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형: 내가 마음에 드는 건가요? 날 데려가요. 나도 당신이 마음에 들어요.
-미안하지만, 데려가진 못할 것 같아. 사진으로만 찍어둘게. 네가 내 맘에 드는 건 사실이지만 데려갈 정도는 아닌 것 같거든. 솔직히 말해 아프다면 그것도 미안. 하지만 이게 너에겐 나을 거야. 적어도 난 널 데려가겠다는 뉘앙스로 고문하진 않잖아.
-인형: 맞는 말이에요. 하지만 난 이미 알고 있었어요. 당신의 흔들렸던 눈빛, 주저 거리는 손동작, 변명 아닌 변명을 찾는 당신의 말투로부터요. 하지만 단지 희망을 품어봤어요. 잠깐이라도 당신이 혹하는 마법에 걸려 날 데려가기로 결정하진 않을까 하고요.
-미안해. 하지만 너무 예뻐 보이는 거랑 집에 데려가기로 결정하는 건 엄연히 다른 문제라고. 쉽지 않은 거야.
-인형: 물론 쉽진 않죠. 하지만 결정하기에 고민이 필요하다면 그 말은 내가 그만큼 당신의 마음에 쏙 들지 않는다는 거예요. 그러니 그런 마음이 조금이라도 든다면 그냥 조용히 지나가 줄래요? 다시는 홀린듯한 눈빛, 들었다 놓았다 하는 손길, 가던 발길 멈추고 되돌아 날 보는 일 없었으면 좋겠어요. 날 온 맘 다해 데리러 올 그 사람을 기다리는 중이거든요.
-.......
지나고 나면 생각하겠죠?? 혹해서 날 데리고 가버릴뻔한 그 사람이 아니라 너무 다행이었다고...먼 곳으로부터 날 찾아 헤매다 드디어 만났다는 눈빛과 벅찬 마음으로 날 데려가는 당신 손의 따스한 온기가 느껴지기만을 오랫동안 기다려왔다고.. 내가 기다려온 바로 그 순간이라고