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물찾기>엔 문제(Question)가 있고탈락이 있으며 정치도 있다. 내가 좋아하는 스타일이다. 우리가 준비하는 프로그램과도 맞닿아있는 면이 있었다. 여러모로 기대했다.
1화를 보고 나서 그 기대는흥분으로 이어졌다.
스케일이 큰데 퀄리티도 높다! 소품이며 구성이며 세트며. 죄다 신경 쓴 티가 났다.단번에 떠오른 감상은 '제작비 엄청나게 들었겠다'
챙겨볼 게 생겼다. 어느새 팬이 된 나.
이건 히트 치겠군 싶어, 매주 금요일을 기다리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러나 예상(혹은 기대)과는 다르게 <보물찾기>는 조용히 끝나버렸다.아마 프로그램 이름도 못 들어본 사람이 대부분이지 않을까. 장르 마니아들은 봤겠지만.
그리고 새로운 질문이 남았다.
'이렇게 퀄리티가 높은데 겨우 이런 성적이라니?'
종영해버린 지금 돌아보면 부족하거나 아쉬운 점도 분명 보인다. 시청자들도 그런 걸 지적하고 있고.하지만 결과적인 이야기라고 본다. 결코 프로그램이 허접하지 않다. 오히려 그 반대다. 분명 수작인데.
나는 적잖이 충격을 받았다.
프로그램의 순수한 팬이자 동종업계 종사자로서 머리가 더 아파졌다.
<공범2> 조회수는 전편보다 현저히 낮다. 완성도가 더 좋아졌음에도 불구하고.
이런 장르는 시나브로 과포화 상태가 된 건가 싶다가도
애초에 TV 쪽에서 서바이벌 프로그램은 잘 안된 게 현실인가 싶다.그렇지만 유투브 쪽이라고 다 성공한 것도 아닌데.
난 항상 이러쿵저러쿵 떠들어댔고, 마치 대단한 생각이 있는 듯 머리를 굴려대 왔지만이럴 땐 정말 아무것도 모르는 바보가 된 것만 같다.
어떻게 하면 볼까?
뭐가 재미일까?
다시 이 질문으로 회귀.
지망생 때로 돌아간 것처럼 앉아서 생각해 본다. 그때나 지금이나 답이 안 나오네. 차이가 있다면, 그땐 부담이 없었는데 지금은 압박을 느낀다는 거.
지망생 때는 그야말로 가능성만 보여주면 되니까 배짱을 부릴 수 있었다. 매력적으로 '보이는' 기획안과 글을 쓰고는 '이래도 나를 안 뽑겠어?'라는 태도로 임하면 그만이었다. 지금은 그렇게 안 된다. 내 패는 다 까여있고 끝의 끝까지 처리해야 한다. 매력적으로 포장했던 내 것들은 막상 까놓고 보니 현실성 없거나 별 거 아니거나... 그런데도 도망갈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