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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작가야 Oct 01. 2019

계속

분명 현실은 아니었다

밤에 나가지 말라던 가이드의 말이 찝찝했지만 결국 밖으로 나왔다. 슈퍼에 들러 친구와 몇 캔의 맥주를 샀다. 걸음에 맞춰 맥주 담긴 봉투가 털레털레 흔들렸다. 바다에 갈 때까지 참지 못해 한 캔을 마시며 걸었다. 한 캔을 다 비우기 전에 눈앞에 바다가 보였다. 낮에는 해변 가득 장사꾼들과 관광객이었는데 밤이 되니 달랐다. 동네 개 한두 마리가 뛰놀고 현지인 몇몇은 해변을 거닐고 있었다. ‘말 안 듣는 관광객이 많지 않구나’ 생각하니 괜히 웃음이 나왔다. 

코앞에 보이는 어둠 속에서 파도 소리가 들렸다. 회사 친구와 같은 날 퇴사했다는 이유로 떠난 태국 여행이었다. 여행 기간 동안 별 시답지 않은 이야기를 많이 했는데, 그 시답지 않은 얘기도, 이 바다에서의 대화도 사실 기억이 나지 않는다. 꿈은 아니었는데, 꽉 찬 만족감도 아니었는데, 금방 깨날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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