 존재임을 의미하는 것은 아님을, 나의 행복이 곧 너의 행복이라는 일체감이 얼마나 위험한 오만함인지를 생각해보게 하는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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