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작스럽게 큰 목소리가 등 뒤에서 날아왔다. 돌아보니 불그레한 얼굴의 아저씨가 서 있었다.
“ 젊은 놈이 평론가 같은 거 되어서 뭐 해? 저기 객석에 앉아서 남이 하는 일에 이러쿵저러쿵 토를 다는 건 노인네들이나 하는 짓이야. 젊은 사람은 무대에 올라가야지! 못해도 상관없어, 서툴러도 상관없다고. 내 머리와 내 몸을 움직여서 열심히 뭔가를 연기하지 않으면 안 돼!
(중략…)
젊다는 건 특권이야. 자네들은 얼마든지 실패해도 괜찮다는 특권을 가졌어. 근데 평론가라는 건 본인은 실패를 안 하는 일이잖아? 그러니까 안 된다는 게야.”
“아, 예예.” 둘이서 어깨를 들썩이며 웃었다.
_봄은 무르익고, 1978년 4월 4일 (18살) 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